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K의 암살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고등학교 영어교사 제이크 에핑. 눈물이 없다던 그의 바람은 그저 애틋한 사람들의 불행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그들이 상처없는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그 뿐이었다. 그러나 과거는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던가. 과거는 화음을 추구한다던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그에게는 사랑마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고향같은 여자를 만나 함께 린디합을 추고, 고향같은 사람들과 함께 찐한 연극을 한 편 만들어 냈으니, 그의 인생 또한 그리 척박하기만한 것은 아니었다고 위로할 수 있으려나. 돌아 온 미래가 너무 황량하고 비참해서 제임스가(그리고 조지가) 걱정스럽다. 그러나 모두 그의 탓은 아니라고, 악독한 작가 스티븐 킹을 대신해서 위로를 보낸다. 그가 다시 잡은 새디의 손의 감각을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래본다. 그래서 새디가 역경을 딛고 훌륭한 시민으로 꿋꿋이 버텨준 것처럼, 그도 그럴 수 있기를.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JFK암살에 대한 통한의 마음과 그 시절들에 대한 향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몇번이나 마음을 (때론 얼굴을) 흠뻑 젖게 만들곤 했다. `22세기로 건너간 시간 여행자가 그 시대에도 사랑받는 우리 시대의 작가가 누가 있는지 찾아본다면 그 명단에 스티븐 킹도 들어갈 것이다` 라는 헌사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