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딘 쿤츠 / 한뜻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사이코 Intensity, 1995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신영희
출판 : 한뜻
작성 : 2009.03.11.




“인간의 악의에 대한 설명은 없다.”
-작품 안에서-


  아아. 쿤츠 님 작품 이어달리기 중 오래전에 만났던 연인들 다시 만나보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럼, 만날 때마다 도무지 소화가 되질 않다가 이번기회를 통해서는 너무나도 실감나게 만나보게 된 작품이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붉은 노을의 저녁시간으로 포도밭을 내려다보고 있던 중년의 남자의 모습은 잠시, 거친 기세로 질주하는 자동차에 몸을 싣고 있는 두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가족 적인 환대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여인이자 가족의 손님인 그녀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되는데요. 그런 적응하기 힘들었던 분위기에서의 첫날 밤. 느닷없이 시작된 비명소리와 함께 살육의 현장이 펼쳐지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살인마로부터 도망치려 했다가도 모처럼 느껴본 안락함을 갈가리 찢어버린 살인마에게 복수의 칼날을 꼽아버리기 위해 그의 이동주택에 무임승차 하게 되는데요. 어떻게든 기회를 노리고 있던 중에 살인마의 손에 사육되고 있다는 소녀의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 소녀의 존재를 구하기 위해서 그의 소굴까지 따라 들어가게 되지만…….




  쿤츠 님 작품의 첫 감기록에서도 언급했듯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을 기본재료로 하여 언뜻 봐서는 SF처럼 보이기도 하는, 각종 장르문학이 뒤섞여 있으면서도 절묘한 조합으로 환상의 맛을 내시기에 감히 ‘짬뽕소설의 대가’라 칭송하게 하는 작품들이었지만, 앞선 ‘와처스 Watchers, 1987’와 ‘어둠의 목격자 Dark Rivers Of The Heart, 1994’ 마냥 그저 현실적 차원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지독하게 현실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이 된 이번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는 정말 힘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연대기 목록을 만들어 하나하나 지워나가서인지 이렇게 실감나게 읽어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고백해보는군요.


  네? 혹시 영화 ‘싸이코 Psycho, 1998’의 원작 소설이 아니냐구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열심히 읽었습니다만 그 유명한 욕실 장면이 나오지 않아 검색해본 결과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뿐더러, 이 작품의 원제목인 ‘Intensit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강렬, 격렬, 맹렬, 집중, 전심, 전념, 세기, 강도(strength), 효력’ 등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는데요. 너도 나도 다 미쳐있는 이야기라서 번역서의 제목이 저렇게 되어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상이라 자신할 수 있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있을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흐음. 강렬함이라. 문득 영화 ‘헬레이저 Hellraiser’시리즈의 제목을 번역하며 ‘무모한 사람’아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나름대로 매 순간 절정을 달리는 이번 작품에서의 살인마가 ‘비탄의 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 어떤 강렬함을 느껴보신 분 있으시다면 그 상황을 물어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즉흥 감상 대신 마음에 드는 구절이랍시고 적어둔 것에 대한 설명이 없었는데요.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을 예정이었던 주인공이 마주하게 되는 분석이 불가능한 살인범의 행동양식이라는 부분에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지, 암!’에서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는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분석 할 수 있겠는가?’라고 즉흥 감상을 조합해나가던 중 위의 문장이 시야를 사로잡아버리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감기록을 위한 다시 읽기가 끝나고 그동안 묵혀두고 있던 작품을 만날 때가 되었는데요. 사실은 기다리다 못해 ‘스트레인지 하이웨이 Strange Highways, 1995’를 집어 들고 말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연대기목록 확인하기]

 

 TEXT No.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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