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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9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가장 바쁜 달을 보내고 있는 나의 작은 여유.
샘터를 읽는다.
물폭탄 비가 내린 어제 부산에서는 물난리가 났다. 다행히 내가 있는 곳은 그다지 큰 일은 없었지만, 지역 곳곳에서 침수가 되고 인명피해도 있었다. sns에서는 서울에서 이 정도 난리 났으면 하루종일 재해방송을 했을텐데 그렇지 않다며 불만이 터져나온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임을 느끼게 한다.
어찌되었건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복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달은 가을분위기 팍팍 느껴지는 9월호.
특집으로 우리들의 작은 영웅을 준비했다. 국가의 역할이 커야 할 시점에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우리 주변의 작은 영웅들의 미담이 전해진다. 국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에 우리는 소시민들의 행동에 열광하고 지지를 보낸다. 늘 우리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들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띄기 마련이다.
여러가지로 기분이 착잡한 요즘이 아닐 수 없다.
오랫만에 이해인 수녀님을 만났다. 샘터를 통해.
얼마 전 교황의 방한일정이 있었고, 그 즈음엔 모두들 교황 이야기로 넘쳐났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종교지도자들의 역할에 대해 공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가 종교에 의지하고 기대하는 것은 바로 마음의 위안이 아닐까? 생활에 찌들리고,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에 무너지고, 인간들의 욕심에 치여 힘들어할 때 종교는 그러한 이들을 품어준다. 거기에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또 그 어떤 소수 종교든 가릴 것이 없다. 나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데에 종교의 다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종교의 기본적인 목적은 바로 그러한 이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것이고, 행복이고, 평화니까.
이해인 수녀님 소식을 읽으며 나는 종교에 대해 생각한다.
이번달 샘터에서 나의 눈길을 가장 끈 기사는 바로 버스시티투어이다. 이번달은 남도한바퀴이다. 버스시티투어가 이렇게 잘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부산에도 시티투어가 운영중인데 한번도 이용은 해보지 않았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이기에 그렇다. 그런데 남도시티투어를 보니 이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여행을 할 때 버스시티투어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바쁜 9월이 끝나면 나도 남도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샘터의 행복일기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볼 수 있어서 좋다. 나와 현실적 여건이 그리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을 일구며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샘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언젠가 나도 한번 글을 써야지....ㅋㅋㅋ
특집 '우리들의 작은 영웅'을 한번 읽어보자.
첫번째는 힘들게 세탁기를 짊어지고 배달해주었던 아저씨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때 누군가 던진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지, 나의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하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한 마디!! 가 나에게는 큰 용기가 된다.
지하철 성추행범을 따라가 잡는데 도움을 준 그 용감무쌍한 아가씨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불의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버리는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무관심이라는 병이 만연한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나의 작은 도움, 작은 관심이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샘터에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꼭지들이 있다. 이번 달에는 이 꼭지를 읽는 내 마음이 짠하였다. 군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문제들이 불거져나오고 있는 때라서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것도 군에서 생활하는 일반 사병들의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국가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에 가야 하는 곳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되는 군인들의 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바쁜 생활 중에 잠시 짬을 내어 읽는 샘터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놓치기 쉬운 삶의 가치를 떠올리게 해서 좋다. 어제 입은 수해가 어서 복구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