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루조당 파효 서루조당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책이란 죽은 것. 누군가에게 읽혀 의미를 찾기 전까지는 시체나 다름없다고, 그러니 이곳은 책들의 무덤이라고 말하는 고서점이 있다. 서루조당. 마치 육지에 불쑥 솟은 등대와 같은 이 곳은, 단 한 권 인생의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을 비춘다. 단 한 권의 책, 이라는 주인장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인생을 바꾼 책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멋졌다. 신기루 같은 근대를 쫒으며 무작정 달리던 시대에 자의든 타의든 휩쓸려버린 사람들은 이정표가 절실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네들의 근대를 바라보는 일은 가슴 한편의 쓰라림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버리느냐, 고치느냐, 바꾸느냐, 만드느냐의 문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토록 치열한 것인데. 그것만으로도 인생을 송두리째 버려야하는 문제들인데.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어 스스로 고민할 자유조차 박탈당한 우리 민족은 참으로 가엾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루조당의 다음 이야기가 나오면 망설이지 않고 또 읽을 것이다.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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