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하게 그려진 그림 안으로 빨려들어가 성에 갇혀있는 소녀를 구한다는 설정은 그다지 비현실적이지도, 설득력이 떨어지도 않는다. 더한 설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묘하게 이 이야기는 장황하고 뭔가 변명하듯이 나에게 자꾸 설명을 들이민다. 열심히 책을 만든 출판사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딱딱하고 정중한 장정부터가 지나친 감이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소프트한 판형의 책이었다면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맞았을 텐데. 어찌되었든 결말은 맘에 든다.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세상이지만 다른 내가 되었고, 새로운 친구가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