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을 기억하며 쓴다.
이영훈과 이문세가 만나 처음으로 작업한 앨범 이문세 3집. 모두가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들었던 곡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각별한 곡.

긴 연애기간 동안 우리는 늘 명륜동에서 창경궁, 창덕궁을 지나 안국동 초입에 이를 때까지 걸어다녔다. 한적했던 고궁의 돌담길을 걷다보면 지금은 모두 사라져 버린 고가도로와 육교들이 머리위로 흐르고, 높은 돌담 위로 보이는 울창한 나무들이 걷는 연인들에게 운치를 더했다.
해저물 무렵의 조용했던 그 길을 걸을 때면 늘 신랑은 이 노래를 불러주었다. 

땀이 살짝 나도록 잡았던 손과 살짝 떨렸던 그의 목소리, 언제나 조금씩 엇박이었던 이 노래가 새로운 의미를 갖는 순간이었다.

휘파람까지 휘휘휘 부르며 나를 떠났다는 님이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지만,
이영훈의 마지막 가는 길을 휘파람 부르며 가는 길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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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 2008-02-15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사로 보면 연애할때 부를 노래는 아니지.ㅎㅎ
이영훈, 찾아보니 나이도 별로 안들었는데 안타깝네.
오랜만에 들으니 노래 좋다~

애쉬 2008-02-16 11:1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야. 근데 왜 불러 줬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