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팝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콜라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 안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뭐 일년이 다가도 내 돈 주고 일부러 사먹지는 않으니....
집에 어쩌다가 콜라가 생기면 보통 한번쯤 먹고는 나중에 김빠져서 못벅게 되어 버린다.
우리집 냉장고에 가장 오래있었던 콜라가 한 1년쯤 갇혀있었던가?
그렇지만 사람사는게 항상 어딘가 예외가 있기마련!!
언제부터인가 영화관에만 가면 그 커다란 팝콘 상자와 콜라를 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영화관에서 먹는 그 방금 튀겨낸 따끈따끈한 팝콘은 왜 그렇게 맛있는거냐고?
어제는 진짜 오랫만에 단체 영화관람을 했다.
직장동료들 열댓명이 회식 전에 영화를 보기로 한 것.
저녁을 먹기 전이니 당연히 배도 출출해지기 시작했고, 난 당연히 팝콘을 외쳤다.
총무한테....
근데 우리의 총무의 별명이 앙드레다.(이 앙드레는 당연히 앙드레김선생님에게서 연유한 것이다. 외모가 약간 비슷한 것도 있지만 그 보다는 이 사람도 앙드레라는 이름답게 참 독특하다고나 할까?)
총무 앙드레는 팝콘을 사달라는 몇몇의 목소리에 뭐라고 여기는 나초가 너무 비싸느니 어쩌니 하면서 뭐라고 혼자서 궁시렁대더니 사라졌다.
우리는 당연히 팝콘 사러간줄 알았지...
영화가 시작할 시간이 거의 다돼서 나타난 우리의 앙드레
한손에 커다란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안에는 세상에나....
이 영화관이 대형마트 안에 있는 영화관이다.
마트에 가서 팝콘, 나초,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렌지 쥬스까지를 한가득 사온거다.
엄청나게 많이!!!
"이렇게 싼게 있는데 뭐하러 저 비싼걸 먹어?"라는 말과 함께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그 발상과 엄청난 양과 그리고 이 행동을 한 총무 앙드레가 나이 40이 넘는 남자라는 사실과...
하여튼 참 독특해!!라는 말을 연발!
근데 문제는 말야 난 이 팝콘 싫어하걸랑
양이 적고 비싸도 내가 먹고 싶은건 저기 저 따끈따끈한 팝콘이라고.
거기다가 팝콘에 오렌지 쥬스는 정말 아니거든요. ㅠ.ㅠ
온 세상에 웅변하듯 외치고 가서 내 돈으로 팝콘과 콜라를 사먹고 싶은 맘이 간절했으나 그랬다간 우리의 앙드레 민망할까봐 입가에 일그러진 미소를 머금고 팝콘과 오렌지 쥬스를 들었다.
그거 그대로 집까지 갔다지....하나도 안먹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