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이 휘날리도록 바쁜데, 바쁜 틈을 쪼개고 쪼개서 자꾸 딴 짓을 한다. 시험이 닥치면 방청소하고 서랍정리 하느라 헛시간을 쓰던 버릇 그대로.
명륜동은 언제나 내 뿌리 같은 곳. 스무살 남짓의 부끄럽고 치기어렸던 내가 골목을 누비던 곳. 소녀가 어른이 된 곳, 아니, 영원한 소녀로 박제가 된 곳.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명륜동 골목을 누비던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