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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식생활 - 아이의 식습관이 달라지는 과학적 해법의 모든 것
EBS <아이의 밥상>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0년 3월
평점 :
개인적으로, 참 다행이다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식습관이다. 한솔이는, 아주 어렸을 때 엄마 젖을 거부한 이후로 별다른 트러블 없이 잘 먹고, 또 식습관도 괜찮은 편이다.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밥이라도 먹을라치면 안먹는 아이, 돌아다니는 아이때문에 자기 밥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리에 앉아 제대로 밥먹을 수 있음에 얼마나 고마워했던지..
내가 한솔이의 식습관을 잡기 위해 했던 노력들은, 별다를 것 없는 것이었는데,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었구나 하는 걸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한솔이에게 특별한 이유식을 하지도 않았고, 아이용으로 따로 음식을 만들어보지도 않았다. 어른들이 먹는 반찬 그대로(김치도 고춧가루채로) 주었고, 그것을 한솔이가 잘 받아들였다. 그리고,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면, 다음 식사시간까지는 밥을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다음 밥상을 치워버렸다. 그랬더니, 아이는 별 무리없이 잘 따라와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운 음식도 잘 먹고, 밥상에서 투정도 잘 안한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식습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잘못된 식습관을 아이탓이 아닌 부모의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여러 번 새겨들을 말이다. 아니, 식생활뿐만 아니라 생활태도나 학습태도까지도 부모의 영향(가장 가까이 있는 양육자의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아이의 식습관 트러블을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가 왜 그렇게 먹을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고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어야'(p.11)한다는 말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제1장 왜 아이들은 단맛에 열광할까?
한솔이도 사탕과 초콜릿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것 없이는 못살 정도는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단맛에 푹 빠져 산다. 모든 아이들이 단맛을 좋아하지만, 적당히 제어가 가능한 아이가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 장에서는 설명한다.
세로토닌이나 도파민은 요즘 들어 내가 자주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되었다. 행복한 기분, 흥분, 웃음을 유발하는 세로토님과 동기부여, 기분전환, 긍정적인 마음, 식욕 등과 관련이 있는 도파민은 분명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물질이다. 나는 이러한 물질이 단것을 먹었을 때도 분비되는 물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러한 성분들의 수치가 높아지면 사람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만들고, 수치가 떨어지면 우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고 한다. 따라서 단맛에 중독되기 쉬워진다. 그러나 단맛을 가진 모든 식품이 중독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단순당 중 이당류를 중독성이 있는 단맛이며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먹는 음식(과자)에 많이 들어있다고 경고한다. 단맛에서 밥맛을 지키려면 첫이유식재료도 고민하고, 천연단맛에 관대하지 말며, 간식으로 배를 채우지 말고, 단맛으로 보상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제2장 네오포비아 그리고 푸드브리지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네오포비아라고 부른다. 네오포비아는 낯설거나 새로운 것에 대해서 느끼는 공포를 말한다. (p.85) 이것이 음식과 관련이 되면 음식네오포비아가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음식네오포비아는 만2~5세 즈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가 조금씩 줄어든다고 한다. 음식네오포비아를 보이는 아이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느냐,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아존중감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 시기에 형성된 자아존중감은 평생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고 하니 각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 중에 엄마가 어떤 음식을 긍정적으로 대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러니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의 식습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예를 상세하고 설명하고 있어서 현재의 나의 태도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며, 내 아이의 식습관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원인을 알았다면 그 원인에 맞게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푸드브리지는 같은 재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단계별로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으므로 집에서 시도해볼 만하다. 보너스정보에 있는 채소 먹이는 법은 내가 주의깊게 살펴본 부분이다. 한솔이도 밥을 잘 먹는 아이지만, 채소에 대해서는 조금 편식을 하는 편이다. 푸드브리지의 방법을 단계별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3장 우리 몸속 1인분 계측기
개인적으로 나는 비만이다. 그래서 아이의 식습관과 식생활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비만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과식을 들고 있는데, 자라면서 과식 이외의 여러가지 이유가 덧붙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공감한 것은 '먹기에 가장 적당한 양이란 그것의 실제 양과 상관없이 우리가 먹을 때 우리 앞에 차려진 양을 말한다'(p.157)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남김없이 먹으란 말을 자주 한다. 아이의 정해진 양이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엄마의 욕심으로 자꾸 먹으라고 강요를 하다보면, 과식을 하게 되거나 음식을 거부하게 된다. 이 장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나의 경우와 많이 맞닿아 있어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제4장 밥상머리 전쟁, 끝내야 할 때
이 장에서는 아이의 다양한 식습관(특히 고쳤으면 하는)과 그에 대한 해결방법이 나와있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그동안 아이가 잘 먹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 심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지, 또 주위 어른들이 내 아이의 밥 양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혹시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다양한 예와, 적절한 대응방법이 제시되고 있고, 원인을 찾는데 주력한 점이 돋보이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