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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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그냥 26쇄가 되는 건 아니구나. (내가 읽은 건 알라딘 중고점에서 구입한 하얀 표지의 구판이었고, 무려 26쇄 였다.)
루트의 머리를 쓰다듬는 주름진 박사의 손과 당근을 먹이기 위해 조심스레 식사를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훌쩍 자라 버린 듯한 루트는 언제까지나 박사와 주고받던 캐치볼의 감각을 기억하겠지. 
숫자와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고, 수학을 절대 잘 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었지만, 차근차근 방정식을 정리하면 꼭꼭 제 자리를 찾듯 정리되던 숫자들의 가지런함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답을 찾은 희열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끈하게 정리되어 있던 연습장을 사랑했었던 것 같다. 그런 희미한 기억들이 소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반짝거리던 박사의 눈빛과 오버랩되곤 했다. 아름답다고밖에 할 수 없는 매력적인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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