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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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소박한, 하지만 우아하기 그지없는 미국 현대문학의 정수를 본 것 같다.
특별히 열정적이지도, 특별히 역동적이지도 않았던 스토너의 인생이 이토록 가슴을 때리는 것은, 그것이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삶이라는 것은 지루할 만큼 재미없고 때론 비루할 만큼 초라하다. 애정과 열망이 가득찼던 관계도 부옇게 더께가 쌓이고, 도망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지도 않는다. 그래도 삶은 흘러간다. 나 역시 삶을 마무리하는 그 순간에는 `난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하고 자문하다가 무언가에 스스로 납득하며 눈을 감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스토너의 삶에 내가 보낼 수 있는 건 박수도 찬사도 아니다. 그저 수고했다는 인사 뿐이다. 내가 내 인생의 마지막에 바라는 것 역시 그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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