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그림 그 자체로 만날 때 순수한 감동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 간혹 그렇게 만드는 그림들이 있다.
그림 그 자체의 색과 공간과 표정들에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드는 순간이.
그러나, 내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봐도봐도 처음보는 그림같고, 이름과 제목은 들어도들어도 또 까먹고 해서 나를 좌절하게 할 뿐이다.
마음에 드는 그림들 가만히 보니, 예쁜 그림이라거나 직설적인 그림인 게 대부분인 걸 보면, 도통 미술에 대한 심미안 같은 건 없나보다 하고 체념하게 된다.
그 체념도 이제는 스스로 너무 수긍하고 있어서
그냥 그 정도 수준으로 그림을 보는 거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설명해 주는 미술서들이 고마울 때가 많다.

이 책은 근래에 읽었던 미술 설명서들 가운데 만족도가 제법 높은 책이다.
물론 아직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론 묵직한 느낌도 들고.
다소 팍팍한 글이지만 읽다보니 금새 적응이 되었다.
(글쓴 분 블로그에 가끔 글 읽으러 가는데, 아무래도 그쪽 글들이 좀더 부드럽고 윤기가 있다.)
가장 즐거웠던 글은 백합아가씨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아서왕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읽어볼까 생각중이다.
앞으로 남은 몇개의 꼭지도 읽으면서 새로운 책으로의 도전을 계속 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참, 미술서들은 다 좋은데, 종이가 너무 위험하다.
뭐, 질좋은 그림 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오른손에만 종이에 벤 상처가 다섯 군데다.ㅜ.ㅜ
종이탓을 하는 것보단 베고 또베고 부주의한 나를 탓하는 게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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