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죽지마 사랑할거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태어난 직후, 신생아기에 황달과 호흡불안정으로 입원했던 것과 돌이 되기 전, 문틈에 손이 끼어 정형외과로 달려갔던 것을 제외한다면, 예방접종을 위해서 외엔 병원에 갈 일이 없었던 둘째놈이 아팠다. 태어나 두번, 감기를 앓았지만 매번 병원의 도움없이 영차, 이겨냈던 놈이었다. 큰놈도 그랬지만 둘째놈도 하루저녁 열이 좀 올랐다가 다음날 아침이면 어이없을만큼 멀쩡해져서, 병원가기도 민망해 안가고 버티면 콧물 좀 흘리다 열흘이면 씻은듯이 낫는 놈들이었다. 그 흔한 해열제도 콧물약도  한번 안먹여봤다.

그 둘째놈이 아팠다. 토요일 친할머니댁에 잠깐 갔다오더니 그길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으레 괜찮으려니, 게다가 병원도 하지 않는 토요일 저녁이라 간간히 물수건으로 닦아주는 정도의 처치만하며 버텼다. 일요일 아침, 열이 내렸고, 나는 의기양양 웃으며 말했다. 울 애들은 참 희한해. 무슨 애들이 이렇게 건강하담. 이라고. 그러나 일요일 오후, 열은 다시 무섭게 치솟았고, 정신없이 애를 업고 집 근처 파티마 응급실로 달려갔다. 거기서 잰 열은 39.7도. 큰놈을 키우는 내내 최고로 올랐던 열이 39.5도였다.  

혼비백산해서 얼이 빠진 나에게, 응급실에선 겨우 14개월 된 놈의 몸에 링거를 꽂자고 했다. 그 상황의 엄마에게 yes, yes, yes 라는 대답 외에 무슨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얼떨결에 간호사를 따라 격리된 방으로 가 아이의 손목에서 혈관을 찾는 걸 지켜봤다. 손목에서 혈관 찾기는 실패. 간호사는 다시 발목에서 혈관을 찾아냈고, 짜내듯 몇방울의 피를 뽑아낸 다음 링거를 연결했다. 폐렴 징후를 살펴보느라 가슴 엑스레이를 찍고, 울다지친 아이와 응급실의 침대에 누웠다. 친정곳에선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종합병원의 응급실에는 소아전용 코너가 따로 있었고, 수시로 드나드는 아픈 아이는 왜 그리도 많던지. 증세는 또 얼마나 다양하던지. 열이 높은 아이, 토하는 아이, 이유없이 배가 아파 데굴데굴 구르는 아이. 아이의 증세는 다양한데 보호자들이 표정은 한결같았다. 아마 나의 표정도 그랬을 것이다. 속수무책의, 죄책감과 무력감이 절반씩 뒤섞인 그 표정, 의사나 간호사가 나타날 때마다 그 죄책감과 무력감의 소용돌이를 뚫고 튀어나오는 간절함.  

새벽 한시가 되어서 아이의 열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월요일, 열은 또다시 무섭게 올랐다. 이번에는 친정의 단골 내과이자 그 동네에서는 제법 잘한다고 소문난 내과 겸 소아과를 방문했다. 월요일 오후 3시. 열은 39.7 이번에도 내려진 처방은 링거였고 거기에 해열제 근육주사까지 나왔다.  

자지러지는 아이의 몸을 온몸으로 누르고, 간호사가 혈관을 찾게 도와주는 동안을 어떻게 견뎠는지 나도 모르겠다. 도저히 아이의 눈을 마주 볼 수가 없었는데, 눈을 마주보지 않으면 안될것 같기도 했고, 그 눈에 떠오른 표정을 읽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괜찮단 메세지를 전해줘야만 할 것 같기도 했다.  

500cc 링거 한팩을 다 맞는 내내 아이는 잠이 들어서조차 내게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했다. 열이 높아 손난로처럼 따끈해진 아이를 배 위에 올려놓고 중얼중얼 내가 아는 모든 노래를 다 불렀다. 겨우겨우 열이 떨어진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지만, 밤이 되자 열은 다시 올랐고, 화요일엔 결국 입원을 했다. 그렇게 화요일밤과 수요일밤, 이틀을 병원에서 보내고 목요일이 되어 돌아온 집에 이 책이 와 있었다.  

열은 내렸지만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내내 잠을 자거나 깨어있는 동안에도 내게 붙어 있으려고만 하는 아이를 업고, 이 책을 읽었다.  

18살, 고등학교 2학년때 백혈병이 발병해 21살에 죽은 딸의 병상기록. 

책을 읽는 내내, 뜻밖에도 기독교란 종교가, 그 중에서도 개신교가 아름다운 종교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아름다운 크리스천도 있구나... 아니, 크리스천이어서 아름다운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 

딸의 발병앞에 신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그만큼이나 경건하고 아름다웠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뭉쳐 한 사람을 도와주려는 신앙인들의 모습도 아름다웠고, 기도 제목을 정하고 중보기도를 하고 작정기도를 하고(나는 이런 단어들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이런 모습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도움이 아닐까. 

그런 모습들이 하도 아름다워서, 이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프면서도 따스해졌다. 사실 따지고보면 정말 고통스럽고 비참한 상황인데도, 고통스럽지만은 않게, 비참하지는 더더욱 않게, 죽은 서연도 딸을 잃은 저자도 정말 힘들고 아프겠지만 그래도 뭔가 다행스러웠다. 종교란 건 참 좋구나, 이 사람들 마음 참 많이 아프겠지만, 그래도 그야말로 하느님과 종교와 신앙의 힘으로 그 도움으로 그 아픔들을 위로받고 있겠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다. 종교는, 정말 참, 좋구나.  

이 책을 덮을때쯤 작은 놈도 어느정도는 회복이 되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낮잠에 드셨고. 

건강이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거라던데, 

건강한 아이여서 참 고맙다고, 그리고, 그 건강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걸 잊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다. 큰놈이나 작은 놈이나, 내게 와 주어서,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참 고맙다고, 이게, 고마워 해야할 일이라는 걸, 너희 두놈에게나 세상에게나 신에게든 누구에게든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걸 잊지 않겠다고. 

감사해야 할 일이 또 하나 늘었다. 감사할 일이 많아질 수록, 인간은 참 작아진다.  

내가, 아이를 잘 키워서, 내 아이가 건강한 게 아니라, 그저, 건강한 아이를 신이 나에게 맡겨주신거라는 걸 잊지 말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출국날이 정해지고, 콘테이너로 짐 부칠 날이 정해졌다. 미친듯이 책을 사댔다. 콘테이너로 책 부치고 나면 더는 못사니까, 앞으로 몇년간은 알라딘에서 책 못살테니까 이러면서.  덕분에 세달 합산 200도 넘겨봤다. 충무공의 경악에도 여보, 참아, 몇달 뒤엔 알라딘이 더이상 카드 명세서에서 보이지 않을거야. 라는 말로 달랬다. 

2. 콘테이너로 짐을 부치고, 친정으로 내려왔다. 처음엔 꾸욱, 잘도 참으셨다...만. 행여나,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가시겠다. 서평단 책이 날아왔고, 짐 부치기 전까지 고민하다 사지 않았던 아이 영어 동화책 몇권을, 우리가 갈 그나라에선 영어 동화책도 엄청나게 비싸다길래(영어권이 아니다.) 눈 딱 감고 지르고, 그걸 시작으로 책을 또 야곰야곰 샀다. 

3. 항공사에 확인을 해 봤다. 위탁화물은 개인당 2개, 우리 네가족 나가는데 6개, 총 70키로 정도를 부칠 수 있을 거란다. 작은 놈은 24개월 미만인 관계로다 항공료도 없지만 짐도 안 실어 준단다. 짐 부치고 겨우 3주... 그간 사모은 짐이 우체국택배 5호 박스로 6개다. 동생이 보더니, 야, 70키로 가뿐히 넘지~ 이러고 간다.  ㅠ.ㅠ

4. 그 와중에 한강 신작소설이 나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한강이잖아. 어떻게 안살수가 있느냐고, 한강인데. 이게 도대체 몇년만에 나온 장편인거냐고. 그대의 차가운 손 이후 거의 7-8년만에 나온 장편 아냐? 단편이야 간간히 써 왔지만, 이 책은 도저히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오늘 주문 넣었더니 내일 온다네.  

몇달에 한번 정도, 이 작가의 새 책이 나왔나, 알라딘에서 검색을 해 보는 작가들이 있다. 심윤경, 정미경, 한강. 

그간 심윤경도 정미경도 단편집을 한권씩 내줬는데 한강의 신작이 없어서 한동안 많이 애태웠다. 이 책은 별수없이 캐리어에 넣어가야 할듯. 비행기 안에서는 읽지 못할 거다, 아마. 캐리어에 넣어가려고 따로 빼둔 책도 엄청나다. 그래도 캐리어는, 음음, 무게를 안다니까, 차라리 무거운 짐은 죄다 캐리어로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러나 저러나 한강의 신작이 나와서, 기쁘고, 한편으론, 당분간은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신작이 나와도 그때그때 사지는 못하겠구나 생각하니 슬프다. 흑흑.  

5. 서평단 책을 읽고 있다. 출국전에 두권 다 리뷰를 써 놓고 갈수 있으면 좋을텐데. 다행히 두권다 소프트한 책들이라.  

6. 해외 나가게 되어 가장 슬픈 건, 가족들과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어차피  15년 전에 분리했다. 따지고보면, 남편하고 같이 살게 되어 기쁠 뿐이다. 훗. 자식이란 원래 이런거다.) 한국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바긔의 청와대를 안봐서 기쁘기만 할 뿐이고!) 알라딘과 지마켓을 떠나게 된 거라니. 이건 대체 뭥미? 

7. 해외 배송을 가장 싸게 받는 방법은 우체국 선편이라길래, 알라딘에서 책을 야곰야곰 주문해다 친정에 쌓아서, 한박스가 되면 우체국 선편으로 받는 방법을 써 볼까한다 했더니, 주변 사람 모두가 외친다. "넌 병이야!" 라고. 감히 충무공한테는 말도 못했다.  

8. 모두가 말리지만 안할 내가 아니다. -_-;;; 

9. 에혀. 여튼. 나는 가네. 잘 있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3-1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마님 드뎌 가시는군요. 그 예쁜 아기들과 함께. 흑흑. 저도 외국 나가면 젤 아쉬울 게 인터넷 쇼핑(지시장 반드시 포함 ㅋㅋㅋ)이었어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 없구요. 심윤경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데 또 통했군요.

아시마님. 책은 힘들더라도 잘 갖고 가시는 것 잘 하신 것 같아요. 다들 책 때문에 아우성이드라구요. 괜히 막 섭섭합니다. 가시더라도 서재는 꼭 유지해 주시기를...안녕히 가세요.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글쓰기, 더 나아가 모든 창작행위는, 그리고 그 결과물은 제일 먼저 창작자를 매료시킨다. 자신의 창작물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은 창작행위를 지속할 수 없다. 자신의 창작물에 매료되는 사람에게 창작의 행위란 피와 고름을 찍어 쓰는 것과 같은 고통과는 전혀 관련 없는 것이다. (사실 나는 아리영의 그 유명한 대사 "피와 고름을 찍어 썼다."는 말보다 더 웃긴 창작 관련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 진짜 창작자는 창작의 결과물만이 아니라 창작의 과정 그 자체를 즐긴다.

스티븐 킹은 그 창작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소설의 창조자일 뿐 아니라 최초의 독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가인 나조차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미리 알면서도 그 소설의 결말을 정확히 짐작할 수 없다면 독자들도 안절부절 못하면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길 거리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p. 201 

스티븐 킹의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 그리고 흡인력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아, 이 상투적인 표현이라니) 압도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작가 스스로가 정말 재미있어 못견뎌 하며, 그 다음 이야기와 결말을 알고 싶어 몸부림치며, 소설 그 자체에 푹 빠져 쓴 글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의 것이든 프로의 것이든, 하는 동안 즐거워 했는지 아닌지는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이 즐기게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결국, 쓴 사람이 재미있게 써야 읽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는다.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글을 쓰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할 때 소설이 추구할 수 있는 최대의 가치이자 덕목인 "재미"만을 생각한다면, 결국 그 최고의 가치를 획득하는 글은 글을 쓰는 사람이 재미있어서, 이 글을 쓰지 않고는 도저히 배겨내지 못할 것 같아 쓴 그런 글이다.  

물론 소설을 써서 꽤 많은 돈을 모은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종이에 옮겨놓은 낱말은 단 한 개도 없었다.
............
내가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글을 써서 주택 융자금도 갚고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그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나는 쾌감 때문에 썼다. 글쓰기의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썼다.
p. 308 

누군가 이 글이, 그의 소설들 못지 않게 재미있는 글이라고 추천하기에, 사두고 백만년간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던 책을 꺼내 읽었다. 정확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이미 콘테이너에 실려 저 푸른 태평양을 넘실넘실 건너가고 있는 중이고, 내가 읽은 책은 친정 동생의 책장에 꽂혀있는, 동생 전 남친이 동생에게 물려준 책이다. (앗, 이건 제부 될 사람이 알면 안된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을 죄다 콜렉션 하고 있으면서(스티븐 킹이 무슨 치토스냐고. 언젠가는 읽고 말거야... 라니)도 막상 읽은 책은 단편집 하나 장편 한권 그리고 이 책이다. 세권의 책을 순위를 매기자면, 글쎄, 어쨌든 중요한 건, 이 책은 소설이 아니면서도 소설들만큼이나 재미있고, 무엇보다 그의 소설들 만큼이나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고 독자를 끌어당긴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게,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고(아, 스티븐 킹이 봤으면 뿡야! 라고 외치며 붉은 줄 쫙, 돼지꼬리 땡땡! 했겠다.) 그의 작가로서의 성공기를 따라 갔다. 그 사이사이 오는 그의 글쓰기 방법과 창작론은 굉장한 덤이었고. 그의 첫 소설 캐리의 보급판 판권이 40만불에 팔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덩달아 소리를 질렀다. 너무 기뻐서. 아, 이 남자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정말이지! 대단한 엄청난 훌륭한 괴물같은 엑설런트하고 스펙타클하고 어메이징하고 언빌리버블하고 초 특급 울트라 마징가 제트 같은! 이야기 꾼이다. 그가 끝도 없이 끝도없이 끝도없이, 말하는,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 스토리, 그거 우리말로 바꾸면 이야기니까.  

스티븐 킹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졌다.  

Ps. '수정본 = 초고 - 10% ' 라는 말, 그래서 적절한 삭제작업의 효과는 즉각적이며 또한 놀라운 문학적 비아그라라고 부를만 하다는 건, 한국의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 선생도 산문집 <우리가 어제 죽인 괴물> 에서 이미 말씀하신 바 있다. 이윤기는 숱제 '수정본 = 초고 - 50% ' 이라고 한다. 신문 기고문을 쓸 때는 처음엔 원고지 10매를 써서 그걸 5매로 줄인다나.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의 기본 원칙은 대개 비슷한가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3-1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영의 말 쓰러졌습니다. ㅋㅋㅋ 재미있지요, 이 책? 그런데 아시마님 리뷰가 더 재미있습니다.^^;;
 

큰놈을 낳았을 땐, 세상이 돈짝만해 보였다.  

원하던 때에 생긴 큰 놈의 임신 기간은 내내 순조로웠고, 아이를 낳은 직후에 들려오던 간호사들의 "어머, 얘 두상 좀 봐, 너무 이쁘다." 라는 말과 "아기가 쌍거풀이 있네." 라는 말은 나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신생아 처치를 끝내고 내 품에 안긴놈은 과연, 갓 태어난 아이 답지 않게 말쑥하고 단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순하고, 건강하고, 책대로 크는 완벽한 아기였다. 16개월에 동요를 불러제꼈고, 20개월을 넘어가면서 글자를 더듬거리기 시작해선, 세돌이 되기 전에 한글을 뗐다.

세상이, 정말로, 돈 짝만해 보였다.  

둘째 놈은 6개월을 노력해 만든 아기였다. 병원가서 날받아다 달력을 봐 가며 섹스를 했다.  

12주 목 뒤 투명대 검사(다운증후군 선별검사)는 문제없이 통과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16주차 검진에선 내 혈압이 완전히 바닥을 치는 바람에 입원에 대한 경고를 받았고, 

20주차 정밀 초음파에서는 네명의 의사가 방을 들락거리며 겨우겨우 임신 유지 판정을 내렸다. 그야말로 애매한 정상치 +1 이라는 수치. 1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 숫자인지 그때 알았다. 

30주차 정밀 초음파에서는, 태아 뇌실확장증 진단을 받았고, 경증이고, 이런 진단을 받은 아기중 90%의 아기가 아무런 장애 없이 건강하게 태어나니 이제는 낳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주치의의 무심한 말을 들었다. 우리 부부는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피가 바짝바짝 말라가는 하루하루 였다. 병원에 갈때마다 초음파로 아이 뇌실 크기를 쟀다. 90 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작은 숫자인지도 그때 알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초조하게 인터넷 검색만을 하는 날이 하루하루 지나갔다. 임신성 소양증은 극에 달해 종아리와 허벅지는 긁어 생긴 피딱지가 떨어지고 다시 생기며 흉터를 만들어갔다. 체중은 줄어들었고, 신경은 있는대로 날카로워졌다. 

35주, 임신 막달 검사에선 내 간수치가 걸려들었다. 40이 정상한계치라는데 250을 넘어선 수치. 전격 입원이 결정되고 친정 엄마가 호출되었다. 내과 담당의는 응급 제왕절개를 말하고, 산부인과 담당의는 안된다고 버텼다. 그 와중에 피부과 의사까지 호출되어 임신성 소양증에 대한 처방을 받았다. 입원과 절대안정, 2주 가까운 입원끝에 간수치는 100 초반으로 떨어졌고, 큰놈이 신경쓰여 퇴원을 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 진통이 왔고 아이를 낳으러 다시 병원으로 갔다. 

400을 돌파한 간 수치, 진통의 속도는 빨랐고, 진통이 시작된 시간으로부터 8시간만에 아이가 태어났다. 간단한 신생아 처치를 끝내고 안아본 아이는, 첫째와는 달리 양수에 불어 퉁퉁 부은 얼굴에, 출산 과정에서 생긴 두혈종으로 머리가 커져있었다. 

출산하면 떨어질거라던 간수치는 그대로였고, 아이는 호흡이 안정되지 않아 모자동실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신생아실 호흡기 아래에 누워있었다. 입원 사흘째, 간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내과 의사가 퇴원 불가를 말했고, 겨우 호흡이 안정되어 내 곁으로 왔던 아이는 다시 황달수치가 미친듯이 치솟아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옮겨졌다. 그 와중에 큰놈은 히스테리를 일으켰다.  

아이를 낳고 닷새만에, 아이는 병원에 두고 혼자 퇴원을 했다. 젖이 퉁퉁 부어 남편이 유축기를 사왔다. 아이를 낳은지 일주일도 안되어 젖을 짜 운전을 해서 병원에 나르기 시작했다.  

퇴원한지 2주, 아이를 낳은지 3주만에 간수치는 정상이 되었고, 둘째놈은 병원을 나와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나는 한없이 겸손해져 있었다. 한 생명이 생겨서 건강하게 태어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았다. 제발 건강하기만을 바라던 그 마음도, 아직까지는 잊지 않았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은 그 순간부터 엄마는 과거를 복기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먹은 음식과, 가벼운 스트레스까지도, 혹시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나의 교만하였던 마음과, 못된 마음을 끊임없이 반성했다. 그 순간만큼 내가 겸손해지고 선해진 순간은 없었다.  

그렇게, 그 난리를 치고 태어난 둘째놈, 그놈이 돌사진을 찍었다.  









인간이란, 한없이 간사하여서,  

아이가 건강하고 정상이기만을 바라던 그 마음을 어느새 잊고, 한 없이 작아졌던 그 마음을 잊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난, 못 생긴 건, 안 낳아.  

라고.  

게다가 이제 14개월이 지난 요놈을 붙잡고, 니 언니는 14개월에 몇개의 단어를 말했는지를 중얼거리고, 16개월엔 니 언니처럼 노래를 부르라고 말하고 있고, 니 언니처럼 30개월이 되거든 한글을 똑 떼버리렴, 하고 있다.  

인간이란.  

어째 이 모양일까.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3-0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한없이 겸손해져 있었다, 부터는 제 감정이 격해지네요. 무사히 잘 자라주어 다행이에요. 그러게요 아시마님, 둘째 아이에게 니 언니처럼, 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둘째 아이는 둘째 아이 자체로도 충분히 예쁘잖아요. 사진을 보니 니 언니처럼, 이라는 바람을 갖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게 자랄것 같아요. 그러니 한없이 겸손해졌던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시마님. 이제 곧 다른 환경에서 자라야 할텐데, 그것 만으로도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텐데 저 어린것은 오죽하겠어요. 둘째 아이에겐 태어날때부터 세상이 치열했잖아요. 그러니 무언가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치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시마 2010-03-12 11:11   좋아요 0 | URL
그 겸손했던 마음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사실 큰놈의 언어가 빨랐던 것도 가끔은 뿌듯하지만 대부분은 얜 비정상이야, 넌 뭐냐, 싶을 때가 더 많거든요. -_-;;; 큰놈이 빨랐던 것에 대해 딱히 자랑스러워 하지도 않으면서 그게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면서, 순간순간 문득 둘째를 보면서 넌 왜 니 언니처럼, 이러고 있는 제가 웃겨서 써봤어요.
정말이지, 인간이란 왜 이모양일까요. 내 마음 나도 몰라, 이게 언제나의 정답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0-03-0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므낫 너무 예뻐요!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셨겠어요.
강한 아이로 자라겠네요.

아시마 2010-03-12 11: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마, 예쁘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서 사진을 올렸나 봐요. 사실 사진을 올릴때는, 비싸게 주고 찍은 돌사진 가족끼리 몇번 보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까워서 이리저리 활용이라도 하고자 올린건데, 막상 예쁘다는 칭찬들으니 기쁘네요. 헤헤헤.
참 웃기죠. 마음고생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했는데, 무의식에서는 이미 잊혀져 있어요. 그래서 부모자식인가 보지요.
강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래요, 저도. ^^

아포지 2010-03-05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머니에게 전화라도 드려야 되겠습니다.

아시마 2010-03-12 11:15   좋아요 0 | URL
넵. ^^ 아마 어머니께서도 그 전화 받으시고 기쁘실 거예요.

마노아 2010-03-0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울컥하다가 배시시 웃고 말았어요. 겸손한 마음도, 다시 부쩍 커지는 욕심의 마음도 이해가 가요. 아이가 너무 예쁩니다. 아시마님이 엄청난 부자라는 걸 알겠어요.^^

아시마 2010-03-12 11:15   좋아요 0 | URL
흐흐흐... 누군가의 서재 제목 같던데요. 남은 건 책 뿐이다... 뭐 그런.
제가 가진 건 책이랑 딸 둘. 이것만으로도 전 엄청난 부자지요. 암요. ^^

덕수맘 2010-03-0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내내 제눈에는 눈물이...정말 엄마라는 존재는 참...대단한것같아여..저또한 엄마지만 아직도 부끄러운 엄마이기에...헤헤 근데 어쩜 이렇게 이뻐여..저두 딸이있었으면 좋겠어여..아웅 우리덕수에게도 이쁜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아시마 2010-03-12 11:17   좋아요 0 | URL
ㅎㅎㅎ 곧 생기겠지요.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리니. ^^

저도 부끄러운데가 많은 엄마예요. 부끄러운데가 많은 엄마일수록 뒤집어 말하면 자식에게 해 주고 싶은 것도 많다는 말 아닐까 해요. 그럼 결국 그건 좋은 엄마라는 말? ㅎㅎㅎ
자화자찬, 아전인수, 책임전가가 제 삶의 3대 모토라니까요. ㅋ

2010-03-08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2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콜성지방간 2013-09-30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산 후 아기가 뇌실확장이 있고 발달지연이라 하여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요. 7개월 딸이랍니다. 잠든 아이를 안고 치료 대기 중에 글을 읽다 눈물을 흘렸어요.. 엄마맘이 참 많이 공감이 되고 울 딸도 이렇게 예쁘게 자라주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아시마 2015-01-13 19:15   좋아요 0 | URL
흠.....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아기는 두돌이 지났겠구요.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아마 건강히 잘 자랐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사랑받지 못한 어글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랑받지 못한 어글리
콘스턴스 브리스코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사실, 그 숱한 용서와 화해의 감동 드라마들이 불편하다. 지독한 일들의 끝에서도 주인공들은 악한을 쉽게도 용서한다. 자신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사람에 대한 용서가 그렇게도 쉽다는 건, 뒤끝길고 질긴 나로서는 도무지. 흠. 

어릴때도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동화인 <소공녀>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건 그 장면이었다.  

"제가 왜 선생님과 같이 가지 않는지 잘 아실 거예요. 너무나 잘 아실 거예요."
<세라이야기>,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시공주니어, 2004, p.291 

정말이지, 어린아이를 독자층으로 하는 동화답지 않은 통쾌한 장면이었다. 이 동화 소공녀에서는 수없이 많은,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있고 그 장면들을 나는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 동화를 독특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저 구절이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에도 소공녀의 바로 저 구절과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앞으로 평생 동안, 엄마하고 두 번 다시 말을 섞지 않겠다고 했어요. 엄마한테 감사할 일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
p. 428 

 
이 책의 희망메시지는, 저자 콘스턴스, 즉 클레어가 대학을 가고, 영국 최초의 여성 판사가 되었고 그런 사실들이 아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건, 그녀가 그녀를 학대했던 장본인에 대해 저런 말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 그 자체다. 
 

자신에 대한 학대가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학대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그녀는 묻는다. 나는 원래 학대받을 만한 아이였다고 자학하는 대신, 엄마에게 억지 이유를 붙여주며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노력을 하는 대신, "내가 뭘 잘못했나요, 엄마? 말해 줄 수 있어요?" 라고. 그리고 덧붙여 말한다. "알고 있어요? 엄마 같은 사람은 아이를 낳으면 안 되었던 거예요." 라고.  

비슷한 유형의 아동학대 수기로 데이브 펠처가 쓴 <어둠의 아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아동학대의 희생자였다고 하고, 그 아동학대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게된다. 물론 학대의 내용 또한 클레어의 그것보다도 훨씬 심각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데이브는 "왜?" 라고 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서 분노하지도 못했다. 그저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자신의 학대받은 과거를 극복하지 못하고 첫번째 결혼에서 실패한다.  

두개의 이야기는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흘러간다. 행복하지 못했던 가정, 많은 아이, 그 중의 한명이 타겟이 된 상황에서 나머지 형제들의 겁먹은 외면과 의도적인 따돌림.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과 분노의 투사. 친척들의 개입과 반발, 이웃의 개입과 반발. 클레어는 판사가 되고 데이브는 군인이 된다. 군인과 판사. 규율과 규칙 속에 존재하고, 누군가를 심판하는 존재들. 그들의 성장과정이 투사된 듯한 직업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세상에 용서받지 못할 죄는 없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글쎄, 이 책의 역자의 말대로 "세상에는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일, 용서해서도 안 될 일이 있는지 모른다". (p.434) 아동 학대는 용서가 안되고 용서를 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용서를 바란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용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욱 더. 

나를 낳아주고, 피와 유전자를 물려준 사람이니까 용서를 해야 하는 걸까. 고아원에 버리지 않고 길러 주었으니까. 글쎄, 학대를 하는 것보다야 버리는 게 낫지 않았으려나 싶다.  

그녀의, 저자의 그 끈질긴 증오와 미움이 좋았다. "절대로 어머니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라는 말.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만큼 하찮은 생명은 아니었음을 아는 자존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또 한편으로는 그녀의 엄마는 용서 받아서는 안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70 노파가 무슨 상관이람? 부관참시도 시원찮을 마당에.  

끝까지 어머니를 용서하지 않고 미워할 수 있었던 그 단단한 자존감이 현재의 콘스탄스를 만들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그렇게도 무참히 잘라버리고 말살시키고자 했던 콘스탄스의 자존감은 새파랗게 살아남아 자신이 그렇게 하찮고, 어리석고, 못생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특히 자신에게 증명해 낸 것이다. 콘스탄스가 가지고 있었던 희망은 바로 그 자존감이 아니었을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2-1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이 되는 부모>에도 아시마님 말씀하신 것처럼 용서하는 것이 결코 치유에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합리화하고 예전의 그 병든 관계가 다시 재생된다고 하네요.

참, <소공녀> 제가 정말 너무 너무 좋아했던 책인데 왜 저 대사들은 그렇게 새삼스럽게 들릴까요? 시공주니어걸로 다시 읽어야 할까요? 저는 파란 계몽사에서 나온 걸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시마님과 제 독서의 궤적은 너무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신기하고 기쁘네요.

아시마 2010-02-20 12:30   좋아요 0 | URL
오호. 이것도 겹치네요. 저도 파란 계몽사에서 나온 소공녀예요. 전집의 번호 9번. 10번은 소공자였죠. ^^ 1번이 이솝우화집이었고, 2번이 영국 동화집이었죠? 아... 그책 몇년전까지만 해도 친정에 있었는데. 가슴아파요. ㅠ.ㅠ
헌책방 레어아이템이라는 소문만 들었어요. 흑흑.
계몽사에서 나온 책에서는 아마, 저 부분이 빠졌던가 그랬을 거예요. 그리고 민틴선생이 난 널 정말 좋아했다 운운 하자, "그랬나요? 전 몰랐군요." 류의 대답을 하는 장면은 들어갔던듯.

비밀 하나 말씀드리면, 음음, 전 시공주니어판 완역본도 가지고 있고, 웅진주니어판 완역본도 가지고 있어요. 소곤소곤.

2010-02-18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0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2-1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습니다. 불끈! 당장 보관함에 집어 넣어야겠어요.

아시마 2010-02-20 12:3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 이책 서평단 도서였다지요~ 약올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