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아플만큼 빨간 겉표지는 벗겨내고 읽고 있다.
새까만 표지에 S.K.라는 두 글자만 황량하게 박혀있는데,
이게 훨씬 어울린다.
처음에 읽을 땐 도대체 뭐하자는 얘긴가도 싶고,
뚜겅뚜겅 말을 잘라먹는 말투도 영 적응이 안되었다.
읽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좀 익숙해져서 그런지, 뒤로 갈수록 무척 흥미롭다.
이민 1.5세대에겐, 뉴욕은 그리 매력적이지도, 쉬크하지도, 다채롭지도 않더라.
왠지 모를 부채감까지 느끼며, 가슴이 약간 아프려고 한다.
수지, 그녀는 어딘가 마음을 붙이고 안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