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글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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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가수들 중에는 신기하게도 나와 동갑내기들이 많다.
아니, 나와 동갑이어서 더 좋아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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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때론 '나'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해 보곤 한다. 나의 이름, 나의 태어난 날, 내가 태어난 곳, 나의 취향, 나의 습관...
그리고 이런 것들이 '그'가 있음에 비로소 뚜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고서야 꽃이 될 수 있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의 존재도 때로 그러하다. 그것이 사랑 아니던가. 알마에게 이름을 준 것이 레오폴드의 사랑이었던 것처럼.

이 책에는 사랑의 '역사'라고 감히 부를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다. 때로는 지역을 뛰어넘고 때로는 세대를 뛰어넘으며, 때로는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뛰어넘으며 사랑은 찬란하게 이어진다. 서로 모습은 다소 다를지라도 <사랑의 역사>가 씌여지는 과정은, 그리고 그것이 읽혀지는 과정은 모두 사랑이다. 사랑은 그들의 존재 자체였으며 그들의 삶이었다. 사랑을 잃은 순간 그들은 죽어갔고, 세계 모두를 버렸다.
예컨대 엄마의 사랑은 이러하다.

엄마는 아빠와 처음 만났던 여름만큼이나 생생하게 아빠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인생은 포기해 버렸다. 엄마는 복잡한 생명체로서는 유일하게, 며칠 동안 물과 공기만으로 버틸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종(種)의 원조가 될 만도 했다.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머리만 그리려면 전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줄리언 외삼촌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파리 하나를 그리기 위해 모든 풍경을 포기해야 한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한정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하늘을 전부 가진 척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을 아주 조금만 갖는 편이 우주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엄마는 이파리나 머리를 선택하지 않았다. 엄마는 아빠를 선택했고, 아빠에 대한 그 하나의 감정에 기대고 싶어서 이 세상 전부를 희생했다. (67)


사랑이 삶 그자체였던 사람들의 인생은 돌고돌고돌다 결국은 하나의 점으로 귀착되었다. 서로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냈던 사랑들이 결국은 한자리에 서로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사랑이 삶의 이유였던 만큼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그들에게는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었다. '알마'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부를 뿐. 그 이름은 그들의 사랑 그 자체이므로.

올해 만난 최고의 장면이다. 알마와 레오폴드의 포옹은 두고두고 내 두 눈을 적실 것이다.

사족) 양장본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만큼은 열린책들의 책들과 같은 양장본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은 최초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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