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한 일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 가능성에 대해 처음부터 아주 부정적으로만 생각치는 않았지만-그렇다고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믿을 만큼 순진하진 않다. 한 번 그랫다고 ' 썩은 한국에서 그나마 사법부는 살아있다' 는 식으로 호들갑 떠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 이번 국보법 스캔들은 고루한 사법부가 보기에도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게다.


경향신문

법원 “사노련, 이적단체·이적활동 단정 못해”


기사입력 2008-08-29 00:33 기사원문보기




오세철 교수 석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왼쪽)가 28일 밤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석방된 후 기다리던 지인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강윤중기자

ㆍ영장 기각…“신공안정국 무리한 수사”

ㆍ경찰 당혹 “영장 재신청 여부는 검토후 결정”

법원이 28일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등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회원 7명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경찰의 무리한 공안 수사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촛불 이후 공안정국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검찰·경찰에 대한 비판은 물론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도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적단체·이적활동 소명 부족”=오 교수 등에 대한 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인 김용상 부장판사와 홍승면 부장판사, 최철환 판사 등 3명이 나눠 진행했다. 판사들은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사노련이 국가 존립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사노련이 이적단체도 아니고, 그 활동도 이적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사건 변호인인 김도형 변호사는 “우리 헌법에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누린다는 것, 법관은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는 것이 규정돼 있다”며 “정권이 사실상 사문화된 보안법으로 공안 탄압을 벌였지만 사법부가 헌법에 따른 정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 교수 등 7명은 이날 밤 종로·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됐다.

오후 11시30분쯤 풀려난 오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보법을 철폐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며 “지금까지 해온 운동을 더 대중적이고 공개적으로 펼쳐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함께 석방된 남궁원씨는 이에 앞서 영장 심사 직후 “우리는 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도 노동자를 탄압하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왜 이런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공안정국 조성에 제동=경찰이 지난 26일 오 교수 등을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을 때부터 이번 수사는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결사의 자유를 무시한 법 적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오 교수는 민중정치연합 대표·한국경영학회 회장·연세대 상경대학장 등을 지낸 진보진영의 대표적 원로학자로 오래전부터 공개적·학문적으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비판해 왔다. 사노련의 강령도 북한·동유럽·중국 공산당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의 핵심인 “북한을 이롭게 했다”는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대문경찰서 김기용 서장은 “영장이 모두 기각돼 무척 당혹스럽다. 법원이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우리가 좀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각사유 검토후 영장을 재신청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은교·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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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홀리데이의 유명한 곡 <strange fruit> 의 가사는 이렇다.

 

남부의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린다,
잎사귀와 뿌리에는 피가 흥건하고,
남부의 따뜻한 산들바람에 검은 몸뚱이들이 매달린 채 흔들린다,
포플러나무에 매달려 있는 이상한 열매들.

 멋진 남부의 전원 풍경,
튀어나온 눈과 찌그러진 입술,
달콤하고 상쾌한 매그놀리아 향,
그러고는 갑자기 풍겨오는, 살덩이를 태우는 냄새.

 여기 까마귀들이 뜯어먹고,
비를 모으며 바람을 빨아들이는,
그리고 햇살에 썩어가고 나무에서 떨어질,
여기 이상하고 슬픈 열매가 있다.

 

strange fruit

Southern trees bear a strange fruit,
Blood on the leaves and blood at the root,
Black bodies swinging in the southern breeze,
Strange fruit hanging from the poplar trees.

 Pastoral scene of the gallant south,

The bulging eyes and the twisted mouth,
Scent of magnolias, sweet and fresh,
Then the sudden smell of burning flesh.

 Here is fruit for the crows to pluck,
For the rain to gather, for the wind to suck,
For the sun to rot, for the trees to drop,
Here is a strange and bitter crop.


....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이상한 과일'은 흑인들이다. 잔혹극이어서 길게 쓰지는 않으련다.

 

나는 개인적으로 포크음악을 좋아한다. 전통적인 스타일도 좋지만 '포크 베이스'한 음악이 요즘 듣기에 좋다. 그런데 의외로 흑인 포크 가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우드스탁에 나왔던 리치 헤븐스 정도 밖에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백인 포크 가수들을 이야기하라면 밥 딜런을 필두로 줄줄 나온다. 하지만 잠시 모던 포크가 나오기 이전으로 생각을 돌리면 통기타 하나로 음악을 하던  로버트 존슨을 비롯한 무수한 컨츄리 블루스 맨들을 만난다. 관심있다면 마틴 스콜세지의 다큐멘터리를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포크 음악은 어느 나라에나 있어왔다. 흑인의 음악의 메인스트림인  재즈나 블루스쪽에서  이루어지다보니 모던 포크에서는 흑인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소울, R&B에 포크적인 감성을 싣는 가수들도 많이 등장했다. '네오 소울'이라고도 일컫는 듯 하다.  모든 인종이 그렇듯 음악도 언제나 장르적으로  하이브라이드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 소울감성을 가지고-흑인이든 백인이든- 불러주는 '포크 베이스' 한 음악들에 매력을 느낀다. 그것이 '새로운 소울'이든 '새로운 포크'이든 말이다.  보이스의 윤택함과 포크의 감수성이 합쳐져서 묘한 매력이 있다.

 

인디아 에이레,에이모스 리, 라울 미동같은 이들은 소울의 감성덕분에 부드럽고, 루츠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후티 앤더 블러우 피쉬의 다리우스 러커는 내가 좋아하는 보컬이다. 모던  포크의 적통이라고 할 만한  트래이시 채프먼 또한 좋아하는 몇 안되는 여자 가수 중에 하나다. 나름 유명했던 곡들이라 옛 생각도 난다.

 

 

 

Amos Lee - Arms of a Woman

Hootie & The Blowfish -Let Her Cry

Tracy Chapman- Telling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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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8-08-2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Hootie & The Blowfish!
cassandra wilson의 깊은 목소리도 좋더군요
위의 곡들을 들으니까 문득
Tuck & Patti도 생각이 나고...

드팀전 2008-08-28 16:34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다리우스 러커의 목소리는 거의 다크 초콜릿이죠. 요즘 뭐하나 몰라요...

카산드라 윌슨은 재즈적인 느낌이 강하죠.
 

가끔 600쪽 분량의 책 한 권의 짧은 몇 분의 음악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햇볕에 말라서 부서져가는 이성은 가끔 꼴사납다. 더 볼썽사나운 것은 포름알데히드 냄새 풍기는 이성이다.

 도대체 그걸 뭐에 쓰려고?

뭐든지 메말라버린 땅에는 심어봤자 '황' 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잘' 놀아야된다는 거다. ^^

올 가을에는 '찌질'이들과 좀 안얽혔으면 좋겠다.

 

 

Exit Music (for a film) -  Brad Mehldau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Giovanni Mirabassi

Rose - Ferenc Snétberger & Markus Stockhau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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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08-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눈팅만 하고 갔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 흔적 남기고 갑니다 ^^ 잠수종과 나비도 넘흐 좋아서 꺄아- 했었어요. 가을밤에 올라올 음악들 종종 기대해도 되겠죵? ㅎㅎ

드팀전 2008-08-28 08:40   좋아요 0 | URL
마은에 드셨다니...저도 나비처럼 즐겁군요.

Jade 2008-08-28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름 알데히드...본1때 해부할때 징하게 맡았었는데...ㅋㅋ

드팀전님. 올 가을은 찌질이들 빼고 신나게 '잘' 노셔요 ㅎㅎ

..저하고도 좀 놀아주셈 ㅋㅋ

드팀전 2008-08-28 08:41   좋아요 0 | URL
한의대도 해부학 배우나요...'잘' 놀아야되는데 시간이 많아 없어서..
 

나 원...위대한 국보법 덕 분에...

'사회주의 노동자 연합' 홈페이지에도 한번 들러봤다.

흔히 말하는 '좌파' 내에는 워낙 다양한 그룹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성향인지 살펴보기 위해 들렀던 거다.

대략 연합의 입장과 강령들-이것도 다 읽기 너무 길어서 해드라인만 읽었다-을 봤다.

"미국 소에 반대하고, 이명박에 반대한다. 그리고 제국주의와 전쟁에도 반대한다.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눈다. .... ^^ 알라딘의 진보주의자들이 거의 모두 다 동의하는 내용이다. (그럴 만한 것만 썻으니까..당정체성보다는 행동수준의 이야기들이니까..) "

하지만 저것때문에 국보법을 걸고 넘어지진 않았을게다.

대략적으로 살펴보니 '트로츠키주의'와 '전투적 노동자주의' '평의회공산주의' 가 섞여있는 듯 하다. ... 북한이나 스탈린주의에 반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제 사회주의자 (IS)'다함께' 와의 차이도 있겠으나 조금 더 소수 그룹으로 보인다.

전투적 노동운동을 통한 생산권의 통제, 대기업의 국영화 , 군대의 해산과 노동자 방위대의 창설 등등이 씌여있다... 일단의 '개량주의'와의 단절

팬들도 별로 없을 듯 보이는데...하여간 국보법이란 것은...

'사노련'이나 '다함께' 나 열심히 따라 읽는 사람은 아니어서 그 차이가 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뭔가 작은 차이는 감으로 느껴진다 . '다함께'도 촛불 주도 세력으로 자임했으니 거기도 잡아가려나...그럼 다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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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8-2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박이 덕에 새로운 거 많이 접해요. 사노련이란 단체도 있구나, 경영학과 교수라니 더 놀랍고, 북한 비판하는데 어떻게 국보법이 적용되지? 하는 갸우뚱.

드팀전 2008-08-27 14:45   좋아요 0 | URL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대한 전복을 도모하기 때문이라지요.아프님의 '자유민주주의' 와는 다른겔 겁니다.

명박이가 새로운걸 알려준다니 나름 '반면교사'역할을 하는군요.^^

파란여우 2008-08-27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뉴스에 간첩이 등장했어요.
다음번엔 간첩선? 그리고 일망타진! 남북화해무드에 찬물 끼얹은 북한! ㅎㅎㅎ

드팀전 2008-08-2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신난다.^^ 그럼 이제 저는 간첩선 잡아서 팔자 고치는 쪽으로 가면 되겠습니다.ㅋㅋ
간첩선 다음에는 부산 다대포를 기어올라오는 무장공비로 예약 끝나있습니다.
 

U2, 코어스, 크랜베리스, 시너드 오코너.....모두 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래도 역시 U2 만한 그룹이 없다. 정치적으로도 옳바른 보노..^^

나는 U2의 노래 중에서 STAY 라는 곡에 가장 애정이 많다.

이 곡을 듣다보면 한 청년이 떠오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낯선,

그래서 자기를 둘러싼 하얀 외곽선 선을 볼 수 있었던 청년.

절망스런 이국의 바닷가 언덕길을

눈물을 떨구며..  그러나 그 폐허 뒤에 숨겨진 미지의 것에 대한 설레임에

애써 발끝을 보며 웃으려 애쓰던 ...

젊은 내가 있다. 

이 곡의 포인트는 깨진 보도블럭 같은 드럼과 떨어진 운동화 같은 기타 리프다.

 

하지만 U2 이전에 아일랜드를 대표했던 사람은 게리무어와 필 리넛이다.

게리 무어는 90년대 들어서 락 발라드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다. 길거리 리어커에서 허구헌날 들을 수 있던게 'STILL GOT THE  BLUES' 였으니까...하지만 고등학교 때 우리를 가장 설레이게 했던 곡은 'PARISIENNE WALKWAYS' 였다. 내가 최초로 산 45 회전 싱글판이 게리무어의 그 음반이었다. EMPTY ROOM의 롱버전도 들어 있었다. 통기타로 그 곡의 첫 전주를 얼마나 잡아봤는지...

필 리넛은 락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그 외에는 참 낯선 인물일 수 있다. 오래 살지 못해서 아쉬운 게리 무어의 영원한 친구이자 음악적 동지였다. 그는 '씬 리지' 라는 그룹의 리더로 많은 명반들을 만들어 냈다. 내가 리어카에서 산 씬 리지의 음반들은 지금 창고에 불안정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 언젠가 메탈리카도 리메이크했던 WHISKY IN THE JAR 같은 곡들이 씬 리지의 곡이다. 게리 무어도 잠시 씬 리지의 기타를 맡아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2장의 앨범에 참여했던 스노위 화이트라는 기타리스트를 기억한다. 그가 그룹을 탈퇴한 후 만든 솔로앨범을 꽤나 오래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뒤 그 음반은 아니라 블루스 락으로 전향한 스노위 화이트를 만날 수 있었다.   

옛날 생각나서 한 번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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