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생님이 추천하는 영어동요 1 - Best Collection 동요 시리즈 1
신동준 외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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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영어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나도 외국어인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이기에 어떻게 하면 좀더 능률적으로, 재미있게, 부담없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럴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노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듣고 즐길 수 있는 노래를 통해 목표언어에 자주 노출시켜 익숙하게 만드는 것을 최선의 목표로 잡았다. 그 다음은 동요를 통해 아이가 생활습관은 물론이고 언어의 특징까지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노래를 듣고 부르는 즐거움 외에도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그런데, 이번에 보게 된 이 책은, 기대에 많이 못미치는 책이었다. 일단 구성을 보면, 동요곡집이니 당연히 악보가 있고, 그와 함께 노래가사를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도록 가사만 수록해놓은 페이지가 있다. 가끔 율동이나 핑거플레이가 함께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구성은 그다지 참신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웬만한 동요집이라면 이런 구성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것은 바로 제목이 말해준다. '미국선생님이 추천하는'이라는 것과 '베스트 콜렉션'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부터 아쉬움이 커진다. 이 책 그 어디에도 어떤 미국선생님이 이 동요를 추천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어떤 학생을 가르치며, 어떤 자격을 갖추고 있는 선생님인지는 물론이고, 그 선생님들 이름조차 없다. 그냥 제목만 그렇다.

적어도 그 누군가가 이 노래들을 추천했을 때는 이유가 존재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에는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아이들이 이 동요를 왜 많이 부르는가 하는 것이 이유가 된다. 그를 통해 나는 내 아이가 이 동요를 들으면서 어떤 것을 알게 될 지, 그도 아니라면 내 아이도 재미있어할 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 책이 누군가가 추천한 동요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 그냥 동요곡집이었다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 아쉬움과 더불어 이 책에 대한 소개나 목적 등도 책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은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책이 교육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든 책이라면 조금 더 친절해져야 한다. 한두페이지 정도의 학부모 가이드나, 그도 안되면 곡 아래에 한두줄의 tip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도저도 아니고, 그냥 노래나 들으려고 구입했다면 특별히 아쉬울 것 없는 책이다. 더군다나 자주 접할 수 있는 '베스트 콜렉션'인 것만은 맞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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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하는 놀이동요 2 동요 시리즈 3
신동준 외 그림 / 사파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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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솔이가 이제 24개월을 꽉 채워 두돌을 맞이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빠른 편이라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동요도 10 여 곡이나 된다. 물론 그 곡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불러준 노래라는 걸 생각하면 2년이 걸린 셈이긴 하지만.

한솔이가 말이 점점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엄마에게 노래 불러달라고 요청도 하는데, 정작 나는 아는 노래가 별로 없다. 알고 있는 노래도 가사를 전부 기억하지 못하고, 그나마 기억하는 노래들도 30년 전에 불렀던 노래니...

그래서 인터넷으로 동요도 찾아보고 했지만, 아무래도 나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참에 놀이동요2를 만났다. 한솔이가 이 책을 보자마자, '꽉 꽉 오리가 있네'이러는데, 오리를 찾을 수 없어 난감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잠시 보니 놀이동요 2의 [2]가 오리로 보이는 거다. 이런 --''

이 책(cd?)의 가장 큰 장점은 엄마가 아는 노래가 반, 모르는 노래가 반이라는 사실이다. 요즘 나오는 동요들은 내가 불러주기 어려운 게 많은데(이건 순전히 엄마의 노래실력때문이다) 익숙한 노래들이 함께 실려있어 다행이라는 거다. 때마침 한솔이가 좋아하는 '엄마돼지 아기돼지'도 있어서 첫날은 이 곡만 계속 들었다.

이틀 정도 전곡을 들려주었더니, 어느새 따라부르는 노래들이 생겨났다. 단 이틀만에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혼자서 중얼중얼 노래하는 걸 들으니, 아이들의 뇌가 얼마나 빨리 정보를 흡수하는지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가장 큰 장점이 위와 같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좋은 점은, 노래와 반주를 연이어 수록하고 있어서 아이가 반주에 맞춰 연습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래, 반주, 노래, 반주로 이어지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곡을 몇번 듣다보면, 반주 부분을 띄워넘고 싶어진다. 그 점을 잘 보완하여 42번 트랙부터는 다시 전곡을 노래만 수록하여 놓았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은, 노래 가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림을 함께 싣고 있다. 한솔이는 cd를 들으면서 책을 넘겨보며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자기 혼자 일시멈춤을 해놓고 책을 보며 이야기를 한 다음 다시 플레이시키기도 한다. 24개월짜리치고는 cd플레이어를 제대로 이용하는 편이다.

괜찮은 놀이동요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 친구 노래> 엄마 돼지 아기 돼지 / 앵두 / 아이들은 / 사랑 / 뚱보 아저씨 / 아빠 힘내세요 / 내 동생 / 미소 / 이렇게 살아가래요 / 둘이서 코 잡고
<생활노래> 수박 파티 / 그러면 안 돼 / 멋쟁이 토마토 / 병원차와 소방차 / 텔레비전 / 솜사탕 / 병원놀이 / 우유송 / 꼭꼭 약속해 / 그대로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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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4 0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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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6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탄남자 2008-08-2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엄마가 한솔이 엄마와 같았더라면 오늘날 이 음치는 존재하지 않았을텐데...
저도 한솔이 같은 이쁜 딸이 생기면 나란히 서서 함께 동요를 노래 하렵니다. 이 책을 물려 받아서... ㅡㅡV
 
시라노
에드몽 로스탕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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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희곡을 읽었다. 희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이 책은 나에게 희곡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책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만족스러웠다. 물론, 프랑스어로 된 운문의 묘미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다.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여 각주를 읽어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렇지만, 시라노의 재치 있는 시구들은 그런 불편을 감내하게 만든다.

시라노는 감성을 자극하는 시구를 잘 지을 뿐만 아니라 100명을 혼자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도 갖고 있는 남자이다. 남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시라노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자신의 기형적인 코다. 시라노가 추남(?)이라는 것은 공식적인 사실이다. 사람들은 그의 코를 비웃고 싶지만 시라노의 힘 앞에서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외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말 그럴까? 외모는 사람을 판단하는 1차적인 정보이다. 그래서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의 주관대로 소신대로 행동하는 시라노지만 사랑하는 여자 록산 앞에서는 한없이 작고 초라해진다.

시라노가 어떻게 그녀와의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 보통 못생긴 외모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혹은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바로 자신의 진심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려있기 마련이다. 시라노가 자신의 진심을 록산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 지 자못 궁금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시라노는 록산이 사랑에 빠진 크리스티앙을 도와 결혼에 이르기까지 도와준다. 전투에 나가서는 죽음의 경계를 넘으면서까지 크리스티앙의 편지를 가장한 자신의 편지를 록산에게 전달하는 열정을 보인다. 결국은 록산이 크리스티앙의 외모가 아닌 영혼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백을 하게 된다. 그 영혼은 누구인가? 크리스티앙이 아닌 바로 시라노인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시라노의 열정적인 사랑 외에 크리스티앙이나 드 기슈의 사랑도 읽을 수 있다. 시라노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그들의 사랑도 어느 정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크리스티앙은 시라노의 편지와 시와 글을 빌려 록산과의 사랑을 이어가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 그녀가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청년이며 드 기슈도 한편으로는 악당처럼 보이지만 그의 본모습 역시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시라노가 자신의 추한 외모 때문에 숨어서 사랑을 하는 남자라면, 크리스티앙과 드 기슈는 그 대척점에 서 있다.

죽기 직전까지도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채 록산을 바라보며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시라노의 삶이 때로는 안타까웠고 때로는 화가 났다. 그래도 한평생 그런 사랑을 받은 록산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왜 그런 사랑을 받는 여자들은 한결같이 다들 바보같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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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우리 동네가 좋아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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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요즘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동차와 더불어 각종 직업과 관련있는 것들이다. "북적북적 우리 동네가 좋아"는 지인들의 추천으로 보게 된 책인데, 리처드 스캐리의 책에 대한 찬사가 많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기대보다는 조금 못한 편이었다.

먼저 장점을 들자면, 사람들이 일을 하는 장소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직업과 관련하여서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익숙한 동물들이 각자가 맡은 장소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각각의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하는 일을 알 수 있다. 또 마을 청소와 관련있는 페이지에는 재활용과 쓰레기 매립장을 보여주고 있어서 좋다.

그렇지만 한국적 상황과는 맞지 않는 그림이 많아 아이에게 보여주면서도 조금 당황스러웠다. 농부들이 거둬들이는 것은 쌀이 아니라 밀이고, 나무를 베고 목수의 하루를 보여주는 페이지는 의외로 4페이지나 차지하고 있다. 굴뚝청소부 같은 찾아보기 힘든 직업이 보이는가 하면, 파란 색 옷을 입은 소방관은 낯설기만 하다. 집안일에서도 흙을 옮기고 풀을 긁어모으거나 잔디를 깎고 괭이질을 하는 등의 모습도 어색하기만 하다.

이 책이 그림책이기 때문에 그림이 주는 정보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이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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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남자 2008-08-1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가 좀 성의 없게 만들었군요. 이런 리뷰 보고 더욱 신경 썼으면 좋으련만...

하양물감 2008-08-18 09:10   좋아요 0 | URL
사실, 외국작품일 경우 이런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의 형식은 좋았는데..어쨌든 한국작가들의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네크로폴리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6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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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폴리스는, 어나더 힐이라는 이질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본을 떠올리게 한다. 어나더 힐은 어떤 곳인가? 죽은 자들이 돌아와 산 자와 만나는 공간이다. 이번에 처음 이곳에 가게 된 ‘준’은 여기저기서 궁금증을 느끼지만(이것은 준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른 이들은 그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므로 왜냐고 묻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긴다. 어나더 힐은 의심이라는 것이 파고 들 여지가 없는 곳, 오로지 그곳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믿음으로 유지되는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나더 힐은 그곳에 대한 광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보다 오히려 ‘준’에게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준다. 마치 ‘준, 이렇게 보이는데도 믿지 못하겠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수많은 등장인물 들 중에서 왜 그렇게 ‘준’에게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준’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과 같은 위치에 서 있는 듯하다. 독자들이여, 믿어라.

어나더 힐에 ‘나쁜 바람’이 불고 있다. 즉,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 게다가 어나더 힐의 입구 경계선에서부터 시체가 나타남으로써 뭔가가 어긋나고 있음을 암시받는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는 공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 책에서처럼 서로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테고, 사건의 전모를 파헤칠 수 있는 증거가 되기도 할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어나더 힐의 ‘히간’은 ‘죽음’에 의해 미완으로 끝나버린 삶을 완성시키는 행사로 봐도 될 듯하다. 그렇기에 축제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이번 ‘히간’에서는 뭔가 다른 일들이 일어난다.

‘히간’에서 일어난 상스럽지 못한 일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제법 흥미진진하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일본’이라는 나라를 자꾸 떠올린 것은 영국과 일본이 혼재되어 있는 나라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요 모티브들이 일본의 것을 뒤집거나 변형시켜 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극적 긴장감을 올려주는 ‘갓치’나 ‘헌드레드 테일스’와 같은 것들이 그러하다. 누가 범인인지는 이야기의 중반쯤에서 눈치를 챌 수 있는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은 책의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결국은 누가 그렇게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온다 리쿠 식의 재미를 백분 느낄 수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결말이 조금 허무하다. 특히 라인맨과 준, 켄트 아저씨가 힐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기도의 성으로 돌아오는 장면, 그리고 그 이후의 설명은 기껏 고조되었던 긴장감을 툭! 떨어뜨려버리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그러나 이러한 허무함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온다 리쿠의 능력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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