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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자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잭 리처 시리즈 두번째 책
음 솔직히 1편인 추적자보다는 못하다.
사건의 스케일은 더 커졌는데 개연성은 조금 떨어지는듯하달까?
물론 다음 시리즈를 못읽게 하는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이런 시리즈를 읽는데 가장 핵심은 캐릭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편에서 잭 리처는 끊임없이 망설인다.
1편에서 굉장히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던 모습이 매력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상황에 계속 끌려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무기들에 대한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는 좀 질릴 정도다.
예를 들면 총알이 발사되고 표적을 맞히는 과정을 너무나도 상세하게 오랫동안 설명하는 것 같은...
아니 독자가 저격수가 되려는 것도 아닌데 이게 글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 오히려 그 절대절명의 순간에 잭 리처가 총알이 날아갈 때 총의 반동과 공기의 흐름과 중력과 발사자의 심장이 뛰는 것까지 다 주절이 주절이 생각하고 있는것은 아니지 않을까? 이런 장면이 지나치게 많아 지면서 흥미진진하게 읽던 흐름이 끊겨버린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이런 묘사도 좀 더 내용속에 개연성있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는데 어떨지는....
또한 이 시리즈의 패턴이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여성주인공의 등장인 듯한데 - 아 진짜 매편이 그런걸까?
그렇다면 저자는 진짜 헐리우드 영화화되기에 딱 좋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게다.
이번에도 아름답고 용감하고 지적인 여성이 나오고 둘이 끌리는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
1편에서 사랑하는 여성을 만났지만 어차리 잘 안되었고, 뭐 그러면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는거야 뭐 당연하겠지.
그런데 끊임없이 망설이던 그들의 감정 교류가 폭발하고 섹스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 진짜 당황스럽다.
하필이면 잔혹한 살인 현장에서 여자 주인공이 토하고 눈물 콧물 빼고, 남자 주인공이 힘겹게 시신을 묻어준 바로 그 자리에서 섹스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물론 많은 경우 감정적 붕괴를 겪은 사람이 그것을 잊기 위해 격렬한 섹스를 대용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지만,
나라면 일단 방금 누군가의 잔혹한 죽음을 겪은 충격에 정신을 못차릴 거 같고, 거기다 나 방금 토해서 입해서 토냄새 작렬일거 신경 무지 쓰일거 같고, 그리고 땀냄새 폴폴 풍기는 상태에서 숲속에서 뒹굴어야 하는 섹스라니....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런 섹스 진짜 가능하냐고요.
순간의 광기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우리의 남자 여자 주인공 모두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는게 또 개연성을 말아먹는다.
심지어 마지막에 이 여자주인공의 선택도 조금 뜬금없달까?
이 오래된 시리즈가 절판인데다 내가 가는 우리동네 도서관에는 없어서 옆동네 도서관까지 멀리 찾아가서 초기에 나온 2편, 3편, 4편을 한꺼번에 빌려다 놨는데 다음편에서도 이러시면 실망이에요라고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