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 청소년을 위한 논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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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가 대입 논술 출제 고전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다만... 일단 '논어'는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 판덩은 청소년의 관심을 고려하여 '공부'에 관련한 주제만 다루었다고 서두에 밝히고 있다. 논어의 핵심 취지가 '배움'이기 때문이며, '공부'는 학습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일상생활, 교우관계 등 모든 것이 배움에서 시작한다. 


목차를 보면 1장 '지겨움'을 '즐거움'으로 전환하기, 2장 공자가 말하는 격이 다른 '공부', 3장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공부법, 4장 공부의 블랙 레벨 락지자를 향해 로 구분하고 있다. '공부'가 '학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소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청소년'이 아닌 '직장인'을 대상으로 쓴 내용이라고 해도 좋을 부분들이 있어서 책을 읽는 대상에서 벗어난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는 '한문'이라는 과목이 있어서 논어의 유명한 구절들은 접해본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주입식교육이라 지탄받는 과거의 교육법도 나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첫 장에서 제일 먼저 다루고 있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한자세대가 아닌 청소년을 위한 배려일까? 어쨌든 한자가 아닌 한국어독음으로 읽으니 참 이해하기 어렵다. 친절하게 아래에 한자를 설명하고 있지만,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문장이다. 논어의 첫 문장으로 이 문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평생토록 배워야 한다. 평생 공부를 시작하는 출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움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갖춰야 할지 태도를 정해야 한다. 이 문장은 바로 공부에 대한 태도를 다지는 문장이다."(p.22-23)


이 책은 '논어'를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지만, 논어의 구절을 설명하며 연관 있는 현대의 저서에서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의 내용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위의 문장을 설명하며 로버트 풀과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재발견'과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과 같은 책을 언급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다양한 다른 책이나 내용을 공유하는 이유를 독자의 '지적결함'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 밝힌다.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게 아니며, 그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만심과 오만함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하는 지식과 지혜는 책에만 나와있는 것이 아니며 세상 만물을 깨닫는 이치는 어디서든 배울 수 있다.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는 매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세 가지 이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반성했다. 첫 번째 질문은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도모하면서 충실하지 않았는가?'는 자신의 일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일에서 충실하다는 것은 바로 '전문성'을 뜻한다. '충실히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도모'하려면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몸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처한 문제를 고민하고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충실함을 바탕으로 '생각을 갖고 일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학업에서의 자세가 될 터이고 직장인에게는 업무 태도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친구와 사귀면서 믿음이 있지 않았는가?', 즉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다. 인간관계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기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은 '전수한 것을 익히지 않았는가?'이다. 이는 배우고 제때 익히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스승으로서 자기 반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가르치기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3장에서는 '나 자신을 위한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중 하나는 '실수를 만천하에 드러내라'는 부분이 있다.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而內自訟者也."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런데 이것을 처리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아주 낮은 수준의 대처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늘 남 탓을 한다. 두 번째 대처는 잘기 잘못은 '인지'하지만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 잘못인건 알지만 다른 사람이 지적하는 것 참지 못하거나 마음 속으로는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것을 시인하지 않는다. 세 번째 대처는 자기잘못의 공론화이다. 즉 자기 잘못을 깨닫고 그것을 사람들 앞에서 솔직하게 고백한다. 공자는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하며 그것은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비판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내 생각이 과학적이고 공평한지, 논리적인지 의심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읽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공자의 삶과 지혜는 2500년 전의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나의 삶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많은 이들이 논어를 읽고 인생의 깨우침을 얻듯, 청소년들에게도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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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기로운 디지털 시민입니까? - 건강한 디지털 세상을 여는 미디어 리터러시 행동하는 어린이 시민
루차 소토마요르 지음, 이트사 마투라나 그림, 남진희 옮김 / 다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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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민,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말을 최근에 자주 들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단어는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런 형태의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바꾸면 좋을텐데...요즘은 거의 다 영어를 그대로 쓰니 (나처럼 영어하고 담쌓은 사람은 좀 어렵다. 하하).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상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의미한다. 지식정보를 검색하거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교류하는 거의 모든 일이 디지털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세상의 도래는 인간에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사이버폭력이나 온라인범죄 등에 의해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 시민이란 "온라인 세상에서 인권을 지키고, 인터넷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며 "올바른 인터넷 사용 문화를 이끄는 사람"(p.5)이다. 디지털 시민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인터넷의 작동 원리, 포털 사이트, 웹페이지, 브라우저, 온라인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등을 소개한다. 




1969년 아르파넷으로 출발한 인터넷은 1980년대에 군사적인 목적으로 전 세게적인 네트워크가 만들어졌고, 영국의 과학자인 팀 버너스 리가 인터넷에 'www'라는 이름을 붙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월드와이드웹은 1993년에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메일로 보낸 최초의 사진은 아기 사진이었고. 1995년 최초로 만들어진 이모티콘은 하트였다는 깨알 상식도 알 수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바로 그 시기에 pc통신이라는 이름의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아이즈'이용자였다. 전화선으로 연결되어 pc통신을 하느라 집집마다 전화가 통화중이었다는... 옛날이야기.(^^)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점차 많아져서 정보 검색은 물론 다양한 소통, 커뮤니티, 게임 등도 가능하다. 그리고 여론을 만들기도 하고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며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구한 정보와 의견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최근 챗GPT가 화두인데 그 기능에 놀라면서도 엉터리 정보를 너무나도 당당하게 재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 정보와 콘텐츠 관리, 그리고 검색 엔진, 링크, 유튜버 등에 대해 알려주며 언제나 정보가 믿알만한 것인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린이용 도서다보니 이런 정보적인 면뿐만 아니라 최근에 유행하는 이모티콘 퀴즈 게임 같은 것도 소개하고 있고, 소셜 네크워크 SNS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물론 SNS에서 조심해야 할 점들도 알려준다. 요즘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구조, 유명한 웹사이트, 유튜브, 포털사이트, 웹 브라우저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해서도 소개를 한다. 결국 인터넷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공간이기에 현실 세계에서 인간관계가 중요하듯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도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인터넷에 접속해 있다는 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셈이라고 전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시민이 되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에서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는 것, 너와 나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은 모두 이 책을 읽고 있는 바로 우리 손에 달려있다. 우리의 인권을 지키고 안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는 책임감 있는 디지털 시민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P.63참조)


디지털 세상의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기술의 발달로 얻은 좋은 기회와 능력을 남을 해치고 남을 괴롭히는데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서는 안될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대라는 지금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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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사라지고 있어 -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환경 탐험 행동하는 어린이 시민
엘레나 판토하.안드레아 베르가라 지음, 파블로 루에버트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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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우주에 있는 수많은 행성 중 하나인 지구. 이 책은 지구를 보호하는 첫걸음이 바로 지구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라고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지구에 살기 시작했고, 지금은 약 79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인류의 삶은 엄청나게 편리해졌지만,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생물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는 자연환경을 서식지라고 한다. 생물들의 서식지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우리는 생물들의 서식지를 무분별하게 파괴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75%에 해당하는 물은 또 어떠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열대 우림 아마존은 또 어떠한가? 아마존에서 만들어진 구름은 지구 전 지역으로 흩어져 비로 내린다. 그런데 2019년 아마존에서 난 큰 불로 축구장 만 개 정도의 아마존 숲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구에는 인간만 사는 것이 아니다.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찾아보자. 잠깐만 둘러봐도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지 찾을 수 있다. 


지구가 보내는 위험 신호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상 기후 현상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은 많이 다루어진 이야기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쓰레기 더미들로 앓고 있는 지구의 땅, 오염된 가스 때문에 더러워진 공기,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거나 괴로워하는 바다동물들,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우리에게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


이 책은 우리가 지구를 위해 행동해야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들 들어서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야기해야 할만큼 여전히 지구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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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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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



요즘도 가끔 바퀴벌레가 보이기는 하던데... 내가 어렸을 때는 더 많이 보였었다. 지금이야 해충박멸하는 세x코 같은 업체도 있고, 가정용 해충박멸약도 많고, 아파트에서는 때되면 소독도 하고 하니 잘 보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때, 여름이면 집 앞 마당 평상에서 잘 때가 많았다. 집 앞 마당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다니는 골목길 어귀였다. 응답하라 시리즈 보면 나오는 집 앞 골목에 있는 평상 같은... 거기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잠들곤 했는데, 가끔 얼굴이나 팔 어디쯤에 커다란 무언가가 툭 떨어지곤 했다. 날아다니는 바퀴벌레... (혹은 옆 무화과 나무 위에서 떨어진)였다. 그러니 당연히 내 기억 속의 바퀴벌레는 더럽고 징그럽고 보기 싫은 존재일 수밖에...


그런데 이 책에는 그런 바퀴벌레의 매력에 빠진 한 사람이 등장한다. 아니, 바퀴벌레를 애완용으로 키운다고 하는데 우웩... 왜? 이런 의문을 갖고 펼쳐보았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단순히 생물의 한 종인데 왜 바퀴벌레는 미움받을까? 그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순수하게 바퀴벌레의 성질이 싫다기보다 '모두가 싫어하는 존재', '해충',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이미지가 거대한 혐오감으로 뭉쳐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퀴벌레가 싫다는 사람조차 '싫다'라는 자기감정을 의심하며 '바퀴벌레는 왜 미움받을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바퀴벌레가 꺼림칙하다면 부디 '왜 싫어하는지'를 곱씹어보길 바란다. 머릿속에서 실제 감정 이상으로 혐오감을 부풀리고 있는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자."(p.21) 라고. 


바퀴벌레를 해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상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다가, 무서워하고 소름돋게 싫어하고 할만한 존재인가를 생각하면 또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바퀴벌레를 대하는 마음 역시 '혐오' 감정에 해당한다면 바퀴벌레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바퀴벌레는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는 더 있다."

"바퀴벌레는 사람을 공격한다." 


바퀴벌레에 대한 괴담이다. 음, 괴담이라면 사실이 아니란 말일까? 위의 두 가지는 나도 그렇게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바퀴벌레가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알집을 달고 다니기 때문에 슬리퍼로 내리치거나 약을 뿌리면 그 알집이 떨어져 나온다고 한다. 뭐, 죽기 직전에 알을 낳는 것은 아니지만 알이 그때 떨어져나오는 것은 맞는 것 같군. 그리고 한마리가 보이면 주변에 100마리는 더 있다는 것은 비번하게 나타날 경우 해충박멸업체에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어쨌든 있을 수 있다는 말인데??) 그리고 마지막,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은.... 사람을 적당한 높이의 착지점 정도로 여겼을 거라고 한다. 공격의 의도는 없었다는... 그래도 그 여름밤 내 얼굴 위로 떨어졌던 그 감촉은 정말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감촉이었다. 


그렇다면 저자는 바퀴벌레를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바퀴벌레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바퀴벌레'이기는 하지만 '바퀴벌레'처럼 안 보이는 아이들이 엄청 많았다. 그렇다면 나도 그게 '바퀴벌레'라고 혐오하지는 않았을 듯하다. 역시 외모가 중요한 것인가? (아 --;; 그래도 시커멓고 커다란 그 바퀴벌레는 싫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이 저자가 알고 있는 수많은 바퀴벌레들은 일반인들도 그다지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은 특정 형태(색이나 크기)의 바퀴벌레는 저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실내에 출몰하는 바퀴벌레는 배수구, 싱크대 등 잡균이 많은 장소를 통과했을 수도 있고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잡식성이므로 온갖 병원체를 운반할 수도 있다. 또 숲 속에 서식한다고 해도 어디서 무얼 먹고 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요소는 모든 생명체에 잠재해 있는 것으로 바퀴벌레에만 한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바퀴벌레에만 한정된 위험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러므로 거북이, 물고기 등 야생의 생물을 만지고 나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p.43)라고.


그러면 이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 왜 바퀴벌레를 연구하고 있는 것일까? 고등학교 졸업 후 자연환경을 공부하는 전문학교에 입학한 저자는 막연히 생물과 관련 있는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곤충자연관찰공원의 '곤충관' 구인을 보고 입사를 지원하여 채용되었다고 한다. 곤충관 직원들의 주요 업무를 '생물 사육, 전시 제작, 이벤트 운영'으로 나눈다고 한다. '생물 사육'은 곤충관의 무수히 많은 생물을 매일 보살피는 일이다. '전시제작'은 사육 중인 생물들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잘 보이도록 조정한다. '이벤트 운영'은 곤충관찰교실, 사육방법교실 등과 같은 이벤트를 운영한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바퀴벌레'를 혐오하지 말라는 이야기 뿐만 아니아 곤충관에서 일하는 직업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했다.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청소년이라면 진로 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소재가 '바퀴벌레'라는 것보다 '곤충'으로서의 바퀴벌레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리고 곤충과 관련 있는 직업으로서도 살펴보길 바란다. 


저자는 곤충관 업무의 일환으로 곤충 중심의 사진 촬영과 사육 개체 채집을 위해 야에야마 열도(깊은 원생림 정글로 희귀생물이 많이 서식한다)에 방문한다. 그리고 여기서 히메마루바퀴와 처음 만나게 된다. 저자는 처음 사육하는 종은 인터넷에서 사육 정보를 찾거나 선례를 참고하는데 이 바퀴벌레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매뉴얼이 모든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 같은 종이라도 개체 차이가 있고 사육환경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책을 통해 곤충을 다루는 직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해충으로서의 '바퀴벌레'만을 알고 있던 나에게는 신선한 이야기였다. 다만, 학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퀴벌레의 이름을 일본어 그대로 읽어서 번역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이 없다고 한다면 학명으로 표기했으면 어떨까? 일본에서만 서식하는 생물이 아닌 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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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깨비가 듣고 있어 북극곰 이야기샘 시리즈 7
김정민 지음, 은희 그림 / 북극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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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았을 때, "엇 고양이네..오늘은 고양이 책만 두 권째 읽네"했다. 일주일째 눈이 내려서 깜이는 내내 천장 위 지붕 아래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갇혀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심심함을 달래고 있는데, 오늘은 이집 손녀 초롱이가 도깨비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며 도깨비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가 시작되자, '깜이가 도깨비였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할머니가 도깨비 이야기를 시작하자 깜이가 이러쿵 저러콩 아는 체를 하더니 급기야 할머니가 이야기하는 그 도깨비와 똑 닮은 외모를 갖고 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녀석 '깜이'는 도깨비였던건가?

약속을 잘 지키는 도깨비, 도깨비 방망이가 있으면 변신도 할 수 있고 소원도 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들으며, 깜이는 자기도 '도깨비 방망이를 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음 날 할머니네 집 지붕이 내린 눈때문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구멍이 나는데, 그곳에서 '깜이'를 발견한다. 초롱이는 '깜이'의 이름을 '깨비'라고 지어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내 생각을 뒤집는 반전이...ㅎㅎㅎ.

이 책에는 '쉿! 깨비가 듣고 있어' 외에도 '마술'이라는 단편이 하나 더 실려 있다. 두 이야기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바로 소재에 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고양이 집사'라고 한다. 요즘 sns를 봐도 고양이 집사의 수는 엄청 나다. 개인적으로 나는 고양이 털을 싫어하고 동물이 집안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키우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외로운 사람들 옆에 고양이든 강아지든 반려동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내용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도깨비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할머니에게 듣는 이야기들이 제법 많았는데, 요즘은 할머니의 자리를 유튜브가 차지한 느낌이다. 이야기의 재미란 말하는 사람이 상황이나 주변 환경에 맞춰 요리 조리 바꿔 가며 전달하는 그 재미가 참 큰데.. 그런 감성을 느끼기에는 세상이 너무 많이 바껴버렸다.

초롱이가 일주일이나 눈이 내리던 어느 날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장면은 내가 사는 '부산'에서는 잘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눈 때문에 무너져 내린 지붕 아래에서 깜이를 발견하기 위한 장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다. '마술'에서는 그와 함께 자신의 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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