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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1 - 와인의 세계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와인이라 하면, 왠지 분위기 잡을 때 마셔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의 라벨을 보고도 무슨 와인인지를 잘 알 수 없는 나로서는 공부하지 않고는 마실 수 없는 술 같기도 하고, 또, 컵 하나만 있으면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혹은 병째 먹어도 되는) 술에 비해 이것저것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보이는 술이 와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와인을 마시려면, 코르크 마개를 따는데서부터 뭔가가 필요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편하게 마실 수 없는 술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와인이 몸에 좋다는 등 건강을 위해 마신다는 등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대형마트에도 와인 코너가 제법 크게 자리잡을 정도가 되다보니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제법 늘었다는 말일게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와인 관련 책들이 어려운 용어들로 인해 읽으면서 오히려 더 어려워졌던 데 반해, 이 책은 전반적으로는 쉽게 설명되어 있다.

만화는, 아무래도 읽을 때 부담이 덜한게 사실이다. 같은 분량의 다른 책에 비해 읽어야하는 정보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하고, 도식화된 시각정보의 습득 또한 쉽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어렵게만 생각했던 와인의 세계가, 제법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러나, 이 책의 중반 부분은 조금 지루하다. 포도의 품종과 그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소개하고 있는데, 너무 많다. 물론 와인의 세계에서는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나처럼 와인 자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내용이 좀 많은 편이다. 포도 품종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지고, 또 포도의 수확상태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빈티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빈티지나, 포도수확지, 포도품종과는 별개로 자신의 입에 맞는 와인이 가장 좋은 와인이라는 점이다.

와인초보자가 겁먹지 않고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하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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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 4
패트리샤 맥코믹 지음, 전하림 옮김 / 메타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메타포의 소설들은, 읽을때마다 새로운 가슴떨림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애써 덮어두고자 했던 진실이 파헤쳐지는 느낌, 그러면서도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게 되는 소설들이다. 이번에 읽은 '컷'은 더욱 그렇다. 쉽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기를 망설였던 주제들임에도 거부감이나 거리낌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앞으로 나올 메타포의 책이 기대되기도 한다.

이 책, [컷]을 읽는 동안,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시파인즈Sea Pines] 아니 [식마인즈Sick Minds]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나의 생각을 많이 바꿔놓았다. 나는 우리 모두가 정신적인 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떻게 드러나는가에 따라 우리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되거나,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 대부분이 후자라고 생각하지만, 어찌 보면 그건 종이 한 장 차이도 되지 않는다.

이 소설 속 주인공 캘리는, 자해를 하고 이곳, 시파인즈에 온 소녀다. 시파인즈에는 캘리 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 중에서 캘리와 함께 그룹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은 거식증과 마약중독인 아이들이다. 캘리는 그들과 함께 그룹에 속해있지만, 다른 아이들은 캘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를 잘 모른다. 그것은, 캘리가 절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캘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외로움이 아닐까싶다. 캘리가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혼자임을 느낄 수밖에 없을 터이고, 집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던 그날도 캘리 혼자였다. 그리고 입을 닫아버린 캘리. 철저하게 혼자인 그녀다.

캘리는 시파인즈의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은, 말을 하지 않고 치료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그룹 치료를 할 때 다른 아이들은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러나 캘리는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문제를 자신만의 문제로 꽁꽁 싸매고 있는 동안은 캘리의 마음의 병은 치유되기 힘들다. 그리고 시파인즈의 다른 친구들, 간호사, 담당의사는 그런 점을 알고 있다. 특히 함께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들은, 그것을 이미 경험했고, 알고 있기에 캘리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의 충고는 위압적이거나 뭔가 가르치려 들지 않는 느낌을 줄 뿐 아니라 캘리의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관심이고, 따뜻한 배려이기 때문이다.

자해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아프게 하고 벌을 주는 것과 같다. 무엇이 그녀로하여금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까? 캘리에게는 아픈 동생이 있다. 그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엄마는 늘 피곤하다. 그리고 병원비를 대느라, 혹은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아빠도 늘 바쁘다. 그들 사이에서 캘리는 엄마와 아빠를 위해, 동생을 위해 희생을 요구당하고 있는 것이다. 캘리의 외로움을 눈치채는 사람은 없다. 엄마 대신 청소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봐 텔레비전 소리까지 죽인 채 보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부모.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사람들에게 안정과 편안함을 준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 캘리처럼.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캘 리가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캘리와 같은 상황이라고 해서 모든 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오히려 그 상황을 자기주도적으로 바꿔놓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시키기도 한다. 캘리는 그러지 못했을 뿐이다. 캘리의 자해도 가족이나,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임시양호선생님이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로부터의 무관심 속에서 캘리는 점점 더 외로움을 느끼고 그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게 되는 것이다.

‘자해’를 이해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내 주변에도 자신을 자해하고 뭐든지 자기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 사람을 떠올렸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늘 조마조마하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만, 정작 그는 그런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느낀다. 뭐든지 자기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을 더 자책할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가 생각났고 그도 캘리와 같은 심정일거라고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그에게 권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캘리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자신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자극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 적어도 그가 마음의 문을 열 의지가 생길 때까지는 미뤄두어야 할 것 같다. 대신,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정말 잘 한 일 같다. 적어도 그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 지 실마리를 잡은 듯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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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이 끝나는 곳 (양장)
셸 실버스타인 글. 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을 위한 동화, 라고 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자신도 모르게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게 만드는 그런 글, 혹은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글. 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얀 표지에, 단순한 펜선으로 그린 그림이 있는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만일 당신이 꿈꾸는 사람이라면, 어서 오세요."(p.7)라며 속삭이는 이 책은 그리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책이다. 한편으로는 "이끌이 피끌이 티끌이"(p.14), "말똥말똥이"(p.106), "지긋지긋이"(p.107)같은 시의 단어들이나, "부엉부엉, 엉, 누가 온다구? / 힝힝, 힝힝거리면 되지 / 비빕비빕, 비빔밥은 어때?/ 멍멍멍, 멍하니 있어. / 매애매애, 매앵추"(p.30-31)같은 문장, '사랑'이라는 시와 같이 번역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같은 이야기들도 보인다. 이 책 전체를 오롯이 나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골목길이 끝나는 곳은 어떤 곳인가? 어릴 때, 내가 놀았던 장소는 골목길이지 놀이터가 아니었다.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 골목길이 끝나는 곳은 막다른 골목이거나, 혹은 큰길이 시작되는 곳이어서 언제나 멈춰서야하는 곳이었다. 쉘 실버스타인이, 우리를 골목길이 끝나는 곳으로 초대하여 그 곳을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속의 화자는, 우리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서(자루에 뭐가 들었니?-p.109)우리가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 혹은 무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피리부는 사람이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후크선장과 같은 인물들을 빌려와서(남은 사람 -p.151 / 앨리스 -p.110 / 후크선장 -p.16)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림 속에 이야기가 숨어있기도 (게으른 제인 -p.85 / 제발 좀 나를 놀리지 마 - p.105 / 이 세상에서 제일 긴 코 -p.132-133) 하다.

 

시인지, 동화인지 구분하기 모호한 글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쩜 이런 것도 글로 써 놓으니 제법 문장이 되네 싶은 것도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문장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끔은 우화를 통해 교훈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을 때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은 글을 보충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그림을 그린 후 글을 쓴 것같은 느낌이 든다.

 

내 마음에 든 부분이 몇가지 있는데 그건 아래와 같다.

[색깔](p.22) 내 마음 안에 있는 색깔은 무슨 색깔일까?

[일찍 일어나는 새](p.28) 내가 새라도 늦게 일어나겠다. 하하.

[레스터](p.67) 때로는 영악한게 독이 되는 법이지.

[자루에 뭐가 들었니?](p.109)끔찍하다, 그런 질문만(!) 받는다는건.

[엄마와 하느님](p.117)맞아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짧은 글을 통해 많은 걸 생각하게 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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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첫날밤을 기다리는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그들의 시점을 교대로 오가며 인생을 이야기하고 결혼을 게기로 달라진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번에 쑤욱 읽힐 만큼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읽으면서 문장을 곱씹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 읽는 것과 결혼을 한 사람이 읽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비록, 그 길고도 짧았던 그들의 첫날밤이 해피엔딩은 아니었을지라도,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사랑]과 [결혼]에 대해 내내 생각했다.

 

그녀, 플로렌스의 입장에서 나는 이 소설을 읽었다.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캐릭터였다. 그, 에드워드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다. 이 소설이 두 사람의 시점을 교차하며 풀어가고 있으므로 어느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보다는 중립적으로 읽을 수 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그녀의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녀간의 관계가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하고 있던 시점의 1960년대라고는 하지만, 어쩌면 현재의 우리 모습과도 그리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부자간에 누렸어야 할 어린 시절을 경험하며 자랐다. 그래서 아버지와 보낸 시간이 많았고, 그녀의 어머니보다는 오히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게다가 음악을 공부하고 음악으로 직업을 삼을만큼 예술적인 감성마저 풍부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감성적인 부분이 이성적인 부분보다는 강해보인다.

 

에드워드를 만나 사랑을 했지만, 그 사랑은 오히려 우정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 우정을 만족시키는 상대로서의 에드워드는 그녀에게 멋진 남자친구가 되어줄 수 있지만,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합법적인 섹스의 가능성]이 주어졌을 때는 그녀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듯하다.

 

결혼,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합법적으로 섹스를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두가지가 복합적인 게 결혼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녀, 플로렌스는 섹스의 의무감때문에 힘들어한다. 비록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지만, 그 행위를 설명하는 단어들에서부터 그녀는 거부감을 느낀다.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녀 자신은 원치 않는 일인데.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 섹스 없이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녀의 감정을 미묘하게 표현한 문장들이 에드워드의 시선과 교차하면서 오해와 화해를 되풀이하는 과정은, 하룻밤이 아니라 몇십년의 세월을 축소시켜놓은 듯하다. 큰 사건사고가 없어도 느껴지는 긴장감은 소설을 읽는 내내 팽팽하게 나에게 전해졌다. 그녀가 자신의 일(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일을 추진할 때 느껴지던 자신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두려움 때문에 시간을 늦추려고만 했다. 결국은, 실패로 끝난 첫날밤, 그녀는 그럴 수 밖에 없엇음을 깨닫는다. 그게 그녀였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음악적으로 좀더 성숙해지는 것이었고, 음악적으로 좀더 성공하는 것이었다. 결혼은, 가족을 만들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하는 필수품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그를 떠나 이혼수속을 밟는 플로렌스의 결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 결단이 이왕이면 결혼 전에 이루어졌다면, 서로에게 더 나은 결정이었을지도 모르지만, 해 보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사실, 결혼 첫날밤에 이혼하는 커플 이야기가 그리 큰 뉴스가 안되는 요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른들은 쯧쯧 혀를 찬다. 나는 그래도 그게 빠른 결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플로렌스와 에드워드는 첫날밤의 실패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한가지 방법을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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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4-08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리뷰가 참 반가워요. 잘 읽었습니다. 역시 저도 이 책을 읽어야겠어요.

하양물감 2008-04-08 20:51   좋아요 0 | URL
^^; 두 사람의 감정 변화가 참 잘 묘사된 작품 같아요^^

다락방 2008-04-10 23:36   좋아요 0 | URL
그런데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 좀 힘들었어요. 조금 쉬었다가 읽어야 할까봐요.

하양물감 2008-04-1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을 때는 한번쯤 숨고르기를 해야할 때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 책은 아직 안읽었어요. ^^
 
할아버지의 벚꽃 산 쪽빛그림책 4
마쓰나리 마리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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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할아버지의 벚꽃산 표지를 보는 순간, 마음이 환해짐을 느꼈다.

우리 동네는 벌써 벚꽃이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봄이 짧아진 것 같다. 벚꽃이 핀 거리는 화려하게 일렁인다. 수줍은 매화나 샛노란 개나리와는 다른 느낌이다. 거기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벚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니 그 흥취가 더욱 난다.

책을 펼쳐 할아버지 이야기를 읽는다. 할아버지와 함께 산을 올라 놀던 아이의 모습이 정겨워보인다. 우리 아이도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아이가 할아버지 곁에 가지 않으려해서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그런데 책 속의 아이는 늘 할아버지와 함께 논다. 할아버지가 몰래몰래 심은 벚나무가 점점 자라고 있고, 아이는 할아버지와 풀과 나무와 벌레들을 이야기하며 자연 속에서 자란다.

그런 할아버지가 어느날, 몸져 누우시고,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오르던 산에 홀로 올라 할아버지가 나으시길 기도드린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날 할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산에 오르는데, 활짝 핀 벚꽃이 오히려 더 슬프게 느껴진다. 벚꽃이 떨어지듯 할아버지도 더이상 일어나지 못하게 되셨지만, 할아버지가 심어 놓은 벚나무는 봄이면 봄마다 사람들을 불러들여 즐거운 놀이마당이 된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를 심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와 함께 놀던 벚꽃산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장소가 되어 빛난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벚꽃산의 즐거움은 여전하다.

요즘은, 특별히 벚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어디를 가지 않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꽃나무가 되었다. 벚꽃의 화려함은 봄날을 더욱 빛내준다. 개나리가 함께 피어있는 곳은 더욱 그 정취가 좋다. 이 그림책에서도, 겨우내 칙칙하던 산에 환한 벚꽃이 피는 게절이 돌아옴으로써 색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밝은 색이 주는 느낌은 언제나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그걸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으로 연결된다. 한그루 꽃나무를 심는 마음, 내가 아니라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다.

아쉬운 점은, 일본작가의 그림책이다보니, 마지막 페이지의 벚꽃놀이 풍경이 우리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아 보인다. 팔고 있는 물건(문어, 금붕어떠올리기, 볶음우동)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복장도 일본 전통복장이다. 그리고 북을 치는 모습도 그렇다. 그렇다고 작가의 그림을 수정했으면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으로도 나왓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따스하고 인간적인 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그림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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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4-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표지부터 마음이 환해지는데요!

하양물감 2008-04-07 23:09   좋아요 0 | URL
^^; 내용은 더 따뜻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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