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서치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 유득공, 박제가, 백동수 등과 그의 스승인 박지원, 홍대용의 이야기를 소설 기법을 통해 엮여낸 역사책. 정조 시대의 개혁의 물결과 신분제의 허상 속에서 좌절해야 하는 선비들의 삶과 학식을 매우 우아한 담채로 그려내어 시대와 사람에 대한 경외감마저 들게 만든다. 또한 역사 대중화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준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금 여기 조선`의 모습을 직시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한 점, 문와 무를 비롯한 모든 예를 순진무구할 정도로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려 했다는 점은 우리 시대의 교양으로 널리 알리고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들었다. 우리의 지성사에 이렇게 멋진 어른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것 만큼이나, 김유신이 삼국통일의 주역이라는 것만큼이나, 당연히 알아야할 자랑스러운 일이지 않은가. (그 당연한 걸 당연하게 가르쳐야 하는 사람이 바로 나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