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여자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지음, 윤병언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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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 진짜 말그대로 지독히도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동시대의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못생긴 여자. `못생긴` 이라는 수식어가 사뭇 낯설고 부적절해 보여서 한참을 적응하지 못했다. 지금 읽는 책은 뭐야 라는 남편의 물음에도 `못생긴 여자`의 이야기야. 정말 제목 그대로 못생긴 여자, 라고 이상하지 않냐는 듯이 대답했다. 나는 무언가 비유적인 표현일 거라고 여기고 책을 골랐던 모양이다. 이렇게 모든 여자들이 예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못생긴 여자라니. 너무 현실감이 없어 보였다.
보는 사람들 모두를 놀라게 할 만한 못생긴 여자아이였다. 털도 많고 게다가 냄새까지 나는. 그래서 그녀는 언제나 조용히 지내고, 누구에게도 불평하지 않으며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숨소리마저 내지 않으려고. 그녀 주변의 불행한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존재 때문일 거라고 여기며 자란 가슴아픈 여자아이. 
그 아이에게 뭔가 인생역전 같은 일이 짠 하고 벌어질 거라고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진 않았다.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길 기대했다거나, 성형수술로 눈부신 미인이 된다거나. 뭐, 그런걸 믿기엔 나도 충분히 나이가 들었지. 그래서 이 책의 결말들이 안심이 된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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