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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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차가운 물 속에서 이제야 나올 수 있었다.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는 또 잊혀질 것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11월호 샘터를 받아들고, 아, 11월이구나.. 벌써...

올 한해만큼 정신없이, 또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던가싶다. 그래, 벌써 11월이다.

 

11월호에서 관심있게 읽었던 것은 왔다 장보러!

기차여행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한번 시도해보리라 생각하지만 정작 실천은 못하고 있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기차만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테마열차가 많다는 것을 알고 나니 꼭 한번 이용해보리라 마음 먹는다.

 

얼마전 부산 민주공원에서 주최한 원도심체험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점심시간을 국제시장과 부평시장에서 보냈다. 부산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알려져있는 국제시장과, 최근 떠오르고 있는 부평시장. 가까운 곳이라 자주 가는 곳인데도, 정작 그 시장의 역사와 관련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운 사실들이 많았다. 부산의 역사와 연관지어 이야기를 듣고, 시장을 걸어다니는데 역시 스토리가 있으니 모든 것이 새로워보인다. 지역 시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차테마여행에 스토리도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샘터에 실린 시장은 시간 나는대로 들러볼 예정)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글을 읽을 땐, 해석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걸 한번 더 느꼈다. 더군다나 의도를 갖고 해석을 다르게 했을 때 몰고 올 파장도 엄청 나다는 사실도. 이게 철학자의 말 한마디, 에피소드 하나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수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법 해석의 차이는 어떠한가?

 

9월 10월동안 수많은 축제들이 치루어졌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축제의 나라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축제가 일상처럼, 일상이 축제같은 요즘이다. 즐거움 속에 혹시 나는 뭔가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절이다.

 

11월호 샘터를 읽으며, 10월의 마지막 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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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11-01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평시장은... 참말 보기만 해도 배부르구나 싶어요. 멋진 시장이 부산에는 참 많습니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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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한번 기가 막히다.

마치 화장실 들어갈 때와 화장실에서 나올 때처럼.

오늘은 어떻게 살아남나 하는 출근길의 고민과 어떻게 계속 살아야하나 하는 퇴근길의 회한이라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명제이기에, 절로 손이 간다.

매일 정시 출근해서 8시간 근무를 마친 후 퇴근하는 직장다운 직장에 다닌지는 이제 겨우 6달이 되어간다. 그동안은 조금 자유로운 직업이었다고나 할까? 강의 있는 시간에만 바쁘게 움직였던 결혼 전과, 아이를 낳은 후 파트타임으로 하루 5시간의 근무를 했던 4년 정도의 시간, 그리고 올해 5월부터는 보통의 직장인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업무와 근무형태가 달라졌기에 내가 인지하는 직장생활도 많이 다르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러나 근무시간도 근무형태가 아무리 달라도 직장인의 고민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비슷한 것 같다. 제법 긴 시간을 시간강사로 살았던 동안에도, 누구는 정식으로 채용되어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교수로, 누구는 시간강사지만 제법 찾는 곳이 많아 어느 정도 커리어를 확보한 채 움직이는 시간강사로, 누구는 교수들이 외면하는 자투리시간 강의나 겨우 받는(?) 대상으로 나눠지기 일쑤였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살아남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이 책의 8부 내용을 몇 가지 언급해볼까 한다. 8개의 장으로 나누어진 이 책에서는 40개의 소제목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8부는 참아야 하는가, 맞서야 하는가? 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직장생활에서의 부당한 처사나 상사의 비리 같은 일 앞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할까? 또는 회사로부터 받는 부당한 처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간의 문제로 업무부하가 과중하게 늘어나 팀이 처리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일단 전자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 내용을 읽으며 후자의 일을 생각해보았다. 저자는 세상에 있는 다섯부류의 일꾼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첫째는 문제를 볼 줄 모르는 사람, 둘째는 문제를 틀리게 보는 사람, 셋째는 문제를 알지만 주위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 말하지 않고 적당히 지내는 사람, 넷째는 주의에 대한 배려냐 대안없이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까발리는 사람, 다섯째는 문제를 알 뿐만 아니라 그 문제의 근원을 알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사람이다" (p.400)

 

그동안 몇몇군데서 일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는 연장자라는 것이 막강한 무기가 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직급이 낮더라도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업무지시를 내리기 힘들 때가 있고, 업무지시가 내려지더라도 자기 고집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전체 팀의 분위기는 흐트리게 되고 실적은 저하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팀장의 역량에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인간과 인간이 함께 부딪치고 관계 속에서 일이 이루어지는 특성 상 어느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정에 이끌려 제대로 업무지시를 내리지 못하는 것도, 상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고집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전설이 되기를 원한다. 전설이 되려면 어떠해야하는가? 오합지졸을 데리고도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누구도 안 될거라 생각하는 일도 되는 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하며, 없다면 가지려고 노력해야한다는 말이다. 직장생활이란 것이 결코 시간만 떼우고 월급을 받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말일 터. 직장인들이 일만 하는 기계처럼 움직여서야 즐거운 직장생활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직장 또한 하나의 사회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처세와, 자기계발과,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그를 위해 내가 원하는 가치, 내가 바라는 사회상을 고민하고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고 그 일을 스스로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직장 생활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출근시간에 집을 나서며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이렇게 마무리지어야지. 그리고 나는 소망한다.  퇴근길 발걸음이 정말 가볍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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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좀 떼지 뭐 - 제3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양인자 지음, 박정인 그림 / 샘터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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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을 때, 가끔 착각을 한다. 내가 읽고 싶은대로 읽어버리는 ^^

껌 좀 떼지 뭐를...껌 좀 씹지 뭐...로 읽었다... 껌 좀 씹는다하면, 그닥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학교에서 흔히 불량학생이라 일컫는 아이들이 껌 좀 씹었지. 그래서일까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엉? 뭐야? 했다가 껌 좀 떼지(!!)였다는 사실에 혼자 웃어버렸다.

 

제3회 정체봉 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초등학교 5학년 미나가 주인공이다. 5학년이면 어떤 나이인가? 고학년이지만, 위에 6학년이 있어서 왕언니는 될 수 없지만, 아래 학년들 앞에서 폼 좀 잡을 수 있는 나이다. 미나는 학교 안에서 껌을 씹다가 매일 아침 교장선생님께 불려가 청소를 하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 벌에서 벗어나는 길은 다른 아이를 잡아와야 한다.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 반성을 하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과는 별개로, 나 대신 벌을 받을 아이를 데리고 와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학교 아이들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장선생님의 의도는 교내에서 껌을 씹는 아이가 줄어들고, 깨끗한 학교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겠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보다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다른 아이들을 감시해서 데려오는 길이 가장 쉬운 길이기에 아이들은 자기 대신 누군가를 데려오기 위해 감시를 한다.

 

감시사회.

최근의 화두이지 않은가?

공적인 영역을 벗어나 나의 사생활마저도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요즘, 누군가에 의해 고발 혹은 고소당하지 않을까를 걱정하며 사적인 메시지 하나도 보내는데 조심스러워진다. 통제와 감시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21세기가 원하는 창의, 창조성은 당연히 꽃을 피우지 못한다. 미나는 아침마다 벌청소를 하고, 누군가를 자기 대신 끌고 오기 위해 친구들과 후배들을 감시해야 하는 상황이 영 못마땅하다. 껌을 씹은 죄로, 벌청소를 하는 미나는 친구들로부터 또 다른 감시를 받는다. 즉, 미나가 나를 지목하지는 않을까? 미나가 어떤 아이를 지목해서 데려갈까를 살펴보는 친구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친구들 입장에서도 미나가 벌을 받고 있다는 것은, 미나의 감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상황이다.

 

껌은,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를 더럽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껌을 씹은 후 길거리에 뱉은 껌이 사람들의 신발에 들러붙기도 하고, 길거리에 납작하게 붙어서 지저분하게 만들기도 한다. 껌을 씹은 후 깨끗하게 처리해서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교장선생님 역시 가장 쉬운 길을 택한다. 아이들 스스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학교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이 막강 권력이다. 그 권력에 대항하는 것은 무의미하게 여겨진다. 자꾸 작금의 현실이 오버랩된다.

 

고민을 하던 미나는 자기 대신 누군가를 데려오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이 계속 껌을 떼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고나니 마음도 편해진다. 아이들이 교내에서 씹던 껌을 버리지 못하게 하고, 껌으로 더러워진 교내를 청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신이 그 일을 기분 좋게 함으로써 모든 친구들이 감시와 통제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은 그러한 미나를 보면서 껌을 씹고 아무데나 버리는 것에 대해 조심을 하게 될 것이고, 자기 대신 청소를 해주는 미나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그걸 미나 스스로 생각해냈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생각꺼리가 많아지는 내용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그 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 그것이 때로는 사회의 이익, 공공의 이익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지에 싸여 본질을 왜곡한 채 강제되고는 한다. 우리는 지금 그런 현재를 살고 있다. 누군가는 그러한 권력에 대항하여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누구를 응원해야 할까?

 

이 책에는 <껌 좀 떼지 뭐> 외에 <북 치는 아이>,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천왕봉>이라는 작품이 더 실려 있다. <껌 좀 떼지 뭐>와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는 통하는 면이 있다.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이라는 권력에 대항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북치는 아이>에서는 전수 온 대학생들과 만난 승학이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약간 작위적이긴 하지만 (특히 승현이 누나의 개입) 웃음을 되찾은 승학이의 모습이 반갑다. 그리고 <천왕봉>은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연히 시험문제를 보게 된 아이들이 산을 오르면서 쉬운 길로 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5~6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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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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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요 작은 책 샘터가 내 가방 속 한켠을 자리잡고 시간 날때마다 펼쳐드는 게 익숙해졌다.

특히나 요 몇 달간, 정신 없이 바빴던 터에 제대로 책 한 권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때, 그래도 가방을 뒤적여 읽을거리를 찾을 때 요 책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누군가는 활자중독이라고도 말하던데... 어쨌든 곁에 읽을거리가 없으면 불안해지는 것이... 게임중독보다는 낫지..하면서 애써 위안해본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내가 다른 일때문에 정신없이 바쁘지 않았다면, 교황의 방한에 대해, 그리고 교황이 한국에 머물며 우리에게 남긴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을지도 모르는데..나는 교황이 왔다갔구나 정도에서 그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물론 세월호 유족들과의 일화는 sns를 통해 접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에 교황의 방문은 시기적절하였다.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과, 그리고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는 데 대한 불안감을 가진 국민들에게 교황의 방한과 그의 말은 힘이 되어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우리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힘을 주고 안아줄 수 있는 대통령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헌책이 말을 걸었다를 읽으면서, 나는 늘 보수동 책방골목을 떠올린다. 독서와 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있고, 올 가을에는 독서축제와 책잔치 등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의 독서문화 혹은 책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부산시 역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수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정작 헌책방 거리는 관광상품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헌책이 말을 걸었다의 글을 읽을 때마다 보수동 책방골목이 가진 컨텐츠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책이었다가 다시 헌책방으로 들어온 책이 또다른 주인을 만나 가는 과정에서 전 주인의 흔적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작은 잡지지만, 짜투리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읽을거리이다. 혹여, 가을이라고 책 한권 읽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책을 손에 잡지 못하는 분이 있다면 권해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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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10-07 0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서는 보수동이란 곳이 있어도 이곳을 제대로 살리거나 살찌우는 길을 좀처럼 못 찾지 싶어요. 보수동을 `지원`한다고 하나, 정작 건물 한두 개 짓거나 간판 고쳐 주거나 보도블럭 바꾸는 것으로 끝일 뿐, 알맹이를 살리도록 하는 지원은 이제껏 아직 없어요.

올해에 하양물감 님이 함께 했던 그 행사가 `다른 기관이나 단체`에서 `처음`으로 `돈`을 들여서 보수동에서 `책이라는 내용`으로 다룬 행사였답니다...

그러니 하양물감 님 보시기에도 보수동은 시나 구나 문화단체에서 `관광상품`으로밖에 안 보는... 그런 형편이지 싶어요.

하양물감 2014-10-07 15:43   좋아요 0 | URL
네...그렇지요...

이번에 군포대한민국독서대전, 파주북소리2014, 와우북페스티벌 현장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러면서 느꼈던 것이 책관련 축제라는 것이 거대한 책세일시장이라는 것이었어요. 출판사들이 리퍼브도서를 앞세우긴 했어도 어쨌든 50%이상, 심지어는 8~90% 세일을 하는 거대한 할인매장이었습니다.

어쨌든 그곳에서 만났던 어떤 분이 보수동 책방골목을 얘기하더라구요.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나 관계기관 및 관공서에서는 보수동책방골목의 많은 분들이 책방골목의 번영을 원하지 않는다고들 말씀하셔요. 왜일까요?

대부분이 건물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보수동책방골목이 번성하고 잘되면 책도 많이 팔고 좋겠지만, 집세를 더 올려달라할까 두렵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건물주인들은 헌책방 내 문화컨텐츠 개발에 지원하는 걸 반대하고 보드블럭이나 주변환경 개선을 통해 집값이 올라가길 바란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들은 이 말을 100% 신뢰하지는 않으나, 수억이 넘는 돈들이 보수동책방골목지원을 위해 쓰여진 것만은 사실이라는 것이죠. 그게 누구 주머니에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어도.

이제 곧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행사가 열립니다. 올해도 들려 봐야지요^^
 
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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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는 우리 음악을 즐겨듣는 편이다. 오히려 요즘 가요나 최근 유행 음악들보다 우리음악에 더 친근함을 느낀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는 국문학 전공에 우리 음악을 하는 풍물패 생활을 했던 것이 우리 음악과 가까워지는 이유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가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시시때때로 음악을 듣는다. 듣다보니 더 좋아지고 좋아하다보니 자주 듣는다. 우리 음악이라고해서 다를 바 없다. 듣다보면 자연스레 더 즐기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한번 들어보는 것이 힘들 뿐. 어느 것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모든 것이 처음이 낯설지 두번 세번은 익숙해지는 법이니까.

 

아이와 함께 자주 찾는 공연장이 있다., 부산국립국악원. 자주 가서 듣고 보고 하다보니 아이도 우리 음악에 거부감이 없다. 애써 찾아서 듣지는 않을지라도 들을 때 흥을거리거나 감상을 조금 할 수는 있다. 이왕이면, 공부도 좀 하고 들으면 쉽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클래식도 그렇지 않은가? 쉬운 설명을 곁들인 클래식이나 오페라 같은 것들이 유행하는 까닭일 터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선택했다.

옛 글 속의 우리 음악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홀로 앉아 금을 타고....라....

 

담헌 홍대용 선생은 <대동풍요서(大東風謠序)>에서 우수한 노래란 어떤 것인지를 첫머리에 이렇게 서술해두었다. "노래란 그 정(情)을 말하는 것이다. 정(情)이 말에 움직이고 말이 글에 이루어지는 것을 노래라 한다. 기교의 빼어남과 졸박함을 버리고 선함과 악함을 잊은 채, 자연을 따르고 타고난 개성과 감성을 발하는 것이 '노래의 우수함'이다"라고. (p35)

책에는 우리 옛 음악가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모차르트니 베토벤이니 하는 서양 작곡가들에 대해서만 줄기차게 배워온 터라 우리 음악가들의 이름은 낯설기만 하다. 인기작곡가이자 명연주자였던 김성기는 조선 후기 우리 음악사에 있어 핵심인물 중 하나이다. 실학자 유득공의 일가이기도 한 유우춘은 해금연주가였고, 가객 송실솔도 있다. 이들이 낯선 것은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해서일터. 이제라도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런가하면 악기의 내력도 밝히고 있는데, 쌍절금, 옥퉁소같은 악기가 나온다. 나도 가끔은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가서 잘 모르는 악기에 대해 아이가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인터넷 검색의 힘을 빌리곤 한다. 이렇게 한번쯤 책을 통해 접한 정보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책에는 여러 가지 설명글도 좋지만, 함께 볼 수 있는 옛 그림과 글들이 있어서 더욱 좋다. 옛날의 악기나 노래 음악이 지금처럼 파일이나 동영상같은 것으로 남아 있지 않으니 그 원형을 제대로 알기는 어려우나 그때의 풍속이나 행사를 그려놓은 그림을 통해, 또는 글을 통해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김홍도의 《평양감사향연도》중 <부벽루연희도>의 세부도나 <숙종 37년 조선통신사 행렬도> 같은 그림을 보면 우리 악기와 그 배열을 살펴볼 수 있다.

 

3장에 이르면 우리가 자주 접했던 글도 볼 수 있다. 도산십이곡이라든가한산섬 같은 시. 물론 국어시간에 시험을 위해 배운 게 다인지라 이렇게 해석을 곁들여 읽으니 더 쉽게 이해가 된다. 5장에 이르러 판소리까지 읽고 나니 이제는 우리 음악과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제는 아는 만큼 들리는 것을 경험할 차례인가싶다.

 

이런 류의 책을 일부러 선택해서 읽을 사람이 몇이나 될 지는 모르겠다. 다만 가끔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어도 골라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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