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추리소설의 외피를 쓰고 추리소설을 패러디한,
보르헤스의 외피를 쓰고 보르헤스에 대한 무한한 오마쥬를 보내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리소설로서 집중하기 보다는
추리소설적 장치와 추리소설적 해법을 눈치채가며 읽어야 하며,
주인공들에 몰입하기 보다는
보르헤스적 인물의 특징과 보르헤스적 사유들을 찾아가며 읽어야 한다.
책 소개에는 보르헤스의 작품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
이라고 되어 있지만,
독서 후의 감상으로는 절대 '충분히' 즐길 수 없다.
보르헤스를 알아야 100%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포를 알아야 150%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러브크래프트를 알아야 200%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기본은 보르헤스다.
포와 러브크래프트만으로는 부족.
에이씨, 보르헤스의 작품을 읽지 않은 것이 이렇게 아쉽다니... 킁...
대단하군, 베리시무. 또다른 독서도를 열어주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