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영원히 밤이었으면 좋겠다. 월요일 아침 같은 건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초등학생 같은 투정이지만, 정말 그랬음 좋겠다.
아침부터 일이 있어 은행에 다녀왔는데, 분주하게 은행은 돌아가고 있었다.
여기저기 띵동하는 소리가 그렇게 생경할 수 없었다. 저기 저 사람들은 컨베이어 벨트 위의 부속품들처럼 정해진 방향으로 의심없이 흘러가는 듯 했다.
내 앞의 공기만 멈춘 것 같았지만, 52번 손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나도 의심없이 스르륵 앞으로 나갔다. 싫.었.다.
차를 몰고 직장으로 돌아오니, 지난 주 내내 골치를 썩혔던 보험회사와의 민원 문제가 잘 접수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여기저기서 또 띵동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음악을 듣기로 했는데,
권순관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깊은 밤이죠--'
'이밤은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