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번째 노래는 스무살.
처음 음반을 들었을 땐, 그리 빼어난 곡도 아니고 (오히려 약간 촌스럽기까지), 그리 기억에 남는 목소리도 아니어서 대강 넘어갔던 곡이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이장혁을 보곤 몸이 굳어버리는 줄 았았다.
온통 시꺼멓던 작은 라이브클럽에 큰 기타를 안고 웅크려 앉아 있던 이장혁은,
첫입을 떼는 순간부터 무시무시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공기의 흐름이 멈춰진 듯한 음악.
첫곡이 끝났을 땐 목이 뻣뻣하게 아파올 지경이었다. 고개를 세운채 너무 열심히 들어서.
눈을 깜빡이면 한 순간을 놓치는 것 같아 온 힘을 다해 부릅뜨고 있었다.
이렇게 편안하지 않은 공연은 처음.
공연으로 듣는 것보다 울림 좋은 스피커로 정제된 음악 듣는 걸 훨씬 좋아한다.
그치만, 이장혁은 예외.
돌아와 다시 들으니 역시 음반으로 듣는 건 그저 그렇다.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