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일이 종종 있다.
나선형의 계단이 눈 앞에 빙 둘러쳐져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듯한.
<긴 여행의 목표>의 시릴의 말대로, 미래의 시간을 기억 못할 리가 없다, 는 명제의 증명처럼.
그런 세계가 미하엘 엔데의 글 속에서 현실감을 갖기 시작한다.
절벽 속에 숨어있는 대저택, 4면이 모두 똑같은 기이한 집처럼
시각적 감각을 통해 공간이 존재감을 갖고, 나아가 현실이 된다.
별스러울 것도 없는 일상의 부분들이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열쇠로 변하는 순간,
그 놀라운 감동의 경험을,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잠들기 전 주문처럼 쥐고 잔다.
잠들기 전 읽는 이 책은, 꿈 속에서 나를 그 새로운 세계로 반드시 데려다 줄 것이다.
어젯밤 꾸었던 순백의 눈덮힌 세상의 꿈처럼, 그렇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주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