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 -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말하는 법
김성태 외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말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당신의 말>을 읽었다. 말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할까? 내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누가 말을 잘 하더라?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말의 내용이 잘 전달된다는 것이고, 전달하는 말의 내용이 논리적이어서 충분히 들을 가치가 있는 말이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내 생각이었다. 어떤 사람은 말은 정말 청산유수인데 주워담을 말이 없거나, 헤어지면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 시간은 웃고 즐겼지만, 공허함이 남는다. 말이란 것도 글과 같아서 시간을 들여서 듣거나 읽을 가치가 있을 때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 이 주 정도 이 책을 읽었다. 한 자리에 앉아서 정독할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동시간을 이용해 한꼭지씩 읽어나간 책이다. 실용서적인 측면이 강해서 '말' 중에서도 '면접'에 치우친 감이 없잖아 있다. 그러나 면접관을 움직이는 말솜씨라면, 일상대화에서도 충분히 그러하리라 여겨지니, 활용해봄직하다.

 

 

1.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

 

"면접을 잘 보는 기술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당신 자신의 삶을 보여 주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과의 만남, 대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내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런 삶이 담긴 이야기가 그 어떤 위인의 명언보다 더 깊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P.27)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고 싶을 땐 서점에 가자. 아동문학 코너로 가서 동시집을 꺼내 보자. 동시집을 넘기는 순간 울컥할 것이다. 그 '울컥'을 누군가에게 말해 주자, 울림은 공유되어야 하니까." (P.34)

 

"풍부하나 한 마디도 남기지 않고 간략하되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는다. 당나라의 문장가 한우가 말한 글쓰기의 비법이다. 말하기도 글쓰기와 다르지 않다. 한 글자를 빼도 괜찮은 말은 쓸데없는 말일지 모른다." (P.40)

 

 

2. 불순물을 걸러 낸 말하기

 

"말의 기본은 '콘텐츠'이다. 언변을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사람의 생각이다. 언변의 감동은 짧고 얕다. 좋은 생각은 특정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깊고 오래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P.52)

 

아, 정말 그렇다. 실컷 말을 했는데, 생각나는 건 하나도 없고, 공허함이 남았던 것은 바로 알맹이 없는 말들의 홍수 속에 휩쓸려 다니다가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글은 말과 다르게 논리의 순서가 눈에 확연히 보이기 때문에 논리가 없으면 짜임새가 엉성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글로 옮기는 연습을 자주 하게 되면 선명하지 않게 흘러가던 생각들을 체계화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말을 할 때 특정 주제에 대해 글로 써 봤던 내용을 떠올리면 쉽게 훌륭한 콘텐트로 사용할 수 있다." (P.64)

 

그래서, 작가들은 말을 잘 하는 것 같다. 며칠 전 김영하 작가가 힐링캠프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들은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예전에 어느 강연에서도 했던 주제였던 것 같은데, 감성근육을 키우기 위해 독서를 하라고 말하는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깊게 다가왔다. 작가가 생각한 내용을 글로 풀어 다듬었으니 그걸 말로 표현하는데 막힘이 없었던 것 같다.

 

3. 매력을 어필하는 말하기

 

"대화를 할 때 평소 자신답게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 모습을 기본으로 하여 자신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살짝 수정하는 것이다." (P.85)

 

 

4.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

 

"'대안'은 얻어 내고자 하는 것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대안'은 내가 원하는 후보군들 중에서 얻어낼 수 있는 절묘한 방법이다. 특히 내가 아쉬워서 부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몇 가지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를 상대가 고르게 되고 그에 따라 협상을 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다." (P.138)

 

이런 상황은 사회활동을 할 때 자주 접하게 된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문화관련 콘텐츠를 가지고 제안을 하러 오는 분들이 많다. 그들을 보면서 나도 여러 가지를 배운다. 제안서를 보면 항상 두 세가지의 대안을 갖고 와서 제안을 하고 그 중에서 하나는 성사를 시켜가는 곳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곳이 있다.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이러한 협상 능력이 외교에서도 발휘가 되길 바래본다.

 

5. 면접에서 빛나는 말하기

 

첫인상은 면접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는 영향을 많이 끼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는 '초두효과'라고 하는데, 처음 제공된 정보가 이후에 제공된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이르는 용어라고 한다. (P.178참고) 나 역시 첫인상에 따라 사람을 많이 판단하는 편인데 그게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나보다.

 

첫인상에서 나에게 불쾌한 인상을 주었던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다 좋게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판단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심해야겠다.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을 사로잡은 지원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표정이 밝거나, 당당하고 풍부한 성량을 가지고 있거나, 뛰어난 질문 이딩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두괄식으로 대답을 하며 시선은 적극적으로 처리하며 다른 지원자에 대한 매너를 잊지 않는다. 참고 하면 좋겠다.

 

 

6. 토론에서 공감을 얻는 말하기

 

"토론에서 필요한 매너는 딱 두 가지이다. 첫째는,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 둘째는 내가 발언할 수 있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P.192)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이것이 지켜지는 토론을 보지 못했다. 특히 정치인들의 토론, 그게 토론이냐? 서로 자기 말만 하는 것이지. 토론이 토론답지 못하니 보는 사람도 그 토론을 봐야 할 이유를 느낄 수 없다. 그러니 그들이 토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해봤자 그것이 제대로 청중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토론도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되지 않는 토론자, 토론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자기 말만 쏟아내는 토론은 이제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장담컨대, 상대편을 이길 생각으로 말을 하면 토론에서 진다. 말하려는 태도보다 들으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말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래서 토론자는 청자에게 잘 듣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P.194)

 

7. 청중을 사로잡는 말하기

 

"'인지부조화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현상에 대한 말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보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에 더욱더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청중의 눈높이를 알아야한다." (P.223)

 

비단 말하기에만 국한되는 말일까? 말하기든 글쓰기든 청중이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표현은 당연히 전달되지 못한다. 눈높이를 맞추면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8. 말솜씨를 키우는 말하기

 

나는 말을 잘 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강의할 때만큼은 설명을 아주 잘 한다는 말은 들어보았다. 내가 잘 알고 있고,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을 전달할 때는 어디에 강조를 두어서 말해야 하고, 무엇을 예로 들어서 하면 될 지 느낌이 온다. 내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하는지, 그냥 듣고만 있는지, 듣지도 않고 딴짓을 하는지도 보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말하기의 전략을 수정한다. 내가 준비한 것과 청중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수정한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이 또한 수많은 연습을 거쳤기 때문이다. 내가 말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글로 정리를 해두는 편이다. 글로 정리 한 것을 훑어 본 후 다시 키워드를 선택한다.

 

누구에게나 말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말하기도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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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2-16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면
말을 못 할 만한 사람은 없으리라 느껴요~

하양물감 2014-12-25 11:27   좋아요 0 | URL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의견교환을 통해 확장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보는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말에 진심이 없다면 전달이 안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싶어요.
 

사야 할 책은
결국 사야 하고,
제 아무리 유혹하는 책이 있어도
안 살 책은 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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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2-16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옳은 말씀입니다!

바람돌이 2014-12-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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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힐링북, 그러나 역으로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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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15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색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각보다 작더라고요. 저는 이 책을 동생에게 선물로 줬는데 꾹 참고 열심히 색칠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하양물감 2014-12-15 20:45   좋아요 0 | URL
저는 이걸 초등2학년 딸래미하고 같이 칠하다 눈돌아가는줄 알았어요.^^
어지간하게 꼼꼼한 사람 아니면, 혹은 그만한 여유가 없으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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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에 대한 동경^^ 읽고 더 가고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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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2-1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남미는 참으로 멋진 곳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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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아가 있다면, 책으로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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