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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깨비가 듣고 있어 ㅣ 북극곰 이야기샘 시리즈 7
김정민 지음, 은희 그림 / 북극곰 / 2023년 2월
평점 :
표지 그림을 보았을 때, "엇 고양이네..오늘은 고양이 책만 두 권째 읽네"했다. 일주일째 눈이 내려서 깜이는 내내 천장 위 지붕 아래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갇혀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심심함을 달래고 있는데, 오늘은 이집 손녀 초롱이가 도깨비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른다. 할머니는 뜨개질을 하며 도깨비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가 시작되자, '깜이가 도깨비였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할머니가 도깨비 이야기를 시작하자 깜이가 이러쿵 저러콩 아는 체를 하더니 급기야 할머니가 이야기하는 그 도깨비와 똑 닮은 외모를 갖고 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녀석 '깜이'는 도깨비였던건가?
약속을 잘 지키는 도깨비, 도깨비 방망이가 있으면 변신도 할 수 있고 소원도 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들으며, 깜이는 자기도 '도깨비 방망이를 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다음 날 할머니네 집 지붕이 내린 눈때문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구멍이 나는데, 그곳에서 '깜이'를 발견한다. 초롱이는 '깜이'의 이름을 '깨비'라고 지어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내 생각을 뒤집는 반전이...ㅎㅎㅎ.
이 책에는 '쉿! 깨비가 듣고 있어' 외에도 '마술'이라는 단편이 하나 더 실려 있다. 두 이야기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바로 소재에 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고양이 집사'라고 한다. 요즘 sns를 봐도 고양이 집사의 수는 엄청 나다. 개인적으로 나는 고양이 털을 싫어하고 동물이 집안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키우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외로운 사람들 옆에 고양이든 강아지든 반려동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내용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도깨비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할머니에게 듣는 이야기들이 제법 많았는데, 요즘은 할머니의 자리를 유튜브가 차지한 느낌이다. 이야기의 재미란 말하는 사람이 상황이나 주변 환경에 맞춰 요리 조리 바꿔 가며 전달하는 그 재미가 참 큰데.. 그런 감성을 느끼기에는 세상이 너무 많이 바껴버렸다.
초롱이가 일주일이나 눈이 내리던 어느 날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장면은 내가 사는 '부산'에서는 잘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다. 눈 때문에 무너져 내린 지붕 아래에서 깜이를 발견하기 위한 장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다. '마술'에서는 그와 함께 자신의 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도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