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옷을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들 묻는다. 양재 전공했어요? 아니요. 국문과 나왔는데요. 그러면 또 묻는다. 옷 관련 회사를 다녔나요? 아니요. 전공 살려 취직했었는데요. 그럼 학원을 다닌건가요? 아니요. 그냥 책보고 만드는 건데요. 그럼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가 비슷하다. 원래 손재주가 있으셨군요! 

글쎄, 내가 원래 손재주가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나는 내가 손재주가 전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 하며 30년 가까이 살았고, 막상 양재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잘 하리라고는(음하하하하하!!! 자화자찬이 내 삶의 모토닷!) 나 스스로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손재주가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해요, 라고 말하는 당신, 당신도 양재의 달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인터넷과 블로그의 발달이 각종 취미생활의 활성화를 만들어 냈다는 건 굉장히 특이한 역설같다. 인터넷은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불러들여 현실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로 되돌려 보내고 오프라인의 인맥과 취미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게 알라딘 서재. 서재질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책을 읽는다. 원래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재질을 하는 거지만, 서재질을 통해 더 많은 책을 알게되고 더 많이 읽게 되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다. 이건 참, 특이한 역설이다.(나중에 누가 이와 관련하여 책 한권 써줬으면 좋겠다. 만약 이미 나와있다면 추천바람.)  

독서라는 취미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취미들이 블로그와 인터넷을 통해 강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핸드메이드다. 여인네 규방의 개인적인 취미가 햇살아래 드러났다. 취미는 빠르게 전파되고, 새로운 동호인들을 끌어들인다. 모든 취미는 유행처럼 번져가는 것이다. 한때 십자수가 그렇게 유행을 했던 것처럼. 요즘의 유행은 바느질같다.  

자아. 아이 옷을 만들려 마음먹은 당신,   

당신은 반드시! 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들 옷은 그냥 사입혀라. 여아선호 미안하다. 부럽나? 어쩔수 없다. 사회가 다 그런거다. -_-;;; 

재봉틀은 준비해야 한다. 가정용과 공업용이 있는데, 초보는 당연히 가정용. 모든 사설 양재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다들 가정용을 5년 이상 쓰다가 공업용으로 바꾼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싱거 미싱 추천. 내가 쓰는 건 싱거 7462 모델인데, 40가지 이상의 바느질 패턴이 있지만 실제로 쓰는 건 직선 박기와 지그재그(오버록 대신 사용한다), 단춧구멍 만들기 셋 밖에 없다. 모든 가전이 그렇지만 기능이 단순할수록 고장이 안난다.  

원단 구입은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각종 부자재들도 인터넷 쇼핑몰이 잘 되어있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주의해야 할 점은 초보가 동대문 원단상에 뛰어가는 일이다. 가지 마라. -_- 나도 아직 원단사러는 안 가봤다. 나중에 귀국하면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딸도 적어도 하나쯤 낳았고, 재봉틀도 구매 또는 할 예정이며, 원단 및 부자재 구입처도 알아두었다. 이 셋 중 준비 안된 것이 있다면 백스페이스 누르시라. 특히, 또 한번 말하건대, 딸!!! 딸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딸은 없는데 옷은 꼭 만들고 싶다면 컴퓨터와 불을 끄고 침대부터 가시라. 물론 배우자와 함께. 음, 나는 아직 결혼을 안했지만 딸을 낳고 싶으니 미리 공부해두겠다, 라고 한다면... 음. 뭐, 괜찮을 것 같은데, 딸은 아무나 낳는게 아니라는 사실도 명심. 그대의 팔자에 딸이 없을수도 있다. 서러워도 어쩔수 없다. 인생이란 원래 공평한 게 아니다. 훗. 내 말을 무시했다간 내 아들 옷은 사다 입히고 옆집 애, 조카, 친구 딸 옷 만들어 선물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 이제 책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사실 이 페이퍼는,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양재관련 서적들의 폭탄에서 알짜를 골라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만 나 딸 가지고 있다는, 그것도 둘이나 가지고 있다는 자랑질로 치닫고 있음을 깨닫고 반성.............은 안한다!  

 

2004년에 처음 나온 책.  

아직까지도 아이옷 만들기 분야에서는 최고의 책이다. 저자 배효숙은 이 책을 포함 모두 4권의 양재 관련 책을 펴 냈는데 초보를 위해서는 가장 적합한 책이다. 배효숙 본인도 양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 오히려 비 전공자들에게 적합한 설명을 한다.   

자상한 설명과 28종의 다양하고 실용적인 옷들이 실려있다. 다른 양재관련 책과 비교해 본다면 디자인이 독보적으로 예쁘다. 전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사이즈는 100-110-120 세가지 종류.

단점은, 실물패턴이 7종밖에 들어가 있지 않다. 요즘 나오는 양재관련 책들이 거의 대부분 실물 패턴을 수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설명대로 패턴을 그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이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 이 책의 옷들을 만들다보면 기본적인 옷만들기의 테크닉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 사계절의 옷이 다 들어가 있으나 여름 옷이 좀 더 많은 편. 

저자 홈페이지 : www.jom.pe.kr 

    

 

 

2002년에 나온 이 책은 현재 절판상태다.  

저자들이 운영하던 홈페이지도 현재는 사라져서 접속 불능상태.  

아주아주 기본적인 옷이 많다. 남방셔츠나 7부바지, 고무줄 치마나 반바지 끈원피스 같은. 그래서 추천. 나도 이 책을 알라딘 중고샵에서 구했다. 구할 수 있으면 한권쯤 구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4계절 옷중 여름옷에 집중되어 있다. 설명이 아주 자세하진 않아서 이 책으로 양재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역시나 실물패턴은 6종밖에 없다.  

 

 

 

이 책 역시 절판상태. 2002년에 나왔다.  

이 책의 저자 성자은은 실제 경희대 의상학과를 졸업한 의상디자이너이고, 홈메이드 패션 전문회사를 설립 운영했다는데 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저자 홈페이지 역시 사라지고 없다.  

이 책은 대부분 겨울옷이다. 그리고 초보를 위한 책은 아니다. 총 38종의 옷들이 있고, 역시 실물패턴은 3종밖에 없다. 혹시나, 혹시나 혹시나 나의 경고를 무시하고 난 아들만 있지만 그래도 옷 만들기는 꼭 한번 해 보련다 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이 책은 그나마 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아들옷이 좀 있다. 어느정도 옷을 좀 만들어 봤고, 원단도 다룰줄 안다, 하면 이 책의 옷을 만들어도 될듯. 만드는 과정 컷이 아예 없어서 초보는 이 책보고 옷 만들기 불가.  개인적으로 말해선, 절판도 되었는데 굳이 구하러 다닐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신생아 용품과 배냇저고리로 시작한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 하다. 옷보다는 육아용품이나 장난감 관련된 것들이 많다. 3-4세 이상의 아이를 둔 엄마라면 글쎄, 별로 유용하지는 않겠다. 수록작품들이 대부분 돌 이전의 아이를 타겟으로 했다. 장난감과 옷 모두가.

모든 수록 작품의 실물패턴이 실려있고 만들기 과정도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라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초보가 보고 따라하기 무난하다. 옷보다는 용품들이 예쁘다. 옷은 사실 디자인도 실용성도 별로. 하지만 보통 실물패턴 한장을 따로 구입할 경우 5천원에서 1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을 사는 것도 그다지 손해는 아니다.

저자 윤아영은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고 한다. 에코와 유기농을 강조하는데, 흠.  

 

 

 

이번에도 배효숙의 책. 

이 책은 사실 아이옷 만들기만 전문으로 하는 책은 아니다. 실제로 아이 옷은 두세벌 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것도 앞치마와 투투 정도. 물론 돌 이쪽 저쪽 아기를 위한 모자나 목욕가운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이 책은, 양재 초보가 바느질을 연습하기에 알맞다. 자잘한 소품을 하나씩 완성해가면서 양재에 자신감을 붙여가고,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다보면 어느새 전문가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할수도. 이 책의 최대 강점은 그거다. 양재가 실용적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는 거. 사실, 이 책에 실린 작품이 실용적이라는 건 아닌데 (필통, 수건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훨씬 싸다.) 선물로서의 양재를 새로이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이런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건 굉장한 감동을 주니까.  

모두 42작품이 실렸고, 그 중 32개가 실물패턴으로 수록되었다. 배효숙의 책답게 만들기 과정도 자세하고 꼼꼼해서 따라하는 것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실려 있는 작품들의 디자인 센스도 대단하고. 정말이지 이 사람이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는 놀랍다.  

 

 

 

사실 이 책 때문에 이 페이퍼를 한번 쓰기는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저자 판명희는 80년대 패션 유통업계에서 디자인과 경영을 배웠다고 한다. 그런것에 비하면, 옷의 디자인이 너무 형편없다. 원래 평범한 옷이 실용적이지만, 이 책에서 건질만한 옷이라고는 표지의 저 원피스 하나가 전부. 나머지는 글쎄.  

성안당이라는 새로운 핸드메이드 관련 출판사가 등장을 한 모양인데, 음. 역시 책이라는 건 저자에 대한 믿음과 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동시에 가야 하는 것 같다. 특히 이런 실용서에서는.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너무 허술하고, 과정컷도 허술하다.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도 이 책 살라구? 진짜?  

ps. 난 이 책을 출장자 편에 받았다. 진짜 얼마나 힘들게 받은건데, 내용이 이렇다니 어찌나 분하던지. 내가 이거 한국에서 걍 편하게 산 책이기만 했어도 이런 앙심 안품는다. 하여간 좀 팔린다 싶으니 죄다 그쪽에 뛰어드는 거, 이거 좀 안했으면 싶다.  

 

 

언제부턴가 리넨이 엄청나게 각광받는 소재가 되었다.  

덕분에 리넨 전문 쇼핑몰까지 등장하고, 이 책은 그 리넨 전문 쇼핑몰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세명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들을 실은 책이다. 대부분이 소품과 침구류들이고, 아이 옷은 두벌 정도만 실려있다.  

이 책은, 취향을 탄다. 리넨 특유의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럭저럭 괜찮은 책일수 있겠지만, 사실 실려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디자인이나 바느질쪽 보다는 리넨이라는 소재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들이라, 특별히 양재책으로 보기는 어려울듯 싶다. 굳이 말하자면 리넨 브로슈어 정도? 사진을 공들여 잘 찍었다. 사진 보는 재미에 그냥그냥 볼만하다. 양재북이라고 하긴 2% 아쉽고, 인테리어쪽으로도 살짝 발을 걸치고 있는 느낌.  

실물 패턴 수록되어 있고, 바느질 과정 설명도 그럭저럭 무난하다.  

관련 홈페이지 : www.nesshome.com   리넨 전문 쇼핑몰이다. 들어가면 커뮤니티로도 연결된다.  

 

 

자, 양장만 만들수는 없다. 한복에도 도전해 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침선장 박광훈 선생의 책이다. 배냇저고리와 두렁치마 만들기부터 삼회장 저고리와 당의 털배자 만들기까지 할 수 있다. 장식소품 만들기도 자세히 실려있다.  

한복 옷감의 종류와 바느질법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고 옷을 만든후 보관하는 법도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도움이된다. 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의 격식갖춘 복식에 대한 설명이 자세해서 우리 문화 이해에도 도움을 준다.  

실물패턴은 2가지만 실려있고, 나머지는 본뜨기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 전혀 어렵지 않다, 물론 본 뜨는 것만. -_-;;; 재봉틀로 하기는 어렵고, 손바느질로 하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도전해 볼 만하다. 아직 제대로 만들어 본 건 하나도 없다. 언젠가는 꼭.  

 

 

 

구라이 무키 여사는 일본에서 유명한 핸드메이드 작가 되시겠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양재열풍이 불기 전에 이미 일본과 유럽쪽에서는 옷을 만들어입기가 일반화 되었던 것 같다. 월간 잡지 또는 계간 잡지가 있고, 양재관련 책도 많이 나와있다. (한국에서 일본이나 유럽의 잡지를 구하려면 원단쇼핑몰에서 가능하다.)  

이 책은 이 책대로는 나쁘지 않다. 양재는 하나도 모르고, 임신은 했고, 아이 태교도 할 겸 배냇저고리는 하나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 하는 임산부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은 책. 말 그대로 아기 옷 책이라는 점을 꼭 명심할 것.  

 

 

핸드메이드는 추억이다. 추억을 담기에 핸드메이드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이 책은 특별한 옷이 있지는 않다. 사실 양재책이라고 분류를 하기는 애매하다. 양재를 하기 위한 책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 책은, 양재가, 엄마와 딸을 어떻게 이어주는지, 엄마와 딸이 핸드메이드와 바느질을 매개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흐흐흐흐흐흐 나는 딸이 둘이나 있다네, 자랑하게 된달까.  

 

 

대충, 여기까지.  

다음번엔 어른 옷 만들기로 포스팅 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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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0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젊은 엄마, 특히 딸을 둔 엄마들에게 아주 유용한 페이퍼겠네요.^^
나도 딸 둘이지만 너무 커버려서 이젠 손주가 태어나면 해주는게 좋을 듯.ㅋㅋ

반가워요~ 아시마님.
은근 드나들면서 인사는 처음이네요.^^

아시마 2010-08-02 15:45   좋아요 1 | URL
우와. 저 순오기님 팬이여요. 저도 한때는 마을도서관을 꿈꾸었던지라.
혹시,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라는 책 읽어보셨어요?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 관장 박영숙씨가 쓴 책인데. 순오기님 페이퍼 보면서 박영숙씨 생각을 많이했더랬지요.

특히 딸을 둔 엄마가 아니라 오직 딸을 둔 엄마에게만 유용한 페이퍼랍지요. 모녀특권.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8-0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전제 조건이 "딸 하나가 있어야 한다" 에서 그만 빵 웃어버렸다눈.

저는 뒤늦게 퀼트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중입니다.
손으로 무엇인가 만든다는게 정말 행복해여. 머리도 맑게 해주고. 맘도 편안하게 해주고.

아시마님,, 만든 옷 사진도 올려주세염!! 플리이즈~~~

아시마 2010-08-02 15:51   좋아요 1 | URL
뭔가를 손으로 만들어 낸다는 데서 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분명히 있죠. 그건 정말 만들어 본 사람만이 느끼는 건데.
전 사미인곡적인 옷만들기를 하죠. 님 안계신 기나긴 밤, 비단천 풀어내어 금자로 겨누어서 만들죠. 솜씨와 격식을 모두 갖춘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뭔가 하나를 만들어 놓으면 뿌듯해요. 만들때 집중하면서 잡념이 사라지는 효과도 있고.
사진은, 올리고 싶은데, 이곳의 인터넷 사정이 나쁘고, 제가 사진 리사이징 하는 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어요. 저 DSLR쓰는지라 사진 한장당 사이즈는 얼마나 큰지. -_-;;; 방법만 발견하면 반드시 올리겠사와요.

옷 만들기를 하려면 딸은 반드시! 반드시! 있어야 해요. 입을 사람 없는 옷을 만들때의 허무감이란...

하지만, 음, 사실 배효숙씨는 아들만 하나라는. ㅎㅎㅎ

Joule 2010-08-02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른옷 기대하고 있을게요. 저도 요즘 바느질에 재미를 붙여서. 근데 재봉틀은 없고 일일히 손바느질로 해야 하니 시간이 좀 어마어마하게 들기는 해요. 재봉틀 사자니 집도 좁은데 들여놓고 감당할 엄두는 안 나고.

아시마 2010-08-02 15:54   좋아요 1 | URL
재봉틀이 큰 공간을 차지하지는 않아요. 정말로. 저는 결혼할 때 혼수로 장만했던 화장대위의 화장품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거기에다 재봉틀을 올려놨어요. 딱 맞아요. ㅎㅎㅎ 화장품들은 거의 없기도 하지만 어쨌든 욕실로 퇴출되었구요. 손바느질로 양재 하는 분들도 있긴 하던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어렵지 않나요?

네, 어른옷 페이퍼도 곧, ㅎㅎㅎ 소개하고 싶은 책이랑, 막 갈구고 싶은 책이 몇권씩 있거든요.

꿈꾸는섬 2010-08-02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너무 좋은 페이페에요. 딸 아이가 좀 더 자라기전에 양재를 배워두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사실 자신은 별로 없거든요. 손재주가 없어서...하지만 상관없다는 님의 말씀을 철썩같이 믿고 한번 시작해볼까봐요. 우선 재봉틀을 사야겠네요. 재봉틀 사기전에 책부터 사야하는건가요?

아시마 2010-08-02 20:33   좋아요 1 | URL
의지가 굳으시다면, 재봉틀 먼저 사시라고 말씀드리겠지만, ㅎㅎㅎ 저 위에 배효숙씨 명품 아이옷 책 한권 사서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양재의 포인트는 사이즈에 맞는 맞춤옷을 만들기 위한 패턴을 그리는 거라고 하던데, 이 방법으로는 사실 내 사이즈에 맞는 패턴 그리는 건 배울수가 없어요. 이미 만들어진 패턴으로 재봉을 하는 것만 배우는 거죠. 그래도 그게 어딘가 하고 감사해하면서 해요.

옷 만들기를 시작하면 각종 양재 관련 블로그들을 뒤지며, 그 블로그 주인장들이 만들어서 파는 실물패턴을 장당 5천원에서 만원 정도를 주고 구입하게 되는데요, 감히 딱 잘라 말씀드리건대, 살만한 실물패턴을 만들어 파는 사람은 배효숙씨 밖에 없고, 그나마도 초보일때는 책에 있는 옷들을 만들어 보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씀도 덧붙여 드려요. ^^

하세요, 하세요, 하세요!!!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그런데, 따님이 몇살이세요?

꿈꾸는섬 2010-08-03 00:06   좋아요 1 | URL
ㅎㅎ4살이에요. 만 세돌이 되었지요. 진작 시작할걸 싶은 마음이 드네요. 도전해보고 싶어요.^^ 우선 책부터 구입해봐야겠어요.

gomgom 2010-08-02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 전 바느질도 못하고, 아들만 있어요. ㅋㅋㅋ 정말 부럽네요. 딸도 부럽고, 바느질솜씨도 그렇고^^

아시마 2010-08-02 20:36   좋아요 1 | URL
바느질은 사실, 솜씨라고 할 것이 못되구요,
곰곰님은 제가 없는 아들이 있군요. ㅎㅎㅎㅎㅎㅎ
















부... 부러우면 지는 거닷!

pjy 2010-08-03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재 가진 딸 없고, 조만간 생길리도 없는 노처녀인데다가, 설마 나같은 성질 드러운 딸 낳을까봐 무섭지만^^
이거 참, 땡기는 페이퍼군요ㅋ

아시마 2010-08-07 13:53   좋아요 1 | URL
ㅎㅎㅎ 기대하시라, 다음 페이퍼는 어른옷 만들기!!!

pjy님 반갑습니다.(이건 블랑카님식 인사. ^^)

우리 '노'는 빼고 말하자구요. 처녀이시군요. ㅎㅎ 결혼을 후회하진 않지만 처녀이신 분들이 부럽기는 합니다. 지금 읽고 있는 황인숙의 <인숙만필>에서 그런 시기를 "우리들 노처녀들은 사랑 없이, 결핍감 없이 살아간다. 아련히, 유포리아라는 것에 향수와 궁금함을 갖고." 라고 표현하던데, 저는 그런게 좋아요. 뭔가를 궁금해하고 그리워 할 수 있다는 게. 사실 결혼해보면 그놈의 유포리아라는 게 있기는한데, 음. ㅎㅎㅎ
그 향수와 궁금함을 지켜드리기 위해 그만 말할랍니다.

처녀시절을 즐기세요!!!!!!

라로 2010-08-04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행이 딸이 하나 있고 아들은 둘이나 됩니다.
게을러서 하나있는 딸 옷을 한번도 만들어준적이 없어요.
다른것도 안해요,,,,그나마 퀼트로 가방하나 만들어 준듯,,
그거 떨어질때까지 들고 다니더라는,,^^;;;
만드신 옷들 사진좀 올려주세요~~.^^

아시마 2010-08-07 13:58   좋아요 1 | URL
오, 정말 다행이세요. 딸이 있다니!!! ㅎㅎㅎㅎㅎㅎㅎㅎ

사진은 준비중, 언제나 늘 준비중. 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퀼트는 손바느질이니까, 아마, 옷 만들기보다 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데요? 사실 애들 원피스 같은 건 한나절이면 뚝딱 완성되거든요. 본뜨기부터 재단, 재봉질까지 모두다요.

그리고, 옷 만드는 커뮤니티 가보면, 다들 하는 이야긴데,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가면 대부분 엄마가 만들어주는 옷을 거부한대요. ㅠ.ㅠ (아 이거 진짜 영업비밀인데. 흑흑.) 떨어질 때까지 들고다니는 그 시기가 좋은 것 같아요. 막 애써 만들어줬는데 싫어! 이러면 내 자식이고 뭐고 내다 버리고 싶어질지도.

BurdaLove 2010-08-24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실은 재봉책하나 사려고 들어왔다가 로그인하고 글남겨요...
뭐랄까 재봉에 대한 사랑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페이퍼네요... 저도 배효숙씨책 좋아해요.^^
저는 아직 아이가 없고, 손재수도 엄청 없지만 꼼꼼한 거 하나 믿고 재봉을 시작했다가 완전 빠져버렸지요.... 몇 달 한게 고작인데 그래도 참 좋네요. 제대로 만들어낸 건 몇개 안되지만... 제 옷을 만드니까 아무래도 하나 하는것도 엄청 시간이 걸려요. 게다가 헐렁한 옷 싫어하고 몸에 꼭 맞는 타이트 스커트 같은 거나 만드니 진도 안 나가죠. ㅋㅋ
하여간.... 전 좀 배우다 보니 아무래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복식학원에 다닐까도 생각 중인데 문제는 곧 임신을 하려고 생각 중이거든요... 여자아이 둘 낳는게 목표인데(완벽하죠?^^), 아이들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재봉틀 만질 시간이 생길까요? 전 나이도 좀 있어서 둘 낳으려면 빨리빨리 놔야하는데 (ㅋㅋ) 그러면 최소한 3-4년은 정신없을테고 지금 이걸 배우는 게 정말 잘하는일일까? 차라리 그럴 시간에 돈을 벌어서 사입는게 더 낫지 않나? 오만 생각이 다들어요. 이런...밤이라 그런지 괜히 주절주절 말만 많네요... 어른 옷 만들기에 관한 페이퍼 기대합니다! 팬되었어요!^^

zwo 2010-09-02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배효숙씨 책 중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 지 요래조래 살피다 인터파크에 올려진 님 글 추천누르고 여기까지 쫒아와보니 세상 참 읽을꺼리가 너무 많아 한국책 주문하기 더럭 겂나는 제게 샛별이 되주시는군요. 히히히 여기는 베를린이고 오늘 제대로 추워 담요덮고 밤새는 중이고 책에 관한 너무 재밌는 글들과 귀여운 두 따님의 이야기를 참으로 감질나게 읽고 있습니다. 고맙구요.
그런데 역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미혼이기에 성인을 위한 옷만들기 책도 좀 평해주시길 바랍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꾸벅 ^^

오랑구 2010-09-10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전부터 재봉질에 관심이있었지만 재봉틀 살돈이 없어서 한동안 제껴두었다가... 딸아이 생기고 우연히 블로그에서 본 손수만든 여아 원피스가 넘 이뻐서 갑자기 다시 관심이 생겨 여기저기기웃거리다가 님글을 보게되었네요..글재밌게 읽었어요ㅋㅋ 근데 재봉가르치는 학원안다녀도 재봉틀로 옷만드는법 습득가능한가요? 사실은 학원다니고 싶어도 아기가 아직어려서 시간이 안나거든요. 평일엔 직장가고, 아기 잠잘때 겨우 나는 시간에 한번 만들어보려고 하는데...괜히 재통틀사는데 돈만 낭비하게 되는건아닌지 고민중입니다..조언부탁해도 될까요? ^^

레드쥬디 2010-10-22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친절하신 조언 감사합니다. 책을 좀 사볼까 생각중인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글구 전 딸은 있는데 이제 다 커버려서 어릴 때 그냥 제 마음대로 만들어 입히기는 했었는데 어느 틈에 이제 엄마표는 거절하는 질풍노도의 시기가 되버렸어요.... 그래서 요즘 조금 우울하네요....

로시맘 2010-11-08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제 막 옷 만들기에 발딛은 초보입니다.
검색하다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국문학도답게(?) 참 잘 쓰셨네요 ^^
저도 두 딸을 가진 딸기맘인데,
님의 글을 읽고 갑자기 어깨에 힘이 막 들어가네요 ㅋ
역시 양재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주혜 2020-10-06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신하고 배냇이랑 턱받이 겨우 만들어봤는데 의외로 재미있고 취향에 잘맞아서 책을 더 찾다가 글을 봤어요 ㅎㅎ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몇권 더 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