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학교에 있다가 도심(?) 학교로 전근을 오니 문화적 충격이 만만찮다.
사교육에 기대있는 아이들이 무척 많고, 학부모들의 교육관도 열정도 버거울 정도.
자기주도학습 시간이 너무 적다, 아이가 너무 학원 숙제에만 매여있다,
학원의 스케쥴에 따라 공부하는 것에 지나치게 안온함을 느끼고 있다... 는 게 전체적인 인상이었는데, 문제는 학부모들도 이러한 상황을 제법 정확하게 꿰뚫고 있지만 모험을 하느니 차라리 하던대로 계속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영어에 수학에 독서교육에, 논술공부까지 다들 빠짐없이 챙기며 왔다는데. 아이가 이 모양이라면. 아이가 스스로 할 줄 모르고, 게다가 별로 행복하지도 않다면 어찌된 노릇인가 싶다.
학부모님들의 진심도 절절히 느껴지는데 말이다.
정말이지 모르겠다.
직업만큼 중요한 건 취미이고.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계획하며 성취하는 일은 진로나 직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 전반을 아우르는 일상적인 '태도'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내 생각이 너무 교사로서 안일한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든다.
더불어 걱정도 늘어간다. 주변에 다양한 교육적 시도와 체험으로 끊임없이 아이를 관리하고 있는 엄마 선생님들을 보면서, 일곱 살이 된 아이을 둔 부모인 나도 뭔가 해야하지 않나, 하고 괜시리 불안하다.
어제도 아이의 독서교육과 영어교육을 위해선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한다는 옆자리 선생님의 일침을 들었는데. 요즘. 완전 별세계에 온 기분이다.
그래도 겸손한 마음으로 (겸손 안할래야 안 할 수 없지만.... 아는 게 너무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 해볼까 하고 듣고는 있다.
근데, 언제부터 독서에 교육이 붙은 거지? 독서교육이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