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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일 또 만나
윌리엄 맥스웰 지음, 최용준 옮김 / 한겨레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새 어머니를 받아들이는 힘든 과정을 겼었던 주인공은,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해야 했던 소년 클래터스와의 짧은 만남에 자신의 상실감과 불안, 죄책감을 투영한다.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새벽 4시의 궁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구조물이다.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 보이던 천장, 이해할 수 없는 설치장식들은 혼돈스러우며 아슬아슬한 유년의 기억을 계속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은 주인공이 클래터스에게 전하고 싶었던 안타까움과 위로의 문장들이었는데, 그 글들을 읽으며 무척 마음이 아팠다. 사실 그 글들은 모두 주인공 자신에게, 주인공 자신의 유년 시절에게 해주는 말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어깨를 웅크리고 그런 위로의 말을 간절히 기다리던 주인공의 유년시절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미국문학의 간결한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있다. 영국문학과는 다른 단순하고 정제된 글들. 묘하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과하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커텐 너머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듯한 거리감이 오히려 주인공의 내면으로 나를 바짝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런 끌어당김이 무척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