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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ㅣ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2
박영만 원작, 이붕 엮음, 이선주 그림, 권혁래 감수 / 사파리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해님달님]에 이어 [선녀와 나무꾼]이라..정말 정감어린 이야기들이다. [해님달님]만큼이나 한솔이가 [선녀와 나무꾼]에도 관심을 보여줄까 은근히 걱정을 하며 책을 내밀었다.
한솔이는 언제나 표지를 오랜 시간 보는 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녀가 눈길을 끌었는데, 한솔이 눈에는 사슴이 먼저 보였나보다. 아무래도 동물 그림이나 사진을 더 많이 보아서였을 것이다. 한솔이의 첫마디는, "엄마, 사슴이 수염이 있어요."였다. 그랬다. 이 그림책 속 사슴은 수염이 유난히 눈에 띈다. 한솔이는 그게 신기한지 책을 넘기면서도 계속 사슴의 수염에 신경을 썼다.
표지를 보며 관심끌기에 성공~!! 이제 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나무꾼이 구해주는 부분이다. 사냥꾼 입장에서는 분통터질 일이겠지만 나무꾼은 사슴을 나뭇단 속에 숨겨주고 목숨을 구해준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선녀와 결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야기 내용은 어렵지만(한솔이에게) 나무꾼이 사슴을 구해주는 부분은, 포수에게 쫓기는 토끼를 구해주는 노래를 부르며 똑같다고 말한다. (요즘 한솔이는 똑같은 것 찾기에 열심이다)
나무꾼은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있던 팔선녀 중에서 막내선녀의 옷을 숨겨 결혼을 하게 된다. 금강산팔선녀전설이나 구운몽의 팔선녀, 통영오광대와 수영야류에 등장하는 팔선녀 등 옛이야기속에서 선녀들은 8명이다. 왜? 문득 궁금해졌다. 이건 나중에 한번 찾아봐야겠다.
두번째 이야기는 선녀가 아이 셋을 낳고 날개옷을 받아 하늘로 가버린 뒤, 다시 사슴의 도움을 받아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부분이다. 옛이야기 속에는 항상 금기가 있기 마련이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서도 두번의 금기가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아이를 넷 낳기 전에는 날개옷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런데 나무꾼은 그 약속을 어기고 날개옷을 보여준 대가로 아내와 아이들과 헤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슴은 그를 한번 더 도와준다. 한번의 실수는 안타깝게 여겨서일테지만 두번째 실수는 용납하지 않는다.
세번째 이야기는 하늘나라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나무꾼이 어머니를 보러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슬퍼하다가 수탉이 되어 운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읽었지만 한솔이는 그림에 관심을 갖고 책을 보았다. 사슴과 용마는 물론이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토끼나, 두루미(학?), 호랑이 등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은 아이가, 밤에 잠자기 전에 책 없이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인다. (물론, 내가 그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구전의 특성이 많이 살아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옛이야기의 특성상 교훈이 잘 드러나는 글이다. 한솔이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수탉이 왜 꼬끼오~하는가이지만, 엄마의 바램으로는 약속을 잘 지켜야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