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월을 함께 한 책이다. 두개의 달이 떠 있는 세계. 리틀 피플이 어디에서나 나타나 무엇이나 할 수있는 세계. 세계의 끝이라 상정되었던 <1984> 에 대한 하루키식의 대답이다. 빅 브라더는 리틀 피플로 바뀌었고 역사 서술을 바꾸는 세상은 소설로 현실을 재구성하는 세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당신이 세상의 끝이라 말했던 그 날을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다. 당신이 예언했던 세계의 모습은 그다지 틀리지 않았다. 나의 의지가 아니었는데 어느새 달이 두 개인 세상 속에 들어와 버린 것처럼. 그러나 우린 다르다. 내 배 속에 생긴 이 작은 것은 분명 나의 의지였다. 그것이 리틀 피플이라 해도 나는 이 작은 것을 지킬 것이다. 내 의지로. 내 사랑으로. 설혹 이 달이 하나뿐인 세상이 또다른 세계라 해도 좋다. 이 곳이 어디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이 사람 뿐.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변하지 않는 하루키의 알멩이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잔뜩 만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