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이솝 우화 전집
이솝 지음, 로버트 올리비아 템플 외 엮음, 신현철 외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이솝 우화 전집-어른을 위한 AESOP The Complete Fables, 1998
편저 : 로버트 템플, 올리바아 템플
옮김 : 최인자, 신현철
출판 : 문학세계사
작성 : 2009.03.14.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것.
당신은 그것에 얼마만큼의 자신감과 책임의식이 있는가?”
-즉흥 감상-




  어머니께서 선물로 받으셨다면서 책 한권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익숙한 제목 아래로 ‘무삭제 완역판’이라는 글씨가 금박으로 빛나고 있었으며, 그 두께 자체도 장난이 아니었는데요. 여기서 고백하건데, 어머니의 소개로 참한 아가씨를 만날 가능성이 있었기에 읽어보게 되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음~ 하지만 358개의 작은이야기들이 표시된 숫자로 430페이지까지 하나 가득 들어차있었기에 줄거리가 이러 하노라고 요약하기 힘들어져버렸는데요. 대신, 책의 구성에 대해 조금 적어보자면, 대부분 한 두 페이지 분량의 짧은 이야기를 먼저로 각 이야기가 가진 교훈과 설명에 해당하는 주석이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제가 인식한 것으로만 신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농담, 동물들이 등장하는 풍자극, 그리고 특정한 상황 속에서의 해학이 담겨져 있더군요.




  사실, 책의 내용보다 뒤에 부록마냥 실려 있는 [이솝 우화 해설]이라는 부분이 더 재미있었는데요. 그중 충격적인 부분이 있었으니 「이솝 우화집에는 적어도 250여 편에 달하는 가짜 이솝 우화들이 덧붙여진 셈이다.」와 「아동용 이솝 우화집의 대부분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선별하여 대대적으로 개작을 하고 인위적으로 내용을 늘린 것이라서, 원래 이솝 우화와는 그저 약간 관계가 있을 뿐이다.」가 되겠는데요. 사실인즉슨, 나름대로 방대하다 할 수 있을 ‘무삭제 완역판’을 읽으며 비슷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이야기가 몇 없었다는 사실에 그만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274 나무꾼과 헤르메스’와 ‘352 거북이와 산토끼’일 경우 각각 ‘금도끼 은도끼’, ‘토끼와 거북이’와 별 차이가 없었기에 우리나라 전례동화가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우리가 알고 있는 전례동화라고해도 책으로 남아있는 우화 형태의 이야기일 경우 ‘일본’을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에 대해 읽은 기억이 있으니 진실성의 여부는 그러려니 넘겨보렵니다. 또한 이솝이라는 존재가 신화의 일부분인지 실제의 인물인지도 말이 많다고 하니, 어차피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것들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느냐 해보는군요.




  그러고 보니 그리스 로마신화 등의 각종 신화에 푹 빠져계시는 분들이 이 우화집을 읽으신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지 궁금해졌습니다. 가까운 예로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에 관한 농담 따먹기를 연상하게 하는 설명의 주석을 읽고 있자니, 사전지식을 가지고 읽을 경우 저보다 이해의 영역이 넓게 반응하시지 않을까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시대적 시점에서 볼 경우 부분적으로 억지 같아 보인다고 판단이 섰었으니, 그래도 생각 있으신 분은 어느 정도 각오를 하시고 만나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왕이면 아동용으로 시중에 풀려있는 다양한 판본을 먼저 접하신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해보는군요.




  네? 요즘 들어 즉흥 감상의 해명을 자주 넘겨버리는 것 같다구요? 으흠. 아무튼, 우리는 종종 멋진 말이랍시고 어딘가의 인용문이나 짧은 이야기를 사용하면서도 그 출처에는 전혀 관심 없이 자기 말인 양 포장하는 것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그건 아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문득 이번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위의 즉흥 감상을 완성해 볼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이렇게 만날 수 있는-그렇다고 무슨 영화도 아니고-‘무삭제 완역본’이라는 딱지가 붙은 기록들을 보면서 말이지요.


  그럼, 그동안 묵혀두고 있었던 또 다른 짧은 이야기들의 묶음인 ‘탈무드 Talmud’를 집어 들어 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만화로 된 탈무드부터 먼저 읽어 볼까나요? 
 

TEXT No. 893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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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하이웨이
딘 쿤츠 / 한뜻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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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 : 스트레인지 하이웨이 Strange Highways, 1995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안정희
출판 : 한뜻
작성 : 2009.03.13.




“나는 지금 ‘스트레인지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는 중일까?”
-즉흥 감상-




  드디어 시작된 쿤츠 님 작품 이어달리기 중 처음으로 읽게 되는 묶음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른 작품보다 분량이 얇아진 탓인지 내용전달에 무게가 가벼워진 것 같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에 20년 만에 고향집에 들르게 된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동안 마셔댄 술의 부작용 때문인지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눈 없이 피를 흘리고 있는 한 여인의 환영을 마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기 시작하는군요. 
  그렇게 유산으로 거액의 돈이 준비되어져있다는 사실에 마음속에서부터 이유모를 거부감을 느끼던 그는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가게 되고, 그러던 중으로 지난날 교통사고를 당했던 지점에서 ‘무엇’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쫒아 이미 예전에 사라져버린 마을에 들어서게 되는 그는 길에서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 것으로, 20년 전의 어느 선택의 순간에 들어서게 된 것을 알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하이웨이’라고 하면 ‘고속도로’가 연상되었기에 쿤츠 님 식의 초자연 환상이 이번에는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길 위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비유로, 졸업을 통해 사회인으로서 세상을 마주하게 된 저의 시점에서는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고속도로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의 운전자’와 같은 기분을 ‘스트레인지 하이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받아들여 볼 수 있었는데요. 자동차를 타고 달리던 중 느닷없이 주인공의 시점이 20년 전으로 점프하는 순간, 영화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가 연상되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에 과거의 어떤 선택지점으로 되돌아가고 싶으신 분 있으신가요? 막상 이 질문을 적고 보니 과거를 고치면 고칠수록 더욱 악화되어버리는 미래의 현재를 보여준 영화 ‘나비 효과 The Butterfly Effect’ 시리즈가 떠올라버려 차라리 안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현재의 상황이 ‘죽음’일 경우에는 한번 시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그래도 이 작품에서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간 반동 현상으로 인해 어떤 가장 이상적인 하나의 답이 나올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차례로 경험해보고 그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으흠. 별로 경험해보고 싶지 않다고만 적어보렵니다.




  이번 작품은 현실에 대한 시사점보다는 그저 초저연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기분이 강했던지라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들어버렸는데요. 그렇게 한동안 멍~ 하니 앉아있어 보니 ‘나느 나 사진에게 얼마나 떳떳한 인생을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작은 잘못을 일상의 당연함으로 넘겨버리는 공공의식에 대해 나름대로 떳떳하다 자부하고 살았다지만, 하아. 저 역시 인간이기에 절대적일 수는 없는지라 하루하루가 죄인이노라 속삭이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 작품의 주인공도 20년의 세월동안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했음에 괴로워하다가 우연히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런 경우라면 저 또한 선택의 지점으로 되돌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떤 선택의 순간이 저와 마주한다 할지라도, 후회가 남지 않게 도덕과 양심 그리고 느낌에 따라 선택해볼 것이라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Ps. 고려원 출판사 이후로 뜸 했지만 쿤츠 님의 작품들이 속속들이 소개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일단은 있는 것부터 처리하고, 아아아! 빨리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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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겟 스마트
피터 시걸 감독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겟 스마트 Get Smart, 2008
감독 : 피터 시걸
출연 : 스티브 카렐, 앤 해서웨이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9.03.12.




“진지하게 웃기는 건 오랜만일세! 크핫핫핫핫!!”
-즉흥 감상-




  넘어지고 사고 치면서 사람들 웃기는 것에 취향이 없었던지라, 입소문이 돌고 있어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진지하고 심오할 것 같은(?) 작품들로 과열된 뇌를 식히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중 ‘가족의 시간’을 통해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우주공간에서 지상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화면에 이어, 자명종 소리에 깨어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오늘 있을 중요한 ‘무엇’에 대비하여 무장(?)하는 것과 함께 어떤 첩보활동의 장면을 교차하는 것으로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기나긴 복도를 지나 출근에 성공하게 되는 그는 우수한 성적과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장요원 선발심사’에 통과하게 되지만 승진은 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는 것과 함께, 세계평화 유지에 힘쓰고 있는 ‘컨트롤’이라는 첩보조직과 그들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카오스’라는 조직이 있음을 말하게 됩니다. 
  아무튼, 승진에서 떨어졌음에 한탄을 하다가 다시 기지로 돌아온 그는 초토화 되어있는 기지의 모습에 놀라는 것도 잠시, 이 모든 사태의 반격으로 얼굴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요원으로서 예쁜 여자요원과 파트너가 되어 적의 아지트로 잠입하게 되지만…….




  아아. 그저 웃겼습니다. 제목을 나름대로 직역하여 ‘똑똑해져라!’로 인식하고 있다가 주인공의 이름이 ‘맥스월 스마트’임을 알게 되는 순간 ‘스마트를 잡아라!!’라고 판단하던 중 영화 ‘에반 올마이티 Evan Almighty, 2007’때부터 인식하기 시작한 진지한 얼굴로 저를 웃게 만들었던 배우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는데요. 동생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의 주인공이었던 여배우가 시선을 잡아 이번 작품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는 하나, 저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에서 그냥 오랜만에 실컷 웃고 말았습니다.




  간혹, ‘나는 무엇인가?’라는 고민에 빠져볼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재미있다고 깔깔거리고 있을 때. 그것이 뭐가 웃기다는 것인지 몰라 그냥 같이 빙그레 웃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에서 ‘이 얼마나 삭막한 정서의 사람이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코미디 프로라고 하는 TV방송도 그렇고 유머라고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들도 그렇고 왜 그런 것들을 보며 재미있어하고 웃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나름대로 이야기가 있는 코미디를 볼 때면 웃는 것을 보니, 으흠. 아무래도 저는 어떤 작품이라도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하는군요.




  위의 짧은 소개들에도 조금 언급되었지만 ‘007 제임스본드’시리즈와 같은 첩보물을 기본으로 ‘오스틴 파워 Austin Powers’ 시리즈와는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코미디물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오잉? 이 작품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패로디해 1965년부터 70년까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이후에도 1989년과 1995년에 후속작이 만들어지기도 했던 동명의 인기 TV 시리즈를 대형 스크린으로 부활시킨 스파이 액션 코미디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작품 자체가 웃자고 만든 것이기에 별다른 이야기 거리가 없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주인공 배역의 연기가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그저 웃음이 나오는군요.




  사람의 인생은 그 이름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고도 하지만,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2007’의 주인공 마냥 ‘엄마 친구 아들’급의 주인공이면서도, 그런 완벽함이 코미디가 되어버리는 모습은 뭐랄까요? 이것이 바로 인생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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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딘 쿤츠 / 한뜻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사이코 Intensity, 1995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신영희
출판 : 한뜻
작성 : 2009.03.11.




“인간의 악의에 대한 설명은 없다.”
-작품 안에서-


  아아. 쿤츠 님 작품 이어달리기 중 오래전에 만났던 연인들 다시 만나보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럼, 만날 때마다 도무지 소화가 되질 않다가 이번기회를 통해서는 너무나도 실감나게 만나보게 된 작품이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붉은 노을의 저녁시간으로 포도밭을 내려다보고 있던 중년의 남자의 모습은 잠시, 거친 기세로 질주하는 자동차에 몸을 싣고 있는 두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가족 적인 환대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여인이자 가족의 손님인 그녀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되는데요. 그런 적응하기 힘들었던 분위기에서의 첫날 밤. 느닷없이 시작된 비명소리와 함께 살육의 현장이 펼쳐지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살인마로부터 도망치려 했다가도 모처럼 느껴본 안락함을 갈가리 찢어버린 살인마에게 복수의 칼날을 꼽아버리기 위해 그의 이동주택에 무임승차 하게 되는데요. 어떻게든 기회를 노리고 있던 중에 살인마의 손에 사육되고 있다는 소녀의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 소녀의 존재를 구하기 위해서 그의 소굴까지 따라 들어가게 되지만…….




  쿤츠 님 작품의 첫 감기록에서도 언급했듯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을 기본재료로 하여 언뜻 봐서는 SF처럼 보이기도 하는, 각종 장르문학이 뒤섞여 있으면서도 절묘한 조합으로 환상의 맛을 내시기에 감히 ‘짬뽕소설의 대가’라 칭송하게 하는 작품들이었지만, 앞선 ‘와처스 Watchers, 1987’와 ‘어둠의 목격자 Dark Rivers Of The Heart, 1994’ 마냥 그저 현실적 차원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지독하게 현실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이 된 이번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는 정말 힘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연대기 목록을 만들어 하나하나 지워나가서인지 이렇게 실감나게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고백해보는군요.


  네? 혹시 영화 ‘싸이코 Psycho, 1998’의 원작 소설이 아니냐구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열심히 읽었습니다만 그 유명한 욕실 장면이 나오지 않아 검색해본 결과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뿐더러, 이 작품의 원제목인 ‘Intensit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강렬, 격렬, 맹렬, 집중, 전심, 전념, 세기, 강도(strength), 효력’ 등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는데요. 너도 나도 다 미쳐있는 이야기라서 번역서의 제목이 저렇게 되어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상이라 자신할 수 있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있을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흐음. 강렬함이라. 문득 영화 ‘헬레이저 Hellraiser’시리즈의 제목을 번역하며 ‘무모한 사람’아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나름대로 매 순간 절정을 달리는 이번 작품에서의 살인마가 ‘비탄의 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 어떤 강렬함을 느껴보신 분 있으시다면 그 상황을 물어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즉흥 감상 대신 마음에 드는 구절이랍시고 적어둔 것에 대한 설명이 없었는데요.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을 예정이었던 주인공이 마주하게 되는 분석이 불가능한 살인범의 행동양식이라는 부분에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지, 암!’에서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분석 할 수 있겠는가?’라고 즉흥 감상을 조합해나가던 중 위의 문장이 시야를 사로잡아버리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감기록을 위한 다시 읽기가 끝나고 그동안 묵혀두고 있던 작품을 만날 때가 되었는데요. 사실은 기다리다 못해 ‘스트레인지 하이웨이 Strange Highways, 1995’를 집어 들고 말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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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2 SE (2disc) - 할인판
20세기폭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에이리언 2 Aliens, 1986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출연 : 시고니 위버, 마이클 빈, 폴 레이저, 랜스 헨릭슨 등
등급 : R
작성 : 2009.03.09.




“오오. 여왕이시여! 당신의 모습은 정말, 아아아아아!!”
-즉흥 감상-




  이왕 달려보기로 한 것 도서관에서 같이 빌려왔었던 두 번째 이야기를 서둘러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정신없이 한편을 다 보고나니 2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가 있어 충격을 받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앞선 이야기에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여인의 탈출선이 검푸른 우주에서의 유영을 마치고 구조되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57년간의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이어, ‘그것’을 마주했었다는 그녀의 말을 믿어주기는 커녕 오히려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장하는 위원회의 모습만을 보여주게 되는군요. 
  그렇게 20년 동안 사람이 살고 있었지만 이때까지 별탈이 없었다는 문제의 행성에서 앞선 이야기에 등장했던 외계의 우주선이 발견되고, 개척자들과의 연락이 두절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내고자 구조대가 파견되게 되는데요. 앞선 이야기의 최후의 생존자인 그녀가 고문이 되어 팀에 합류하게 되지만,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되어있을 뿐이었는데…….




  아아.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속편이 제작될 경우 전작까지 같이 말아먹어버리는 사태가 종종 발생했었지만, 감히 ‘속편의 제왕’이라 칭송하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님의 작품답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겨 볼 수 있었는데요. 출근 전에 가볍게 보고 간다는 것이 예상시간을 훌쩍 뛰어넘어버렸기에 헐레벌떡 집을 나섰다는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함의 마을을 적어보는 바입니다.




  아무튼, 애인님의 도움으로 이번 작품의 원작이 A. E. 반 보그트의 소설 ‘우주선 비이글호’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우리나라의 특정 장르문학의 열악성에 대한 토론은 일단 넘기고서라도, 지방에 살고 있는 특성상 이런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에 출판되었던 대부분의 책들이 수집 보관 되어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을 쉽게 들를 수도 없는 형편인지라 그저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만들고자 노력중인 북 카페의 기본이 마니아 북 카페이며, 서재를 대여하는 것인 이상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것 같은 특정 장르문학이 모이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보게 되는군요.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일 경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논리를 떠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인간의 상식 안에서 불가능한 일이기에 유일한 생존자를 정신이상자로 취급하는 모습하며, 실제의 ‘그것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하나같이 이성을 상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좁은 인식능력이 일으키는 참극을 보고 있자니 그저 안타깝게 느껴졌는데요. 이런 모습은 비단 영화에서만의 상황이 아닌 실제의 일상생활에서도 발견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방의 시점이 되어보기는 커녕 모든 것을 자신의 인지영역 안에서만 인식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역시 유한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인가?’라고 중얼거려볼 뿐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에이리언 시리즈를 통해 ‘여자 람보’라는 별명을 얻었던 시고니 위버 아주머니보다도 개인적으로는 ‘밀레니엄 Millennium’ 시리즈를 통해 프랭크 블랙 아저씨로 인식하고 있는 랜스 헨릭슨 님이 더 시선을 끌었는데요. 그분이 주연으로 등장했던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왜 하나같이 처참한 동시에 웃음이 나올 것 같은 최후의 모습으로 영상에 등장하시는 것인지 원. 그래도 잔주름으로 인상적이었던 그 얼굴이 갑자기 젊어져보였다는 점에서 ‘블랙 아저씨 회춘 하신 것 같아!’라면서 웃고 말았는데요. 
  아무튼, 원제목만 따져보아도 한 마리의 ‘그것’과 마주한 것이 아닌, 여러 마리에 ‘여왕’까지 등장하는 등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즐거웠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888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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