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토미에 3 - 리버스 富江 Re-birth, 2001
원작 : 이토준지
감독 : 시미즈 다카시
출연 : 사카이 미키, 츠마부키 사토시 등
등급 : NR
작성 : 2006. 01. 20.


 

"오옷 이것은 토미에의 절정?"
-즉흥 감상-


 

  머리의 압박감이 심해지는 기분입니다. 다시금 이유 모를 금제가 저를 덮쳐 거의 모든 행동에 봉인을 당하는 기분이 든다랄까요? 아아. 그런고로 만화일기도 다시금 그리지 않기 시작했고, 노트북으로 행하던 자료 정리 작업도 잠정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무엇이 저를 이렇게 정신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감상 기록만은 멈출 수가 없어 이번에 보게 된 작품에 대해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작품은 한 남자가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문을 엽니다. 캔버스 위를 돌아  다니는 붓의 춤. 한 여인을 그리는 듯한 과정 속에서 눈 밑에 점을 찍는 군요. 그림이 완성되고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러고는 남자의 소지품 중 사진을 발견하게 되고 보게 됩니다. 그런데 사진속의 여자를 보더니 삐져버리고는 남자와의 절교를 선언하게 됩니다. 그러자 남자는 절망 속에서 파레트 나이프를 들고 토미에를 영원히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마침 그 현장을 방문하게 된 친구들의 도움으로 토미에를 땅 속에 묻어버리지만, 파티 장에 살아있는 모습으로 나타난 토미에로 인해 사건의 전모를 아는 이들은 공포에 떨게 되는데…….


 

  전편의 섹시하면서도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던 토미에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토미에. 칼로 찌르고, 삽으로 으깨고, 목을 조르고, 몸과 머리를 분리시키고, 불로 태워버리는 등의 다양한 살해방식이 난무하면서도 엄청난 재생능력을 과시하며 립스틱과 소량의 혈액을 이용한 매개재생의 모습마저 보여주는 토미에. 아아 저녁을 먹고 바로영화를 시청했더니 속이 다 뒤집어 지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점 영상적 현실성을 더해가는 기분이랄까요?


 

  지나친 소유욕과 그 과정 속의 파괴되는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광기. 아니, 이번 작품은 그것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한 남자의 고통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의 토미에의 질투심이 불러일으키는 사건 사고들은 참으로 무섭더군요.

 


  음. 그러고 보면 하나 이해되지 않는 토미에의 행동이 있습니다. 왜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일까요? 자신이 상대하는 남자로 하여금 통제력을 벗어나는 좌절감을 안겨주고는 자신을 죽이게 만든다. 그나마 전편의 토미에는 무시무시한 물리적인 힘을 보여주기라도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일반 소녀정도의 힘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 물론 이때까지 보지 못한 엄청난 재생력을 보여주긴 했군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복제되고 재생된 자신과 정신을 같이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친해지려고 하기보다는 서로를 죽이고자 한다. 그렇게 시대를 초월해가며 살아가는 토미에. 진정 그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는 어디에 있을까요. 혹시 그것은 토미에와 같은 영생을 살아가는 남자가 있어야만 가능 한 것은 것일까요?


 

  후훗. 그럼 이번 작품에서의 토미에의 외모가 제 취향이라고만 살짝 중얼거리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코자 합니다. 어디보자 다음은 최종장으로 알려진 '토미에 4 - 금단의 과실 富江 最終章 禁斷の果實, 2002'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TEXT No.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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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토미에 2 - 리플레이 富江 Replay, 2000
원작 : 이토준지
감독 : 미츠이시 토미지로
출연 : 호쇼 마이, 쿠보즈카 요스케, 마츠오 마사토시, 사카야 야마구치, 김구미자 등
등급 : NR
작성 : 2006. 01. 18.


 

"아아. 불쌍한 토미에."
-즉흥 감상-


 

  이어서 보게된 토미에 두 번째 이야기. 그런데 이건 뭐랄까요? 그저 감동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정도의 멋진 작품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길 수 있는 공포영화의 규칙을 착실히 지키면서도 전편에서 잘 살리지 못한 토미에의 개성 또한 잘 표현한 작품.
  아아. 마른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만난 토미에의 기묘한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무엇인가 괴로운 듯한 신음 소리. 그렇게 한 어린 소녀가 이동침대에 실려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문을 엽니다. 마치 임신을 한 듯 잔뜩 부풀어 있는 소녀의 배로 인한 비정상적 상황으로 잔뜩 긴장한 의사들이 수술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절개를 시작한 소녀의 갈라진 배 사이로, 어헉!! 붉은 빛이 도는 눈동자가 보이는군요!!
  이야기는 어느 날부터 사람이 사라져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병원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은 앞선 어린 소녀의 수술을 집도했던 관계자들의 실종에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주인공인 유미는 병원으로 찾아가 원장이었던 아버지의 소식을 묻게 됩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이라곤 의문 가득한 수술의 기록들 뿐. 그런데 그 내용은 날이 갈수록 기괴해지고 마지막의 피로 쓴 듯한 내용은 유미를 공포에 몰아넣게 하는데…….


 

  한 어린 소녀의 뱃속에서 척출 된 머리. 재생의 과정을 통해 완전하고도 아름다운 육신을 되찾은 토미에가 사람을 죽이기 시작한다. 왼쪽 눈 아래의 점이 특징인 가와카미 토미에. 그런 그녀가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나약함과 순진할 정도로 사악한 카리스마를 내뿜기 시작한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유미와 갑자기 변해버린 친구 다케시를 찾아 나서는 후미이토의 토미에 추적 이야기. 조금씩 드러나는 일의 진상과 함께 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침묵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거기에 앞선 작품에 비해 사실성을 더한 토미에의 기괴한 활약상은 정말이지 눈이 즐겁더군요. 특히 생각지도 못한 토미에의 천장 액션은 재생 장면과는 색다른 충격을 주었습니다(웃음)


 

  이번 작품에서 특히 인상 적이었던 것은 무한에 가까운 죽음을 경험한 토미에의 인격 불안정과 그 과정 속에서 지나친 사랑이 불러일으킨 죽음의 광기에 대한 철학을 말하는 부분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뭐랄까요? 전편에서도 분명 그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특히 그 부분이 와 닿는 기분이 들더군요. 아아. 잘려나간 자신의 머리를 들고 재생된 머리라는 것이 하는 말이 참…….


 

  "발을 딛으면 그곳에 길이 생긴다"라는 영화 속 명언과 함께 하는 무모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토미에를 추적하는 주인공을 보며 '참으로 간이 큰 애로군'이라는 중얼거림을 가졌던 작품. 하지만 전편보다는 분명 엄청 멋진 작품이라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 감히 말하는 바입니다.


 

  그럼 퇴근후의 '토미에 3 - 리버스 富江 Re-birth, 2001'를 기대하며 감상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TEXT No.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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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토미에 富江 Tomie, 1998
원작 : 이토준지
감독 : 오이카와 아타루
출연 : 칸노 미호, 나카무라 마미, 스즈키 이코, 도우구치 요리코, 타쿠치 토모로우, 코우타 쿠사노 등
등급 : NR 
작성 : 2006. 01. 18.

 

 

"나의, 나의 토미에를 내놔!!"
-즉흥 감상-


 

  저번부터 한번보고 싶다는 마음에 암흑의 루트를 통해 제 곁으로 소환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일본 공포 만화의 대표자중 한 분인 이토준지 님의 만화 '토미에'시리즈를 원작으로 영상화 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거 영화 '소용돌이うずまき, 1999'때처럼 저를 실망시키고 마는군요.
  그럼 왼쪽 눈 아래에 점이 있는 미소녀 토미에와 관련된 기묘한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오른쪽 눈의 안대와 종이 가방을 들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영화는 그 시작을 엽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히게 되고 남자는 내용물의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헉!! 그 좁은 틈 속으로 붉은 빛의 눈이 보이는군요.
  한편 어떤 사고로 인해 읽어버린 과거를 되찾고자 최면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가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즈미사와 츠키코. 미래의 사진 기사가 꿈인 그녀는 악몽과 불면증의 원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카와카미 토미에라는 이름을 둘러싼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그 사건을 쫓는 사람들과 함께 3년 전 피 비린내 나는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토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그 속에서 장편에 해당하는 토미에 시리즈. 토미에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어떤 남자이든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자신의 종이 되어버린 남자들을 조종해 또 다른 살인을 즐기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장난감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아름다운 소녀입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의 토미에를 보고 있다보니, 문자 그대로 '얼굴 없는 미녀'로 계속 진행되는 그 모습에서 순간 화가 났었습니다. 그러다가 중 후반부부터 얼굴이 공개되는데, 이런!!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 모니터를 깨 부셔버리는 줄만 알았습니다!!


 

  음음. 잠시 분노를 가다듬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봅니다.


 

  소설을 읽다가 영상화 된 것을 접하면서 충돌하게되는 이미지들. 이번 작품은 만화책을 통해서 인식되어있던 토미에라는 캐릭터의 사실적 표현에 대해 상당히 이질적인 충격을 받아버렸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토미에라는 캐릭터는 목을 잘라버리든, 육신을 토막내든, 잘게 다지든 간에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부활해 남자들을 현혹시키는 절세 미인으로서 인식되었는데, 이번 작품의 토미에는 뭔가 밋밋하면서도 영화 자체가 무섭기는커녕 무엇인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조차도 잡기 힘들었습니다. 그저 뒤죽박죽인 추리물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랄까요? 그렇다고 뭔가 명확한 결말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잃어버린 기억은 잊을 만 했기에 잊어버린 것이지 그것을 알려고 노력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 거기에 진정한 친구에 대한 믿음에 관해서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덤으로는 희망보다도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지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그저 만화책을 통해서 토미에를 다시 만나보고 싶어지는…… 이런이런, 저 또한 토미에의 노예가 되고만 것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럼 영화 '토미에 2 - 리플레이 富江 Replay, 2000'로 들어가며 감상 기록을 종료해보고자 합니다.

 

 

 

TEXT No.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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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스프리건スプリガン, 1998

총감수: 오토모 카츠히로

감독: 가와사키 히로츠쿠

원작 : 료우지 미나가와. 히로시 타카시게

작성 : 2005.12.01.


  오오. 드디어 스프리건 극장판을 보았습니다. 저에게 있어 만화책 ‘스프리건’과 ‘암스Arms’를 그린 료우지 미나가와 님을 만나게 해주었던 추억 속의 대작중 하나. 역시 다시 봐도 멋있는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어느 눈 덮인 산중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 작은 사고와 함께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현장은 폭발에 휩싸이고 맙니다.


  한편 악몽에서 깨어난 고교생 오미나에 유우. 그는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학급친구의 부름으로 옥상에서 만남을 가지지만, 친구는 유우를 향한 협박 메시지와 함께 자폭하고 맙니다.


  그렇게 터키의 아라랏 산에서 발견된 ‘노아의 방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미국 펜타곤의 기계화 소대와 자신을 향한 도전과 ‘스프리건’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맞서 싸울 것을 결심한 유우는 터키를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우의 여정은 출발부터 순탄치만은 않은데…….


  이번 작품은 만화책의 2권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편을 중심으로, 주인공 오미나에 유우의 어두운 과거와 현대 과학력으로는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고대로부터의 유물 ‘오파츠’를 봉인시키는 ‘아캄’재단 등 흩어져있던 단편적인 이야기를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전의 저 사양에서 나름대로 흥미롭게 느껴졌던 작품이, 만화책을 통한 넓은 세계관과 함께 역동적인 화면과 현장감 느껴지는 사운드가 겹쳐져 너무 멋있게 와 닿았습니다.


  에. 하지만 세상에는 완벽이란 없는 것. 물론 개인적인 느낌일지는 몰라도 또 한 명의 스프리건 야수인간 쟝 자크몬드와 주인공 유우가 너무 무거운 이미지로 변해버렸더군요. 만화책에서는 그래도 뭔가 어린아이 같은 느낌에 친숙했는데 말이지요.


  아아. 하지만 그저 지저분하면서도 묘한 끌림이 있던 그림을 너무나도 멋지게 영상으로 담은 제작진 분들께는 그저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힘’. 그것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도덕과 윤리라는 것을 무기와 방패삼아 좀 더 좋은 미래를 향해야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당장 자기 자신만이라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거기에 그 우수한 과학력을 가졌던 고대의 문명이 그 유산만을 남긴 체 사라졌다는 현실 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는 끝없이 논쟁을 벌여온 과학 윤리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럼 흔들리는 자신을 바로잡고, 혼돈의 광기를 힘으로서 승화시키는 주인공의 외침을 마지막으로 감상 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나를 번호 따위로 부르지 마라.

나는. 오미나에 유우다!!”


Ps. 앤 라이스 님의 메이페어 마녀시리즈 2편 ‘래셔Lasher’를 읽곤 있다지만, 요즘 들어 빨리 피곤해지는 하루일과 탓에 진도가 더딘 것 같습니다. 하아. 내일도 약속이 있고, 아무리 '시간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다짐해도 요즘은 무엇인가 진짜 여유도, 무엇인가를 하고자하는 의지도 너무 약해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쉴 수 있는 방법이 작품 감상과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 하루하루를 견뎌나가는 것 같네요. 자! 그래도 다들 힘을 내는 겁니다!! 무한 감상의 영광을 위하여!!



TEXT No. 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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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천사의 알天使のたまご, 1982

감독 : 오시이 마모루

원작 : 오시이 마모루, 아마노 요시타카

음악 : 칸노 요시히로

작성 : 2005.11.30.


“아아. 한편의 악몽을 꾸는 듯 했다!!”

-즉흥 감상-


  예전. 누구에게서 인지 오시이 마모루 감독님의 작품 중 ‘천사의 알’이라는 작품에 대해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다 끝날 때까지 무슨 말을 하고자하는 것인지 수가 없었다는 등의 비 추천이라는 경고를 받았었다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암흑의 루트를 항해하던 저의 레이더에 그 문제의 작품이 걸려들었습니다.


  사실 ‘스프리건SPRIGGAN’ 극장판을 먼저 보고 있었는데 반 정도 보다보니 자막이 없어서 새 자막을 받으면서 보게 되었다지요. 그리곤 한 시간 조금 넘게 멍하니 앉아서 본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작고 하얀 손. 나무 가지에 뒤엉켜 있는 듯한 내용물이 다 보이는 투명한 알. 그리고 한 남자와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알 수 없는 비행물체. 이해할 수 없는 꿈과 함께 백발의 소녀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잠에서 깨어난 소녀는 자신의 몸통 만한 알을 옷 속으로 품고는 밖으로 달려나갑니다. 기괴한 느낌이드는 그림자의 숲을 지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도시에 도착한 소녀. 이어 유령 도시 마냥 고요함을 간직한 곳을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꿈속에 등장했던 남자를 만나게 되는군요. 소녀는 처음에는 남자를 피하지만 말없이, 그리고 자신을 보호해주기만 하는 남자와 결국 동행하게 되는데…….


  잠에서 덜 깬 사람 마냥 힘없이 처진 느낌의 눈을 가진 소녀와 남자. 인적 없던 도시에 갑자기 등장하는 거대 그림자 물고기와 작살을 든 사람들. 내리기 시작하는 비와 함께 하는 ‘노아의 방주’의 전설. 아아. 그저 통제되지 않는 꿈속을 배회하다 나온 기분입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속삭임 같던 바람소리하며, 그 밖의 정체를 알기 힘든 기괴한 소리들. 마치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작품이지만, ‘존재’에 대한 철학이 무겁게 깔려있는 이번 작품은 무엇이라 정의 내리기 힘들군요.


  우리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그저 지금 한 순간만을 겨우 인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간혹 그 한순간마저 자신의 실존여부에 대해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에 대해 정체를 묻다가도 그 모든 것들로부터 '나'의 정체에 대한 질문을 받는 순간. ‘나’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아아. 요즘 들어 어떤 꿈도 저의 잠을 방해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이 꿈에 나오지 않을까 은근슬쩍 걱정이 되는군요(웃음)


  그럼 내일은 ‘스프리건’ 극장판을 볼 것을 다짐하며 이번 감상기록을 종료하고자합니다.


“나 또한 누군가의 꿈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아닐까?”

-후기 감상-


Ps. 사무실에서 심부름을 시켜 밖을 돌아다녔습니다. 어제는 비, 오늘은 찬  바람이 쌩쌩 불더군요. 이제 눈만 내리면 겨울 기분 날 것 같은데. 모두 감기 조심 합니다^^



TEXT No. 0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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