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이런 저런 살림살이를 바꾸고 있는 중.
그러다 보니 이틀간 대청소를 하게 되었다.


1. 결혼 10년만에 구닥다리 이불을 드디어 바꿨다.
내가 중간중간 뭐 사고 바꾸고 하는데 관심이 없는지라 결혼때 샀던 이불들을 거의 고스란히 써고 있었다.
워낙 오래되니 당연히 색깔 변색에 얼룩에까지는 참겠는데,
이제는 씻어도 털어도 햇빛에 말려도 늘 날리는 먼지와 먼지 냄새...
결국 시장엘 가서 이불을 왕창 샀다.
공장 직판인 집이라 아주 싸게 샀지만 그래도 돈은 만만찮다.
진드기 방지에 좋다는 극세사로 다 맞췄다.
약간의 아토피인 우리집 애들을 위해서 샀지만 극세사 이불 정말 촌스럽다. ㅠ.ㅠ
덕분에 장농 청소를 왕창 했다.

2. 서랍형 행거를 새로 샀는데 그게 오늘 배달 왔다.
서랍에는 늘 뒹굴고 다니는 내 백들을 넣고, 무엇보다 입고 벗어놓은 옷들이 식탁의자에 줄줄이 쌓이는게 너무 보기 싫어서.....
근데 그걸 놓을데가 아이들 놀이방 밖에 없는데 그 놀이방이 장난이 아니다.
근 6개월간 아이들에게만 청소를 시켰더니 거의 한계에 달해 제자리에 있는게 하나도 없다.
놀이방 청소와 정리 하나 하는데 근 2시간 걸림.

3. 그러고 나니 얼마전에 동생네서 받아온 서랍장을 바꿔야 할 듯....
내친김에 하자 싶어 있는 서랍장 들어내고 바꿔줬다.
크기가 달라서 그 옆에 있는 엄청 큰 서랍장까지 밀고 당기고....
장난 아니다.
그러고 나니 온 집안이 엉망 진창....

오늘 우리집의 쓰레기 봉투 소비량
75리터 - 3장, 20리터 -3장

너무 일을 많이 한 관계로 저녁은 아이들은 레토르토 스파게티 끓여주고
우리는 근처 배달 초밥집에서 초밥 2개 시켜 먹었다.
그러고도 아이들과 숨은 그림찾기 놀이까지 해주고 9시가 넘어서야 겨우 겨우 아이들 재우고 이제 좀 쉴까 했더니....

갑자기 전화가 삐지질 오는것이 불길하다.
받자 마자 "아 여기 **경찰섭니다*
엑? 웬 경찰서?
경찰서 하는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얼굴 하나.....
예상대로 그 얼굴의 녀석이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훔치다 잡혀서 경찰서에 잡혀 와있단다.
중학교 3학년이나 된게 왠 아이스크림?
빵이면 장발장이라고 생각해주기라도 하지.
이 겨울에 아이스크림이라니....
오토바이 훔친 놈 데리러 경찰서는 가봤어도 아이스크림은 처음....

집에 연락 안된다고 나보고 와서 데려가란다.
이런 웬수덩어리 녀석
가보니 3녀석이다. 나머지는 집에서 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녀석들 데리고 나와 차에 태워 집에 보내주는데 한숨만 팍팍.....
근데 집에 들어가기 직전 녀석 하는 말
"선생님 제발 우리 엄마한테 이르지 말아주세요"
이런 지 엄마보다 내가 더 만만했단 말인가?
안 이르긴 내가 왜 안일러? 난 세상에서 니가 혼나는게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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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1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이불도 십년이 넘었는데 이사가도 버리지는 못할 것 같고 묵히고 있는 묵직한 목화솜 이불이나 솜 틀어서 얇게 이불 두세개로 만들었으면 싶네요. (음.. 이 추운 겨울에 아이스크림은 왜 훔쳐서... -.-;)

짱꿀라 2007-01-1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오늘 너무 고생하셨네요. 푹 쉬세요. 집안일 하시랴, 중3학년들 챙겨주시랴 너무 많은 일을 하신 듯~~~~

바람돌이 2007-01-11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솜이 좋은거면 다시 타서 쓰도 되죠. 저희집 이불은 그렇지도 못한지라 좀 망설여지긴 했습니다만 눈딱감고 다 버렸습니다. 아까워서 뒀다가 계속 짐만 되는게 한두번이 아닌지라....(경찰서 갔더니 옷도 무지하게 춥게 있고 있더만요. 멋부린다고 셋 다.....)
산타님/여태까지 푹 쉬었잖아요. 아마도 그 후환인듯.... ^^

세실 2007-01-11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스크림을 훔치다니...에궁 호기심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좀 걱정됩니다. 엄마한테 당연히 말씀하셔야죠~~~~

2007-01-11 0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1-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늦게까지 고생하셨네요. 극세사 이불이 다 좋은데 한번 빨려면 정말 고생이에요.(저희집이불이 좀 커서 그런듯) 저희는 세탁기가 작은거라 이불이 안 들어가서, 욕조에 넣고 발로 밟아요.근데 그걸 세탁기로 탈수하려면 낑낑매고 들고가야되요.흑흑흑

반딧불,, 2007-01-1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몸살 안나셨어요?

반딧불,, 2007-01-1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26666

무스탕 2007-01-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녀석들... 들키지나 말든지... (이게 아니자낫!)
다 큰거 같으면서도 아직까지 사소한 피해를 주고 있군요.
아.. 저도 이불 바꿔야 하는데 솜 틀어서 다시 만드는것도 사는것도 모두 엄두가 안나요..

sooninara 2007-01-1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스크림이라니..ㅠ.ㅠ
고생하셨어요.

마노아 2007-01-1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된 하루였어요ㅠ.ㅠ

클리오 2007-01-1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졸업도 얼마 안남은 놈들이 끝까지 말썽이었군요...

바람돌이 2007-01-1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경찰서에 들어선 순간 솔직히 웃겼습니다. 3녀석이 다 머리 파마하고 화장하고 미니 스커트에 얼굴은 완전히 20대 아가씨인데 저 모습으로 가게 아이스크림을 훔치다니요. ㅠ.ㅠ
속삭인님/정말 이게 내 새끼만 아니면 저도 진짜 코미디다 생각했을 겁니다.
파비아나님/저희집은 세탁기가 10kg짜리니까 설마 들어가겠죠? 안들어가면 절대 안된다고요. ^^
반딧불님/그동안 쭉 잘놀아서 그런지 몸살까지는 안갔는데 옆지기가 몸살 났네요. ㅠ.ㅠ 예쁜 숫자 감사합니다. ^^
무스탕님/도대체 언제쯤 철들지.... 집에 있는 물건들이 뭐든 간에 일단 바꿀려고 하면 돈도 돈이지만 힘들어요. ㅠ.ㅠ
수니나라님/기껏해야 1000원짜리... ㅠ.ㅠ 뭐 고생이랄것까지는 없는데 하여튼 황당했어요.
마노아님/자고 일어나니 괜찮네요. ^^
클리오님/2월달에 학교는 올지 그게 걱정입니다. 설마 졸업식때는 오겠죠?

세실 2007-01-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머나 여학생이었군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