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천천히 흐를 때 아빠랑 소리 내어 읽는 동화책 3
기젤라 쾰레 지음, 최용주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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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때 시간이 천천히 흐를까?  아니 거꾸로 어떨 때 시간이 쏜살같이 빨리 흐를까? 

우리는 너무나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시간이 빨리 흘러감을 느낀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독하게 천천히 흐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시간은 똑같지만,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다르다. 이 책의 제목은 '시간이 천천히 흐를 때'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주인공인 모리츠 왕자는 매일매일이 심심해서 미칠 지경이다. 금으로 된 접시와 금숟가락으로 식사를 하고 날마다 금으로 만든 새로운 왕관을 썼지만 그것은 왕자의 심심함을 없애주지는 못했다.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왕과 왕비는 모든 것을 다 해주기만 했지, 그에게 삶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어느날 모리츠 왕자는 왕관을 모두 가방에 넣고 작은 장난감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간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모리츠를 보는 아이들은 벌써부터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장난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댄다.  

모리츠왕자는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나라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에게서 완자는 크고 멋진 선물들을 받아온다. 그것은 바로 사자의 용맹함, 사막의 고요함, 겨울 햇빛, 파도의 반짝거림, 불의 따뜻함, 밤 꾀꼬리의 노래, 알프스 산의 메아리였다. 모리츠에게는 금으로 된 왕관이 없어도 이것들이 있어서 이제는 더이상 심심하지 않게 되었다. 모리츠에게 필요한 것은 금왕관이 아니라 온 세상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과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추억이었던 것이다. 

삶은 어떻게 즐기면서 살 수 있을까? 쾌락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내 몸을 움직여 사람을 만나고 힘들지만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 그것이 바로 삶을 즐기면서 사는 방법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편안하고 쉬운 것에서 벗어나 어려움에 도전하고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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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분교 올림픽>을 리뷰해주세요
몽당분교 올림픽 맛있는 책읽기 4
김형진 지음 / 책먹는아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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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분교에는 다른 학교와는 다른 게 하나 있다. 여느 시골 마을 분교처럼 학생수도 적고 폐교의 위기에 처해있는 점은 같지만,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이 다른 마을과 다르다. 우즈베키스탄, 북한, 필리핀, 한국, 태국, 나이지리아, 그리고 베트남까지.  

어디 먼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건 엄연한 현실이다. 대도시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있거나, 농촌지역일 경우에는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모습이다.  

얼마전 우리집 아이와 친정에 갔다가 버스를 탔는데, 아이가 버스 안을 두리번 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요."라고. 그 지역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곳이라 버스 안은 언제나 외국인들로 북적이곤 했는데, 아이가 그걸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외국사람들이에요."라고 말해주었다. 아이 눈에는 처음 보는 외국인의 낯선 모습이 이상하게 여겨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혹시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는지. 외국인, 특히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계열의 외국인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 적 없는지.   

지역 기업체 생산 라인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한, 농촌총각들과 결혼한 외국인도 많다. 그들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못사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틀을 씌운 채 바라본다. 그들의 이야기가 여기 '몽당분교 올림픽'에 그대로 드러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픽션이 아니라 마치 생생한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논픽션처럼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난 자리에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사실, 이 책에서 이 아이들을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로 한정짓는 것에는 조금 이의가 있지만, 그것은 여기서 말하지 않기로 한다) 어른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지만, 처음부터 그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학교에서 공부를 해 온 아이들의 눈에는 그들은 그냥 친구들일 뿐이다. 이것은 중요하다. 처음부터 우리와 너희를 구분하지 않고 생활한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피부색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말도 한국말을 하고,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그들의 부모는 한국에서 일한다. 나와 같은 것이다.  

외모가 다르다는 것은, 한국사람들 사이에도 있는 다름이다. 그런데도 그들을 다르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아이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국경이 어른들 눈에만 있다.  

이 한권의 책 안에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여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아이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서 살고 있는 아이와 부모 없이 절에서 살고 있는 아이, 그리고 할머니 집에 맡겨진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한편으로는 과식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들의 이야기는 다들 또다른 이야기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도 절에서 생활하는 철수와 베트남에서 시집 온 호아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큰 틀이 짜여져 있어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고구마도 외국에서 건너온 작물이지만, 이땅에서 재배되고 이땅에서 자라 우리의 식물이 된 것처럼 그들도 우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것이라 생각한다.  

"철수는 국제학교의 친구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걸 느끼지 못했습니다. 피부색이 달라도, 말씨가 조금씩 달라도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 온 친구였고, 또 다른 학교는 다녀 본 적이 없으니까요."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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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해록>을 리뷰해주세요
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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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산악인 고미영 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목표가 분명했고, 고도의 기술을 가진 그녀였지만 안타깝게도 하산도중에 사망하였다는 소식은 가슴 아팠다. 최부의 '표해록'을 읽고 난 다음이어서 그랬을까?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표해록을 작성한 최부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살아돌아오는 동안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부친상을 당한 상태에서 제주도에서 본가로 돌아가던 중 풍랑으로 바다를 떠돌다 중국에 닿은 최부 일행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표해록이다. 세계3대 기행문에 들 정도로 의미가 있는 기록물이란 것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심신이 지치고 고달플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여행을 계획하곤 한다. 여행이 좋아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여행지는 새로운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여행자의 기분에 따라 여행지의 모습은 천차만별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부일행처럼 뜻하지 않은 사고로 사람도, 문화도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위험이 넘쳐난다. 가끔씩 들려오는 선박납치나 비행기사고 등은 물론이고 자연재해도 많다. 통신과 교통수단이 덜 발달했던 조선시대에는 그런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최부는 "제주에서 표류해서 구동-중국의 절강 동남부 연해 지역-에 배를 대고, 월남-베트남-을 지나 연북-북경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북부지역-을 거쳐"(p.15) 서울에 도착한다. 사신이나 외교적인 문제로 중국에 가는 일은 있었지만, 그때도 육로를 이용하거나 잘 알려진 뱃길로만 다녔기 때문에 이 지역을 가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왜인으로 오해를 받고, 해적에게 당하는 등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다시 살아오기까지의 어려움은 어찌 여기 적힌 글로 다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은 상당히 상세하고, 새로이 보고 들은 바를 잘 기록한 글이다. 죽음 앞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최부의 자세는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조선선비로서의 자긍심도 느껴진다. 안전한 귀국을 장담할 수 없는 과정에서도 논농사를 짓는 조선에 필요한 수차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지만, 필담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이들에게 귀감이 될 부분이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도움글을 실음으로써 '표해록'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 이 책은, 고전을 번역하고 쉽게 풀어 쓴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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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사냥을 떠나자
이지유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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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림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내가 성인이 된 후 그림책을 읽게 된 것은,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서였다. 나에게 아이가 없었다면, 이렇게 멋진 그림책들을 접하는 기회조차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많은 그림책 중에서 어떤 책을 내 아이에게 읽힐 것인가 하는 것은 나보다 앞선 경험을 한 사람들의 말이나 글을 통해 도움을 얻거나, 나 자신이 더 많은 그림책을 읽어보고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어야 한다. 요즘처럼 책이 많은 때에 내가 모든 것을 다 읽고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른 이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림책의 가치를 더해주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그 책과 함께 한 기억들’(p.7)이라고 말한다. 상당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이다. 많이 읽는 것도, 이론적으로 무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와, 혹은 나와 함께 그림책을 읽을 아이와의 교감, 그리고 그 책으로 인한 새로운 기억들이 더해짐으로써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희망원에서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책 이야기, 여행을 하며 만난 책 이야기,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야기, 그리고 같은 주제로 그려진 다른 책 이야기로 나누어진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책과 잘 버무려진 책이다. 책 한 권의 어떤 이에게는 읽은 책 목록의 하나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세상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와 더불어 남에게는 없는 의미가 있는 책이 된다.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그림책 사냥 정보’는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골라줄 때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고민을 간결하게 정리해놓고 있다. 내게 도움이 된 정보는 ‘자기 전에 책을 너무 많이 읽어달라고 조를 때’와 ‘유아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과학그림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희망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림책 읽기를 한 경험과 자신의 아이들과의 경험을 함께 담고 있어서, 내 아이에게 읽어줄 때는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재미있다, 의미있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혹은 듣는) 아이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저자 역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 경험은 책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저자와 같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내 아이를 위해 어떤 책을 골라줄까 고민하는 어머니에게, 또 여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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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어떻게 독서 지도를 할까
남미영 / 대교출판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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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를 둔 엄마라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책읽기의 가치에 대해서는 잘 설명할 수는 없어도 다들 공감하기 때문이고, 이왕이면 우리 아이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느 집에 가든 똑같은 책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전집으로 된 책들이었다. 그때는 부모가 특별히 골라줄 수 있는 책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서점에 가서 어린이책 코너를 둘러보면 정말 책이 많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우리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을 골라내는 일은 정말이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어느 어느 기관의 추천도서목록이나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지해 책을 선택하곤 한다. 그렇게 선택한 책이 100% 만족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정작 아이가 제대로 읽지 않는다면 부모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럴 때 부모들은 고민이 많아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모들에게 책읽기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독서나 책읽기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 책들은 대부분 연령이나 학령으로 구분하여 특정 책을 소개하거나, 교과와 연계하여 읽거나 상황별로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 권장목록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반면 이 책은 왜 책을 읽어야 하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책읽기를 할 때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을 권한다 한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른다면 제대로 읽을 수 없다. 또, 책읽기가 논술이나 성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책읽기 자체로도 즐거운 행위임을 알지 못한다면 아이들에게 책은 기피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살펴보면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부 ‘독서에 첫발을 내딛자’를 보면 책은 왜 읽어야하는가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와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에 대한 내용, 그리고 독서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독서의 기술은 ‘읽기’에 대한 이론서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간략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부 ‘독서의 세계로 빠져들자’에서는 발달단계에 맞는 독서를 소개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연령과 학령에 따라 어떤 책에 관심을 가지는지, 어떤 책을 읽게 하면 좋은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엄마와 함께 혹은 선생님과 함께 하는 독서법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제목이 ‘엄마가 어떻게’ 독서를 할 것인가 이면서도 엄마보다는 선생님에게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3부에서는 독서로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독서치료로서의 책읽기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가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내용이 다소 딱딱하고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길잡이가 되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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