아니 왠일이래?
12월 초에 첫눈이라니...
처음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니 모든 교실에서 환성이 터진다.
눈구경 힘든 이 동네에서는 아주 작은 싸락눈이라도 내리면 늘 있는 풍경이다.
창가에 주렁주렁 매달린 머리들!
아래 초등학교 운동장은 벌써 눈맞으러 나온 아이들로 한가득이다.
수업이 시작하니 그 짧은 시간에 가서 눈을 한가득 온몸에 달고 들어온다.
수업이 귀에 들어올까?
그래도 시험전 마지막 시간 - 무조건 진도를 빼야 하는 선생의 목소리는 교실 허공에만 맴돌뿐...
창밖으로 휘날리는 눈발에 아이들의 눈과 마음이 모두 온통 쏠린다.
그래 이런 날에 참 너희들더러 만적이 되어 연설문이라고 쓰라고 하는건 정말 너무 안맞다.
마직막 진도를 겨우 겨우 끝내고 탐구학습은 그냥 다음시간으로 돌려버리고...
자 이제 눈구경이나 하자.
교실의 창문을 활짝 열고 대롱 대롱 얼굴들을 내놓고 눈맞이나 하자.
학교 앞 소나무 숲에도 눈발이 멋지게 쌓였더니..
애들하고 신나게 사진찍고 오니까 금세 햇볕나면서 순식간에 녹아버렸다. ㅠ.ㅠ
오늘 1시간의 즐거움.
오랫만에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의 입에 웃음이 활짝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