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에 2권 완독!

첫 페이지를 몇번이나 읽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가 아니라 오타가 있는 거 같아서..... 

주요 등장 인물의 이름에서 14세기 인물과 20세기 인물을 섞어서 써놓은거다.

아! 이건 오타지?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오타가 하면서 표시해놓고 읽었는데 아닌 것이었다.

종교재판의 광기와 나치라는 악을 교차하고 연결해서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였던 것이다.

와우! 

영화로 치면 절묘한 교차편집이라고나 할까?

바로 이 시작 지점부터 작가는 언어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환상적 경험을 보여준다.

대단한 작가 맞다!!!


내일은 3권 완독이다.





수도회는 총통의 명령에 대한 나의 절대적인 신념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자비로운 안젤름 코폰스 수사의 지도를 받던 수련 기간에 우리는 인간의 고통 앞에서 강인해지는 법을 배웠다. 모든 친위대원들은 총통에 대한 절대적인 헌신을 위해 자신의 인격을 완전히 희생하는 법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 P30

수도회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바로 내부의 위험을 제거하는 거였다. 진정한 신념 앞에서 이단의 존재는 신앙을 부정하는 자들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이단은 교회의 가르침을받고, 그 내부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전염성이 강한 독성을 품어 신성한 교회의 영적 요소들을 타락시킨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1941년 신성한 종교 재판을 더 이상 아이들놀이처럼 다루어서는 안 되며, 모든 유대인을 모조리 없애 버리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공포가 필요하면 공포를 무한대로 발산할 것. 잔혹함이 필요하면 잔혹함을 무한대로 드러낼 것. 역사는 기록에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 P31

"악 말이야. 왜 너의 신이란 자는 그것을 허용하는 거야? 악을 막지 않는단 말이야. 악을 저지른 자들을 영원한 불길로 처벌하는 게 고작이잖아. 왜 악 자체를 막지 않아? 대답해 봐."
- P67

최초의 모래 알갱이는 눈을 간지럽힌다. 그리고 손의 가시가 되더니 뱃속에서 불덩이로 변하고, 호주머니에서 걸리적거리기까지 하다가 좀 더 나쁜 운과 만나 양심의 가책에 무게를 더한다. 모든 것, 그러니까 모든 삶과 이야기는, 사랑하는사라, 이처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해한 모래 알갱이로부터 시작되는 거였어.
- P123

 "왜냐하면 슬퍼하는 것을 멈추었다가는… 나와 가까운사람들의 기억에 대해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들어. 삼촌이라든가. 그리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많거든."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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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8-01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에서 이 책 거의 보셨구나 생각했는데, 2, 3권은 빠르게 보신 듯하네요 그만큼 재미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01 18:39   좋아요 1 | URL
네 재밌었어요. 지금은 이걸 리뷰를 어떻게 쓰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

초딩 2021-08-02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살떨리네요
의도한 교차 편집!!!
출판사 연락 해보세요 라고 말하려다
ㄷㄷ ㄷ 합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1-08-02 01:02   좋아요 0 | URL
저 책에서 저런 식의 서술이 자주 나오는데요. 나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종교재판관의 대화가 들어가고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그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과연 인류의 악이란 항상 반복되는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요.

scott 2021-08-03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 바람돌이님 3권!!을 향해 질주~@@@

이작품 흡인력이 있는 것 만큼, 몇번을 앞 뒤를 오고 가며 읽게 만들죠!!

오타 지뢰밭 민음세문집. 이책에도 있는데
이전전 책들에 비하면 극 소수 ㅎㅎㅎ

개인적으로 주석이 아쉽고, 독일어, 프랑스어, 라틴어 등등을 원문 표기 없이 한글로 발음을 적어 넣은거!

그럼에도 카탈루냐어를 바로 번역한 것에 감사 할뿐이네요 ^^

바람돌이 2021-08-03 17:04   좋아요 1 | URL
지금은 3권 다보고 리뷰 쓰기 위해서 운기조식중입니다. ㅎㅎ
뭔가를 쓰기 위해서는 좀 더 제 안에서 책 내용을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고 할까요?(라고 쓰고 이 방대한 소설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엄두가 안나서라는 편이 더 적당하겠네요. ㅠ.ㅠ)

이 책에는 확실이 오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 스콧님 말씀대로 다양한 원어들을 원어 그대로 써주고 한글로 발음도 써주고, 한국어 번역도 해주고 했다면 좋아겠다는 생각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