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도 수컷과 암컷이 있습니다
오다 마사쿠니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사랑스러운 찬가. 기꺼이 몸을 던지고픈 애서가들의 롤러코스터. 

까무라칠만큼 귀엽게 웃기다. 시종일관 히죽대느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책장을 퍼덕거리며 날아다니는 책들, 그 책들을 잽싸게 잡아 찍어 누르고 상아로 된 도장을 쾅! 찍는데, 다리 여섯 개 달린 흰 코끼리를 탄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외친다. ˝난 쬐끔도 수상한 사람이 아니지 않니 않으니꼬롱~˝ 그리고 그 뒤로 드라이아이스 연기마냥 깔리는 백 년의 딸꾹질 소리. 
이런 이야기를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쏘냐.

게다가 60여년을 원앙처럼 알콩달콩 살았던 노부부의 이야기와 태어날 것이 분명한 아들을 기다리기 위해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까지 덤으로 읽을 수 있다.
온갖 잡다구니를 모아 놓고 좌판을 벌인 듯하지만, 역시 처음이며 마지막인 것은 책. 
그리고 또 하나 무지하게 좋았던 건 바로 이것.

태어나서 죽고 태어나서 죽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나도 그 한 부분이라는 것. 누구나 누군가의 그다음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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