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랑은 드라마틱한 이벤트로 가득찬 것도 아니며,
사랑이 달콤한 꿈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랑은 삶을 한 모습이며, 일상의 한 부분이며,
숨쉬고 걸어가고 살아가는 그 과정 안에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조곤조곤하게 사랑을 그린 이야기들이 좋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감정의 흐름을 그려낸 것일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움켜쥐고 싶어도 그러질 못했던 느낌들을 어떻게 다 그려낸 걸까.
단어가 모자라 다 말하지 못했던 그 마음들을.

난 수잔과 필립의 사랑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결말이야 책을 다 읽으면 알 수 있는 것이겠지만,
이미 그것은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나는 그들이 서로 주고 받는 편지 속에서,
필립이 그리는 스케치 속에서, 수잔이 마시는 커피 속에서.
사랑을 봐 버렸다.
그들의 사랑이 나의 사랑과 다르지 않음을 가슴으로 깨달으며,
내 짝궁을 살며시 안아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