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해아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 이건 내 방학동안 해아에게 한 약속!
다른 아이들이 엄마가 유치원에 데려다주는게 많이 부러웠나보다.
하지만 힘들어...ㅠ.ㅠ

2.
해아 유치원을 나와 도서관에 가서 도서 반납하고 대출도 하고...
근데 거기서 2년전에 담임했던 머스마 3명을 만났다.
보충 끝내고 봉사활동 시간 채우느라 거기서 도서정리 하고 있더군...
씩씩하게 와서 인사하는게 예뻐서 라면이랑 아이스크림 사주고 무거운 책을 예린이랑 둘이 나눠들고 낑낑거리며 나왔다.(나는 가족회원이라 한번에 12권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3.
다시 예린이와 백화점으로...
결혼초기와 예린이 하나일때는 가끔 백화점엘 갔었다.
뭐 여유가 좀 있었단 얘기겠지...
하지만 해아까지 태어나고 난 이후에는 백화점은 정말 1년에 한번쯤 가는 곳이 되었다.
며칠 뒤 지인의 아이가 돌이어서 옷하나 사주자 싶어 나는 못사입히지만 그래도 선물인데 싶어 갔다.
이제 곧 가을이니 가을 점퍼나 가디건 하나 사주자 싶어...
근데 정말 오랫만에 간 백화점의 아이들 옷가격을 나를 기함하게 만든다.
애들 점퍼 하나가 최소 10만원이라니.....
그냥 추리닝 같은 상하복은 거의 8만원대다.
순간 내가 찜해놓고 지금 가격때문에 사기를 망설이고 있는 책이 떠올랐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출판사의 도감들....
이 책 두권이 5만원정도였던 것 같은데 아이 점퍼 하나에 들어간 노력과 재료비가 이 책의 4배쯤 될까?
아! 이건 아냐!!!

 

4.
간신히 세일해서 5만원인 가을 가디건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와 옆지기 점심 챙겨주고...
예린이 피아노학원 보내고 일단 친정엄마한테 데려오는 건 부탁하고 다시 해아 데릴러 유치원에..
아! 바쁘다 바빠...
해아 데리고 벼르고 벼르던 한의원에를 갔다.
그동안 예린이는 친정엄마랑 동생이 치과가는 길에 예린이 치과치료도 부탁하고...
해아의 비염은 상태가 상당히 심각!
의사가 말 안해도 안다.
어릴때부터 콧물을 달고 살았다.
1년의 반은 항생제를 달고 사는듯.... 그동안 한의원도 여러군데 갔었고 홍삼도 먹였고 나름대로 할 수 있는건 다해봤지만 별 효과 없었다.
근데 오늘 간 한의원에 가보라는 소리를 좀 많이 들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가서 치료하고 난 이후에 많이 좋아졌단 사람이 꽤 있었다.
갔더니 이 의사 너무나 자신만만하게 아무리 오래 걸려도 3개월이면 낳을 수 있단다.
근데 3개월약값이 장난 아니다.
따로 따로 그때그때 계산하면 140만원이다.
그냥 믿고 꾸준히 치료를 하겠다고 생각해서 선수납하면 100만원이란다.
잠시 고민하다가 어차피 다른데서 효과못봤고 여기까지 왔으니 시키는대로 해보자 싶어 100만원 카드 긁고 3개월 치료 예약! ㅠ.ㅠ

5.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서 잠시 한숨 돌리는데 치과에 갔던 예린이와 함께 친정엄마와 동생이 돌아왔다.
근데 갑자기 친정엄마의 상태가 이상하다.
원래 혈압이 높아 혈압약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치과를 나와 차에 타면서부터 토하고 식은땀과 함께 어지러워하며 잘 걷지를 못한단다.
당장 병원가자는데 엄마는 좀 쉬면 괜찮아 질거란다.
근데 이거 내가 보기에는 딱 흔히 말하는 중풍-뇌졸증증세다.
말도 안된다며 다시 바로 엄마를 끌고 다니던 병원으로 직행!
가면서도 계속 토하고 차에서 내려서는 잘 걷지도 못한다.
병원에 도착해서 시간이 늦은 관계로 응급실로 가 엑스레이-CT-MRI까지 시키는대로 다 찍고 나니 엄마가 좀 진정이 되신다.
결과는 괜찮단다. 휴~~ 다행!!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워낙에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데 현재로는 원인은 잘 알 수 없지만 뇌졸중은 아니니 그리 크게 걱정하지 말고 집에 가도 된단다.
쓴 돈은 눈물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말 한마디에 긴장이 다 풀려버려 기진맥진이다.

6.
병원에서 놔준 주사를 다 맞고 엄마 모셔다드리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
아이들은 안자고 기다리고있다.
그래도 저녁밥은 동생이 다 챙겨서 먹이고 갔는데, 문제는 복숭아랑 모닝빵이 너무 먹고 싶은데 못먹어서라는 것. ㅠ.ㅠ
병원에 있는데 예린이가 문자를 보냈다.
"엄마 복숭아 너무 먹고싶어"
전화를 해서 "예린아 복숭아 다 먹었어?" "아니 있는데 아빠가 못깎아주잖아"
이런 한 팔을 못쓰는 옆지기가 복숭아를 깎아줄 수 가 없어서 못먹는 거였다.
모닝빵은 다 먹어서 없는거고.... ㅠ.ㅠ

아! 정말 사는게 왜 이러냐?
가만 생각해보니 이건 옆지기나 엄마가 운이 나쁜게 아니다.
방학 전부터 시어머니 3주정도 입원으로 병원 쫒아다녔고(시집에 며느리가 셋이지만 옆에 사는건 나밖에 없는 관계로 시어머니 병원수발에 시아버지 식사문제까지 몽땅 내몫이었다)
바톤 받아 바로 옆지기 25일간 입원했었고, 옆지기 퇴원하자마자 친정엄마 나를 기함하게 만들고...
문제는 바로 나야!
내가 올해 무슨 마가 끼이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가...
아 정말 어디 가서 부적이라도 쓰야 되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솟구치고 있는 순간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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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08-2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 병원비에 어머니 엑스레이 등등 오늘 엄청난 출혈을 하셨네요. 우리가 1-2만원 아끼려고 아둥바둥하다가도 이렇게 큰돈을 뭉쳥뭉쳥 계산하다 보면 어떤때는 사는게 좀 허무해요. 저도 이상하게 몇만원짜리 책 한권은 참자참자하다가도 카드로 몇십만원 긁을때는 차라리 용감해지더라고요. 나한테 쓰는 돈이 아니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하면 더 슬퍼지고요.

바람돌이 2008-08-21 01:27   좋아요 0 | URL
여기선 말안했지만 옆지기 병원비도 있다죠? ㅎㅎ (물론 이건 보험 들어논게 있긴한데 그게 다 나올것 같진 않아요. ㅠ.ㅠ) 진짜 일이만원 아낄려고 바둥거리다 이렇게 한꺼번에 왕창 출혈이 생기면 허탈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게 사는건데... ^^

하늘바람 2008-08-20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제가 다 기진맥진 이네요. 얼마나 힘드셨어요. 돈도 장난아니고요.
어른들 아프신건 정말 넘 힘들지요. 해아가 이번에는 꼭 완치될 거예요. 그렇게 믿으면 더 잘되겠지요 힘내셔요 님

바람돌이 2008-08-21 01:28   좋아요 0 | URL
내가 나이들어간다는 생각이 팍팍 들때가 한 번도 안아프던 어른들이 자꾸 아프기 시작할때네요. 위로 감사해요. ^^

Kitty 2008-08-20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읽다보니 제가 다 헉헉헉 ㅠㅠ
바람돌이님 힘내세요!!!!!!!!!!!!!!!!!!!!!!!!!! 화이팅!!!!!!!!
한국 옷값은 정말 너무 비싼것 같아요.
애들 점퍼 10만원 ㅠㅠㅠ 한국가면 저도 헐벗고 다닐 듯 ㅠㅠ

바람돌이 2008-08-21 01:29   좋아요 0 | URL
백화점 안가면 괜찮아요. 일반 양판점 가면 2-3만원대 옷도 많으니까... 거기서 조금 더 맘에 드는 것 사자면 4-5만원대로.... 한두벌 정도는 보통 4-5만원대 사고 나머지는 무조건 제일 싼 것 중에서 고르면 돼요. ㅎㅎ 근데 우리집은 이제 둘이 체격이 거의 같아서 옷을 물려주지 못하니 미치겠네요. ^^

아영엄마 2008-08-20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 괜찮으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만 응급실 거쳐 CT 며 MRI 찍었으니 비용이 장난 아니겠어요. @@ 부군, 시어머니 병수발까지 하시느라 몸도 많이 힘드실텐데 한동안은 경제적으로도 벅차시겠어요. 암튼 해아가 이번에는 한약 잘 먹고 비염을 떨쳐버리길 바랍니다! (저도 올 봄에 석 달을 두 아이 한약 지어 먹였더니 가계 허리가 휘청하더이다. 여름에는 두 아이 치과 다니느라 또 휘청..-.-)

바람돌이 2008-08-21 01:32   좋아요 0 | URL
친정어머니 병원비는 동생들한테 얘기했어요. 같이 내자고... 나 요즘 조금 짜쳐니까(힘들어서라는 경상도 말인데) 그냥 같이 내자 하고요. ^^;;
그래도 옆지기랑 해아병원비는 확실하게 부담되네요. 해아꺼는 보험도 나올데도 없으니... 정말 아이들 한약 너무 비싸지 않나요? 어른들 한약도 비싸긴 하지만... 자꾸 감기 걸리고 하면 안먹일수도 없고... ㅠ.ㅠ

hnine 2008-08-20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세요.
바람돌이님, 수퍼우먼이십니다.

바람돌이 2008-08-21 01:33   좋아요 0 | URL
저 슈퍼우먼 싫어해요. 자기 혼자 할 수 없는걸 하겠다고 자기 몸 축내가며 버티는 인간형이잖아요. 저는 젊어 게으름이 늙어 보약보다 낫다라는 말을 제 신조로 하며 사는 인간인데 요 며칠은 정말 어쩌다보니 눈코뜰새없이 이렇게 되었네요. ㅠ.ㅠ 그래도 위로 감사해요. ^^

조선인 2008-08-20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휘어이훠어이~ 이제부터는 좋은 바람만 불 거에요.

바람돌이 2008-08-21 01:33   좋아요 0 | URL
그쵸? 올해 액땜 이제 다했다고... 아니 한 몇년 액땜은 다했다고 생각해도 되겠죠? ^^

치유 2008-08-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제허리가 휘청거리는것 같아요..살다보면 그럴때가 있는것 같더라구요..하기엔 너무 벅차네요..이젠 좋은일들만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바람돌이 2008-08-21 01:34   좋아요 0 | URL
그래도 뭐 결정적인 불행은 없으니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야죠. ^^
좋은 일은 고사하고 나쁜 일들만 안 일어났음 좋겠어요. ^^

미설 2008-08-2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피곤하시겠어요.. 일단 어머님이 진정 되셨다니 게중 다행이구요..
그런데 그런 때가 늘 겹치더라구요. 봄이 수술 하던때 저희 친정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그동안은 그 많은 식구가 참 복도 많지 돈은 없지만 누구하나 아픈 사람 없고 다들 건강하니 참 복이다 그러고 살았는데 언니도 입원 수술하고 봄이는 말할것 없고 여차저차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니 참 버겁더라구요..
어떻게 보면 저는 봄이 하나 끼고 병원에 있느라 모든 상황이 수습되고 다른 사람들 신경쓸 여력도 없었지만 그 때 참으로 이상하게 뭔가 나쁜 기운이 정말 떠나질 않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병원비 많이 나가면 그래도 이정도 병원비 들여서 괜히 걱정하거나 고생하지 않을 정도의 여력은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고 살아요.
알도도 다음달에 엠알아이 어쩌고 다 찍어보라는데 100만원쯤 깨지게 생겼더라구요.. 돈이 문제가 아니지만 참.. 그래서 정말 건강이 최고라는 건가봐요..

바람돌이 2008-08-21 01:36   좋아요 0 | URL
알도는 어디가 안좋은거예요? 어른들 아픈것도 참 큰일이지만 아이들 아픈건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정말 24시간 병원에서 옆에 있어야 하고, 아이들은 작은게 아프니 맘이 더 아프고... 알도가 별 이상없이 건강하길, 100만원이 헛돈쓰는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할게요.

마노아 2008-08-2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고생 많았어요. 어머니 괜찮으시다니 천만다행이지만 바람돌이님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겠어요. 쓴돈과 소모한 에너지에 정비례해서 모두 다 효과 보고 차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다 안쓰럽네요...ㅜㅜ

바람돌이 2008-08-21 01: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세상일이 한만큼 딱 효과가 돌아와주면 정말 좋을텐데요. ㅎㅎ
위로 감사해요. ^^

순오기 2008-08-20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비염이라면 저도 만만치 않게 병원 출근부 도장 찍었는데요~~ 일단 체질적으로 열이 있는 아이들이 비염이 심하다네요. 제가 해본 방법으론 식염수 사다가 약국에서 주는 시럽약통(플라스틱 용기)에 넣어서 수시로 콧속에 넣어보세요. 하루 열번도 좋고 스무번이면 더 좋고...이거 일주일만 계속해도 완전 효과있고요 한달간 하면 심한 축농증도 깨끗이 낳으니까 속는 셈 치고 한번 해 보세요. 제가 완치를 본 사람이라 자신있게 권합니다.

바람돌이 2008-08-21 01:38   좋아요 0 | URL
아! 해아가 무지 열이 많은 체질이예요. 정말 남보다 땀을 한바가지는 더 쏟는 형인데... 그렇군요. 식염수 사서 코에 넣는건 저도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는지라 예전에 제가 해봤거든요. 근데 그게 참 힘들더라구요. 나중에 습관들면 괜찮아 지겠지만 처음이 어찌나 어렵든지... 저는 그냥 저냥 견딜만해서 버티고 있는데 엄마가 못하는걸 아이한테 못시키는거 있죠... ㅠ.ㅠ 이번에 한약 먹고도 도저히 안되면 해아랑 둘이서 마지막 방법으로 같이 해볼게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식물 세밀화 저런 그림을 저도 그리고 싶어요.하지만 전지현 사진 놓고 그리면 이상하게 전원주 아줌마 그림이 되니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8-08-21 01: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사람이 되잖아요. ㅋㅋ
저는 전지현사진 놓고 해도 사람이 아닌 형체를 알수 없는 뭔가가 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