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 제목 한번 기가 막히다.

마치 화장실 들어갈 때와 화장실에서 나올 때처럼.

오늘은 어떻게 살아남나 하는 출근길의 고민과 어떻게 계속 살아야하나 하는 퇴근길의 회한이라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명제이기에, 절로 손이 간다.

매일 정시 출근해서 8시간 근무를 마친 후 퇴근하는 직장다운 직장에 다닌지는 이제 겨우 6달이 되어간다. 그동안은 조금 자유로운 직업이었다고나 할까? 강의 있는 시간에만 바쁘게 움직였던 결혼 전과, 아이를 낳은 후 파트타임으로 하루 5시간의 근무를 했던 4년 정도의 시간, 그리고 올해 5월부터는 보통의 직장인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업무와 근무형태가 달라졌기에 내가 인지하는 직장생활도 많이 다르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러나 근무시간도 근무형태가 아무리 달라도 직장인의 고민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비슷한 것 같다. 제법 긴 시간을 시간강사로 살았던 동안에도, 누구는 정식으로 채용되어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교수로, 누구는 시간강사지만 제법 찾는 곳이 많아 어느 정도 커리어를 확보한 채 움직이는 시간강사로, 누구는 교수들이 외면하는 자투리시간 강의나 겨우 받는(?) 대상으로 나눠지기 일쑤였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살아남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이 책의 8부 내용을 몇 가지 언급해볼까 한다. 8개의 장으로 나누어진 이 책에서는 40개의 소제목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8부는 참아야 하는가, 맞서야 하는가? 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직장생활에서의 부당한 처사나 상사의 비리 같은 일 앞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할까? 또는 회사로부터 받는 부당한 처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간의 문제로 업무부하가 과중하게 늘어나 팀이 처리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일단 전자의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 내용을 읽으며 후자의 일을 생각해보았다. 저자는 세상에 있는 다섯부류의 일꾼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첫째는 문제를 볼 줄 모르는 사람, 둘째는 문제를 틀리게 보는 사람, 셋째는 문제를 알지만 주위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 말하지 않고 적당히 지내는 사람, 넷째는 주의에 대한 배려냐 대안없이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까발리는 사람, 다섯째는 문제를 알 뿐만 아니라 그 문제의 근원을 알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사람이다" (p.400)

 

그동안 몇몇군데서 일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는 연장자라는 것이 막강한 무기가 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직급이 낮더라도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업무지시를 내리기 힘들 때가 있고, 업무지시가 내려지더라도 자기 고집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전체 팀의 분위기는 흐트리게 되고 실적은 저하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팀장의 역량에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인간과 인간이 함께 부딪치고 관계 속에서 일이 이루어지는 특성 상 어느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정에 이끌려 제대로 업무지시를 내리지 못하는 것도, 상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고집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일 뿐이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전설이 되기를 원한다. 전설이 되려면 어떠해야하는가? 오합지졸을 데리고도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누구도 안 될거라 생각하는 일도 되는 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하며, 없다면 가지려고 노력해야한다는 말이다. 직장생활이란 것이 결코 시간만 떼우고 월급을 받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말일 터. 직장인들이 일만 하는 기계처럼 움직여서야 즐거운 직장생활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직장 또한 하나의 사회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처세와, 자기계발과,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그를 위해 내가 원하는 가치, 내가 바라는 사회상을 고민하고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고 그 일을 스스로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직장 생활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출근시간에 집을 나서며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이렇게 마무리지어야지. 그리고 나는 소망한다.  퇴근길 발걸음이 정말 가볍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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