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시장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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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이고 이국적인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내는 작가. 그러나 섬세하고 묘하게 동질감을 주는 문장들 덕분에 전혀 낯설지 않다. 뒤로 갈수록 문장보다는 소재의 힘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마지막 단편소설로 무한신뢰 모드로 귀환. 
차별이라는 비열한 공기 속에서 아주 손쉽게 칼날을 휘두를 수 있게 하는 도시의 교육에 대한 그녀의 묘사는 무척 짜릿했다. 스스로를 계속 다그치게 만들었던 꼭 한 방울의 죄. 그것을 이렇게 뼈아프게 기억하고 있는 그녀의 윤리적 올바름에 또 한번 무한 신뢰. 
무엇보다 좋았던 건 작가의 말이다. 존재하는지 자신할 수 없는 바다를 향해 노를 젓는 호수의 해군. 바다에 도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를 젓는다는 게 중요한, 호수의 해군.
바다의 의미가 저마다 달라도 우린 모두 노를 젓는 호수의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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