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서재에 들어와 발자국 하나 남기고 또 휘리릭 사라진다.
뭐가 바쁜지 이웃 하나 돌아볼 여유도 없이, 마치 리뷰 하나 올리는 게 의무라도 되는 양 글을
써놓고 후다닥 나가기 바쁘다. 그동안, 그랬다.
모처럼 여유를 찾아본다.
어젯밤에 일찍 잔 덕분이다.
요 며칠 계속 초저녁잠이 쏟아지고, 안자던 낮잠도 잔다.
어떤 이는 몸이 원하는대로 해주라고 말한다.
그런데 머리속은 복잡하다.
몸이 원하는대로 잠도 자주고, 머리도 안쓰고, 푹 쉬어주고싶은데,
몸 따로, 마음 따로, 몸 따로 논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낫다.
흐린 날씨가 마음을 조금 가라앚혀주는 듯하다.
사놓고 쌓아 둔 책이 책장 속으로 밀려 들어가 이제는 있는지 없는지도 구분이 안된다.
다시 한권 한권 찾아내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