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문학을 전반적으로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싱크로가 어려운 건, SF이다.
몇번인가의 실패 경험도 쓰디쓴 맛이었고,
새로운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거대한 세계에 휘말려 작은 인간과 인간의 이야기가 매몰되는
SF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나는 SF에서 기본바탕이 되어야 하는 과학적 사실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잘 알게 되는 일이 영원히 없을 것이다.
오히려 거대한 담론 안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존재론적 의문들이
SF라는 장르에서 너무나 잘 어울린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SF를 보는 것 뿐이다.
거기에 몇몇의 꿈결같이 멋졌던 SF가 문학적 은유로 가득 차 있는 환상적인 것이었기에,
SF를 포기할 수가 없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여하튼 위와 같은 이유에 비춰본다면,
이책, <프라이데이>는 아직까지는 독서를 의미를 채 찾지 못한 책이다.
뭐, 650여쪽의 책을 이제 100쪽 남짓 읽은 거니까,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 하나 더 하자면,
이 책, 상당히 마초적이다.
불쾌한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는 얘기.
인조인간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려고 작가가 의도한 설정인지는 모르겠으나,
꼭 그랬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