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별로 듣지 않았다. 옮긴 직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뜻에 맞는 구석이 없어 소심하게 속을 끓이고 있고, 퇴근하면 두 아이들에게 휩싸여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알 수 없다.
그나마 가장 큰 위안은 퇴근시간 후 1시간 정도 사무실에서 책을 읽는 일이었다.
6시가 퇴근시간인줄 아는 어머님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이 시간이 있기 때문에 숨을 돌리고 살고 있다. 그래서 이 시간은 내 나름엔 필사적인 시간이다.
책 읽기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까워서 음악은 틀 생각도 아예 못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오랫만에 음악을 틀었다가, 완전 꽂힌 밴드가 있다.
며칠째 얘네들 노래만. 듣고 또 듣는다.
전기뱀장어.
좋아했던 너에게
두 손 모두 잡혀버린 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어
너의 두 눈만
한없이 바라보았어
너의 두 눈 속에 내가 비친
10초 동안의 골목길
우아...
좋아했던 아이에게 두 손이 모두 잡혀 버렸대.
그리고 그 애 눈동자에 내가 비쳤지.
우아...
이런 가사를 이런 목소리로....
(궁금해서 뮤직비디오도 찾아봤더니, 정말 이 목소리 그대로 생겼더라. ㅋㅋ)
아, 간주 부분에 나오는 기타 솔로도 무지 좋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당장 알라딘 서재가 떠오르는지라, 바로 달려왔다.
안 들으면 후회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