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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고 근1년이 지나서야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건, 교고쿠도에 들어서면 얼마나 현기증이 나는 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 알고 있어도 책이 나오자마자 냉큼 산 걸 보면 이 정도는 각오가 되어 있다는 걸 텐데, 이건 몸으로 겪은 거라 머리의 명령을 몸이 거부하고 있이다. 아~~~ 300페이지 정도 읽었더니 교코쿠도의 장황설에 벌써 정신이 혼미해진 건지 나도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두 권이나 하는 이 시꺼먼 책을 들고 읽으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깜짝깜짝 놀라야 할지 가늠이 안된다. <우부메의 여름>과는 수준이 확연히 다르다. <우부메의 여름> 정도는 몸풀기랄까. 끝없이 나오는 그 상자들은 도대체 뭐고, 왜 자꾸 토막난 팔 다리가 계속 발견된단 말이냣!! <우부메의 여름>을 읽을 땐 트릭의 이해가 가네 안가네, 동의할 수 있네 없네의 차원이었다면, 이제 <망량의 상자>는 이해의 수준을 넘어섰다. 교고쿠도의 말대로 오컬트다. 그것도 대놓고. 그대로 나름대로 속도도 제법 나는 편이고, 이미 축축한 늪에 발을 담근 이상 이제 와서 돌아나갈 수 없다. 교고쿠도. 갈 때까지 가보자. 이번엔 뭐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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