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은 '아프간 선교단체 피랍' 사건이었다.9.11 테러 주범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한 미국의 부시정권은 '초록은 동색'이라고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겨냥하여 폭격을 감행했다.탈레반은 쫓겨 났고 미국의 폭격을 감싼 '인권외교'는 빛을 발휘했다.그 틈새 시장을 그냥 봐 넘길 '한국 기독교'가 아니다.어쨋거나 아프간 피랍 사건은 세상의 한 구석으로 잊혀질뻔한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역사를 관통하는 여러 종류의 삶을 그리고 있다.그 중심에는 '여성 수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두 아프간 여성이 있다.소설은 비참한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는 마리암의 역사로 부터 시작해서 자존감 있는 라일라의 역사로 넘어온다.그리고 이 둘은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한 역사와 남성의 폭력 하에 놓이게 된다.적대적인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되는 이 두 여인은 결국 새로운 생명과 인간의 자긍심이라는 가치 아래 만날 수 있게 된다.

소설<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놓치 않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소설의 결말에 이르기 까지 두 주인공 마리암과 라일라가 겪는 여성으로서의 고통은 참담하다.역사의 폭력에 시달려야하고 가정 내의 폭력에도 저항하지 못한다.저항은 언제나 더 큰 무력으로 잠재워질 뿐이다.이 책은 나보다 아내가 먼저 읽었다.그녀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기 때문이다.지난 해 말 이 책을 읽던 아내는 때론 분노하고 때론 눈물지으며 책을 봤다.아프가니스탄의 역사에서 여성이 당해야 했던 슬픔에 대한 '여성으로서의 공감'이었을 것이다.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은 역사의 가해자들(침략자거나 남성이거나 종교이거나 거대담론..)로 부터 수탈당하고 학대받는 여성들에 대한 '페미니즘'소설로 읽힐 만도 하다.특히 이 책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은 두 주인공의 역사가 우리 역사에 있어서 피해자로서  '여성잔혹사'와 그다지 멀지 않다는 기억때문 일 것이다.거기에 '어머니'라는 보편적 가치가 소설의 장치로 등장한다. 적대적 관계 상황에 놓인 두 주인공 마리암과 라일라를 하나로 만들고 연대감을 심어주는 것은 '모성'이다.라일라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도 또한 마리암이 숙연하게 만드는 희생을 한 것도 모두 '모성'의 위대함이다.인류의 유전자 속에 깊이 아로새겨진 '모성'이라는 '위대함'은 공간적 차이와 역사적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또한 이 책은 영화를 연상시키는 듯이 씌여졌다.영화적이란 것은 좋게 말하자면 장면 장면의 스피드가 빠르다는 것이다.한 장 한 장 마다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가능성의 단초가 보인다.그리고 극적인 전환도 빠르게 이루어진다.헐리우드식 영화 기법에 익숙한 독자들의 구미를 맞출만한 구성의 스피디함이다.그렇기때문에 꽤 두꺼운 분량임에도 빨리 읽힌다.평이한 문체와 알기 쉬운 스토리도 물론 한 몫한다.구성은 빠르기도 하지만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다.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몇 장씩 씌지도 않는다.또한 과거 현재를 넘나들면서 어느 시간대에 있는지 헷갈리게 하지도 않는다.주인공의 시점을 수시로 바꾸어서 앞장을 넘겨보게 하지도 않는다.그저 두 개의 선분이 한 점에서 만나고 하나로 수렴된다.마치 다큐멘터리의 구성을 보듯이 그렇게 직선적이고 연대기 순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문득 이 작품의 영화 대본작업을 할 때-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그다지 어려운 각본 수정 작업 가능하리라 생각이 들었다.얼핏 생각하면 마치 영화 제작을 상정해 두고 소설을 만든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화적'이다.결말 역시 '해피엔딩'으로 마감하여 대다수의 독자에게 만족감을 준다.(비극적이거나 무한히 열려있는 결말은 얼마나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가!!)

'영화적'이란 것은 사실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이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무척 좋아할만한 소재이다.헐리우드는 스펙터클한 오락물.폭력물만 만들어내는 공장이 아니다.헐리우드는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그릇에 담아낼 줄 안다.그런 면에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헐리우드산 휴머니즘 영화의 소재로 그럴싸하다.물론 이 책도 그렇지만 '인권'이란 부분에 강한 스폿라이트를 줄 것이고 '휴머니즘'과 '위대한 희생'에 촛점을 맟줄 것이다.이 '헐리우드식 프로세스'에 빠져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결국 독자가 읽어내야 하는 부분이다.

최근에 나온 영화 <찰리 윌슨의 전쟁>은 미국 하원의원이 소련의 아프간 침공을 막기 위해 아프간 정부와 무장단체들에 무기를 지원하는 내용이다.인권탄압과 문명파괴의 대명사,종교근본주의자 탈레반 역시 미국과의 밀월관계가 지속되었던 시절이 있었다.소설은 다분히 '인권'이란 보편적 주제로 세계에 호소한다.그리고 소설에서 '미국'의 역할은 거의 끝부분에만 등장한다.약간의 우려 셖인 목소리로 말이다.궁극적으로는 탈레반이라는 '큰 악'을 쫓아내고 평화를 이끌어낸 '차악'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고 있다.미국에서 이 소설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미국의 대외관계에서 나타난 '정치적 죄의식'에 대한 눈가림이거나 (또는 무지이거나 ) 미국민들이 '보편적'으로 인권에 대한 의식이 타국민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좋은 소설을 그렇게 정치적으로 삐딱하게 읽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의 '아프간 여성 억압사'에 같이 아파하고 가해자들에게 분노하는 것이면 족하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그런 면에서 나도 아프고 공감하고 분노하고 울먹였다.)그저 그 가해자들의 목록에서 '미국'도 빠질 수 없다는 정도 까지만 이야기하자.

마지막으로 나는 일본에서 만든 한 다큐멘터리를 말하고 싶다.그전에 영화 <천상의 소녀>(영어제목 오사마)를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겠지만.이 영화는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던 영화다.칸느와 골든글러브에서도 상을 받았다.탈레반 이후 아프간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장편영화였다. 나는 영화<천상의 소녀>를 보지 못했다.대신 몇 년전 일본 출장길에서 나는 그 영화 제작 과정을 가지고 만든 NHK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영화 제작에 일본NHK가 펀딩했기때문이다.) 다큐멘터리는 세디그 바디막 감독의 시선에서 시작한다.촬영 종료 후 다시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왜 이 영화를 찍었는지" "어떻게 주인공을 선정하게 되었는지" "아프간의 어떤 모습을 그리고 싶었는지"...등등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마리나를 선정하게 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담고 있는 얼굴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전쟁 고아들과 빈민굴을 뒤지면서 수 천명을 캐스팅하기 위해서 만났다.그러던 중 주인공이 될 마리나를 본 것이다.감독은 바로 '이 아이다'라고 계시를 받듯이 그녀를 만났다고 했다.이 주인공은 전문배우가 아니었다. 아픈 아빠와 엄마를 대신해서 일주일째 밥을 굶으며 거리를 뒤지고 다니던 아이였다.감독은 그 아이에게서 '슬픔과 분노' 그리고 그 뒤편에 이런 비참함 상황에 어쩔줄 몰라하는 '자긍심'을 담고 있는 눈을 보았다고 했다.다큐멘터리에서 본 그녀는 정말 그랬다.

다큐멘터리는 영화 촬영 장면 중간 중간 길거리 캐스팅된 거지 아이들이 엑스트라비를 받기위해 몰려드는 것부터 영화와 현실의 아프간의 모습을 동시에 비춰주고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의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었다.영화 촬영은 끝났다.아이는 몇 주간의 배우로서의 역할을 접어야했다.그녀는 약속했던 돈 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두 손에 쥐어들었다.성인 남자가 6개월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그녀는 인터뷰에서 '영화 찍는 동안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으로서 대접받았다.'라고 울먹였다.아이는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는 장면에서 어른스럽고 속깊어 보이던 아이가 울기시작했다.감독과 다른 스탭들도 모두 울먹였다.아이는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이 영화가 그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한다.(이 다큐멘터리도 세계적인  TV프로그램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았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촬영이 끝나고 6개월이 흐른 시점에  제작팀은 다시 마리나를  찾는다.마리나는 어떻게 되었던 학교를 다니려고 한다고 말한다.짧은 만남이후 다시 마리나는 무너진 담과 벽돌들 사이로 사라진다.카메라는 그 장면을 무려 3분 가까이 롱테이크로 보여준다.아이는 가면서 두 서너번 뒤를 돌아보고 손을 흔든다.카메라는 그녀가 회색빛 잔해들 사이에서 작은점이 될 때까지 계속 OFF버튼을 누르지 않는다.제작진은 그 때 마리나가 울고 있었다고 말한다.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영화를 찍고.. 다큐멘터리를 찍고..그리곤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직장에 나오고 일을 하고 친구를 만나 농담을 하고 술잔을 기울이고...그리고 언제 우리가 그런 일들을 했었는지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그곳에서....삶은 계속됩니다.그래서 그 마지막 장면을 그렇게 날것 그대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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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밤바 2008-02-11 07:59   좋아요 0 | URL
예전에 '현대 세계와 글로벌 시각'이라는 교양 과목을 들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의 우리도 세계의 분쟁과 빈곤 문제를 다루면서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이 최대한 공감할 수 있도록 많은 자료와 사례들을 다루었었죠. 더 많은 공감이 더 높은 학점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꽤나 많은 시간과 토의를 거쳐 발표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수업의 듣는 학생들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면서 까지 저희의 발표 내용을 역설하였지만 그 발표 후 세계의 빈곤과 분쟁 문제는 오히려 수능 치고 난 후의 참고서 마냥 지긋지긋한 것이 되었습니다.

불현듯 이것을 학점에 종속되게 만든 학교 시스템과 사회적 문제로 쉽사리 치환하며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던 날들이 자기기만으로 느껴지네요. 물론 팀전님의 글이 그러한 치졸함을 반성하게 된 계기의 전부일 수는 없지만 좋은 자극제가 된 것 같네요.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두면서도 그 문제가 불러일으킨 감정적 미안함이나 심리적인 고통은 다 타인의 탓인냥 치부했던 일련의 행각들이 농도 옅은 햇살 아래에서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 라는 약간은 진부한 드라마 대사에 사랑 대신 다른 어떤 말을 집어 넣으면 너무나도 가슴 절절한 행동 서약서가 될 법도 합니다. 장하준 교수가 지승호씨와 인터뷰한 책에서 언급한 '선한일과 악한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편한일과 그렇지 않을 일이 있을 뿐이다' 라는 말도 생각나네요.^^

드팀전 2008-02-12 10:40   좋아요 0 | URL
^^ 무자년이지요.새해 복많이 받으시고...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평등파 “정치적 결단 필요하다” 자주파 “양심의 자유 포기못해” 반론


한겨레|기사입력 2008-02-04 00:39 |최종수정2008-02-04 02:39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3일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의 분위기는 시종 침울했다.

심상정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혁신안은 당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혁신안의 핵심인 ‘일심회 관련 당원 제명’ 조항을 삭제하는 수정안이 밤 11시를 넘어서면서 결국 통과됐다. 이 조항 표결 직후,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 그리고 평등파 대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대회장을 떠났다. 잠시 정회 뒤 다음 안건 심의가 시작됐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당대회는 밤 11시50분께 산회했다. 제2 창당 추진 방안,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안 등은 심의조차 하지 못했다.

민주노동당에서 일심회 사건은 역시 ‘뜨거운 감자’였다. 비대위와 당내 ‘평등파’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양심의 자유’와 ‘진보적 가치’를 내세운 ‘자주파’의 반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일심회 관련 당원 제명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은 “민주노동당이 쓰레기 같은 국가보안법에 굴복하겠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비대위의 탈당 협박 때문에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비대위 안에 찬성하는 박용진 대의원은 눈물을 흘리며 “민중과 노동자와 함께 가야 한다. 두 동지를 제명한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호소했지만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날 두 정파는 오후 2시 행사 시작 전부터 날카롭게 부딪쳤다. 강경 자주파는 ‘비대위는 최기영·이정훈 당원 제명안을 철회하고, 당을 파괴하는 신당 추진세력을 징계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유인물을 뿌렸다. 신당파는 ‘종북주의와의 동거는 진보정당의 사망 선고’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일부 신당파는 현장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했다.

대회가 시작되자, 안건 처리 방식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비대위와 평등파는 ‘일괄 처리’를, 자주파는 ‘조항별 축조 심의’를 요구했다. 859명 중 560명의 찬성으로 축조 심의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분위기는 이때부터 ‘혁신안 부결’ 쪽으로 급격히 흘러갔다.

일심회 조항 심의에 앞서, ‘편향적 친북행위’를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는 수정안이 찬성 461명으로 가결됐다. 이 부분이 삭제되면서, ‘운동권 정당’, ‘민주노총에 과도하게 의존’, ‘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 ‘친북정당’ 등 예민한 표현이 모두 사라졌다.

그 뒤 당대회의 최대 관심사였던 일심회 조항 심의가 시작됐다. 수정안이 다섯 가지나 쏟아졌다. 수정안 찬반 토론과 표결이 차례차례 진행됐다. 대회는 예정된 절차처럼 흘러갔다. 시간이 갈수록 대의원들의 얼굴엔 피로와 낭패감, 착잡함이 엇갈렸다. 긴 하루였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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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 2008-02-0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 문제는 뭐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임시 당대회 관련 소식들이 모두 "일심회" 사건과 관련자 제명 문제로 호도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당연히 악법중의 악법이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 웃기는 코메디도 아니거든요. 어떤 사람이 김일성주의자가 되든 맑스주의자가 되든 그것은 그 사람의 양심의 자유이지 누가 가타부타할 게 못 됩니다. 문제는 한국 사회의 진보 운동의 방향을 다수라는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원리를 다수결이라는 아주 무식하고 몰상식한 측면만을 절대적이라고 믿고 이를 신봉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애초에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는 거지요. 그래서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민주노동당 사태를 접하면 참 서글퍼집니다.

드팀전 2008-02-05 11:24   좋아요 0 | URL
저도 관심이 갑니다.저도 국가보안법이 악법이라고 생각해요...
민노당 분당 문제는 참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민노당 홈페이지를 가봤는데 완전히 난리가 났더군요.탈당 선언이 줄을 잇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배반자들을 척결하라라고 난리고...또 거기에 온갖 종류의 쓰레기 댓글까지...

바람돌이 2008-02-05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서두에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말 맘에 안드는군요. 과연 자주파들을 진보로 규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 말입니다. 북한이 끼면 어떤 진보적 의견도 무시되어버리는 이들을 과연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핵은 안되지만 북핵은 방어용이니 허용된다? 통일 좋죠? 하지만 민중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통일이라면 그 통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제 오늘 민노당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착잡합니다. 둘이 깨어져서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이 우리 정치현장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는지가 떠올라서입니다.진보 정당이 최소한 그 희생에 준하는 활동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문닫는게 또는 갈라서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민주노동당이라는 문패를 그대로 넘겨주고 나오는게 안타까울뿐.... 전 지금의 분열을 질타하고 싶은 생각 조금도 없습니다. 쪽박이라도 깨야할때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이 새로운 발걸음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일수도 있을테고.... 미래는 알 수 없는거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양쪽의 동거보다는 차라리 낫겠다 싶습니다. 새 정당이 생긴다면 제 후원비는 거기로 보내렵니다.

드팀전 2008-02-05 15:08   좋아요 0 | URL
지젝을 조금 비틀어서 그말은...진리는 실패와 반복을 통해 이해된다로 받아들이렵니다.자주파가 진보인지 아닌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저의 인식론적입장에서 정치적 정초는 NL/PD론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한국정치의 진보가- 물론 한국사회의 모순이 궁극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변명도 가능하지만-여전히 80년부터 시작된 NL/PD론으로 수렴된다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물론 그 안에서도 다양한 그룹과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나누어져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모든 이론적 지평이 모두 현실정당으로 구체화될 수는 없을테니까요...어쨋거나 마치 민노당이 NL/PD의 틀안에서만 움직이는 것으로 보도되는 상황에는 불만이 있습니다.궁극적 갈등은 저들 사이의 갈등이었겠으나.

전 한국 정치 구조 하에서 진보정당으로 민노당에 대해 기대를 갖고있었고 지속적인 지지를 보냈던 것은 사실입니다.이번 대선에서 '비판적 무지지'까지도 포함해서.그 결과가 이런 '분당'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민노당이 대중으로 부터 유리된 것이 과연 '종북'문제만 있었던가도 질문해볼 수 있겠구요.물론 당내 쇄신책으로 종북주의 척결을 내새운 것으로 알고 잇습니다만 그것이 결국 대중들에게 '파벌간의 당내 헤게모니 갈등' 정도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그렇게 비춰질 것입니다.)이번주 한겨레 21의 주제는 공룡여당입니다.거의 압도적 공룡여당.이제 7%의 지지가 어떻게 나뉘어질지 또는 새로운 층을 흡수 할 수 있을지 어려운 문제가 남았습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민노당에 바랬던 것은 '내거티브형식'의 대안이라기 보다는'포지티브형식'의 대안이었습니다.분당파는 그것을 위해서 단계론적 청산을 주장하고 있다고 봅니다만...이미 물은 엎질러진 듯 합니다.진보는 어떤'긍정적대안'을 만들어낼까요?

조선일보의 류근일 같은 이들이 '종북주의'를 씹으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어처구니없긴 합니다.마치 새로운 정당은 합리적으로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것 마냥...민주당에서 열우당으로 창조한국당으로 옮겨다니던 -제가 언젠가 말했던 그분도-최근에 창조한국당도 탈당하셨다니 이제 탈당파들이 만든 당을 기웃거리지나 않을지...아마 그럴겁니다.

민노당 잔류파의 주장처럼 남은 평당원들을 '종북추종세력'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될-심히 걱정되기도 합니다.
민노당 내에 이런 사태가 오지 않길 바랬다는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책 한번 거 하다.

웃자는 소린데...2007년 버전까지 나왔으면

'놈현'도 여기 들어갈 뻔했나 ?ㅋㅋㅋ

유럽 역사니까 들어가진 못했겠구나.

책이 너무 두꺼워....

웃자는 소린데...MB보다 조금 더 왼쪽에 있는 손학굴 선생의 과거 열린우리당 잔당과 그 외..도 역시 '좌파'인가?

이건 가끔 많이 듣고 많이 공격당하기도 해서 하는 질문인데 .."내가 너보다 왼쪽에 있으면 나는 '좌파'니?"

상대적인 개념도 있으니까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그럼 '놈현'은 좌파 맞네.손학규도 '좌파'고 ...아 이회창은 MB를 '좌파'라고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언제였는지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저런 것에 대한 개념 규정도 일탈해 놓고 자기보다 왼쪽이면 좌파라고 -당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이미 그런 의식에 별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보이긴 했지.어쨋거나 그랫다면 이제 당신은 사과할때가 되었지? 

나도 안다.

당신이 MB보다는 좌파인거...손학규보다도 ..당신은 노무현을 사랑했고 노무현이 좌표의 0점이었으니까...거기서 왼쪽이면 다 좌파지...아니 왼쪽이 아니어도 성찰적 문제제기도 왼쪽으로 치지.

그렇다면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지금 분당한다 만다는 민노당의 자주파와 평등파는 누가 더 좌파냐?(그걸 가려달라는게 아니라는 걸 알지? 그리고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나..)

그랬잖아...MB도 이회창보다 좌파일지도 모른다고.

차라리 넘버링을 하지 -1번 좌파,-294번 좌파,+18번 우파...+309번 우파....숫자가 너무 작지.국민을 규모로 해야하니까... + 1,993.987번 우파.......

헤이,....무슨 골프치냐? 

네..타이거 우즈 -12타로 경기 마칩니다.네 ...최경주 선수 8번 홀에서 +2를 하는군요..('더블 보기'라고 하지) ..

퓨잇...당신은 내가 왜 그렇게 화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 그리고 아직까지 당신의 그 상식으로도 무식할 수 있는 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것. (이말은 진중권 패러디랍니다.영어로도 무식할 수 있다는...인수위 영어교육에 대한 딴지....그러니까 영어잘하는 애보고 '야..재 똑똑하네'라고 별 생각없이 말하지 말라는거지.정 칭찬하고 싶으면 '야..제 영어잘하네'로 정확히 말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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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2-02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읽으려면 거의 도닦는 기분으로 한 며칠 좌정해야 할듯.... 페이지의 압박이 장난이 아닙니다. ^^

드팀전 2008-02-04 00:4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기회닿으면 보겠지요.^^

marr 2008-02-0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정부당치고, 정권을 잡고 있는 자신의 적들로부터 공산당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은 경우가 어디 있는가? 또 반정부당치고, 더 진보적인 반정부당이나 반동적인 적들에 대해 거꾸로 공산주의라고 낙인찍으며 비난한지 않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150년도 더 전에 맑스와 엥겔스가 한 말인데, 요즘 한국 정치는 자신의 반대파는 무조건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는 나쁜 버릇이 있잖습니까? 그런데, 너무 어이없는 경우는 교수들조차 그걸 따라한다는 겁니다. 대선 때인가요, 이회창 진영에서 이명박이도 노무현과 같은 좌파다,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드팀전 2008-02-04 00:48   좋아요 0 | URL
정치인들을 비난하면서 그들이 만든 담론을 또 그대로 답습해요...
'좌파'인지 '쪽파'..어떤 지 별 생각해보지도 않고 자기의 정치적 신념(?)보다 급진적이면 '좌파'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제 개인적으로 알라딘에서도 여러번 겪었지요.
오히려 당신의 기준에서 좌파말고 다른 분석을 해주었다면 수긍하거나 부정하거나 그랫을텐데...대개는 전자가 많았습니다.그 결론에 의하면 그들은 모두 이회창의 좌파였고 저는 그들의 좌파였다는 결론...결국 그런 논리잣대라면 가장 좌파는 '극좌모험주의자'들이거나 '공상적 좌파'들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거의 종교 수준으로 '민중 혁명을 믿습니다'만 외치는..

글샘 2008-02-0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이란 나라에서 '오른쪽'만 '옳은 쪽'이고 '왼쪽'은 '나쁜 쪽'이란 의미가 해방이후 명확하게 먹혀들고 있죠.
무조건 좌익이라면 나쁜넘이란 소리죠. ㅎㅎ
노무현이 좌익이라면, 그건 나쁜넘이란 욕설일 따름이라 생각해요.
이명박도 좌익이죠. 나쁜넘이니깐.
근데, 그 나쁜넘이란 판결을 내리는 넘들은 또 '금권을 가진자'이기때문에, 이명박은 나쁜넘의 혐의를 벗을 수 있죠. 금과권을 가진자이니깐.
엠비나 창은 모두 나쁜넘이 될 수 없겠죠? 가진자들이니깐.
한국의 좌익을 영어의 Left와 동의어로 보면 오산이 아닐까요???

드팀전 2008-02-04 00:58   좋아요 0 | URL
한국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면 끝도 없겠지만...개념들에 특수성만 이야기하면서 '한국이라서 어쩔수 없다.'라고도 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물론 좌익과 우익은 시대와 역사에 따라 상대주의적인 가치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있는,그리고 글샘님도 비판하고 계신 보수당이 노무현을 공격하기 위해쓰는 '좌파'라는 말은 단순히 미움을 상징하는 기표 이상입니다.

'한국의 좌익을 영어의 레프트와 같다고 볼 수 없다'라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의 좌익'을 한국전쟁 이후 남한내에서 활동 공간이 없었던 사회주의자들이나 공산주의자들은 제외하고 자유주의 그룹내에서의 구분만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글샘님의 논리에 스스로 발목을 묶을 수도 있습니다.한국의 특수성이 보편성을 압도해버리면서 결국 이 말은 노무현을 좌파라고 해도 별로 그를될 것이 없다는 결론으로 나갈 수 있는 논리입니다.자유주의 그룹 내에서 노무현은 좌파로 볼 수도 있다는 뜻이됩니다.

비로그인 2008-02-03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선 왼손잡이도 이상한걸로 보잖아 ㅋㅋㅋㅋㅋ 초딩때 진짜 괴로웠다는..선생놈이 왼손으로 쓰지마래..집에서는 밥 먹는건 오른손으로 하래..ㅋㅋ 그 덕(?)에 밥 먹고 필기하는 것 빼고 모두 왼손잡이지 ㅋㅋㅋㅋ 남들 없는 곳에선 왼손을 쓰는 조금은 비겁한 놈이라고나 할까..-_-;; 그때 차라리 자퇴를 할지언정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말했으면 어땟을까.. 한번 생각해 본다....가출을 할지언정 절대 바꿀 수 없다고 했으면 어땟을까....물론 그랬음 지금과 같이 양손잡이로 가는건 없었겠지만..ㅎㅎㅎㅎ

드팀전 2008-02-04 01:05   좋아요 0 | URL
312님...우선 반갑다는 인사는 해야겠지요.
그런데 마치 님의 글을 보고 있으면 312님과 제가 무슨 가까운 친구처럼 비춰지기도 하겠습니다.제가 아는 분인가요? 다른 말로 하면 제 선배이거나 제 친구쯤 되시냐는 말씀입니다.만약 제가 잘 아는 친구라면-아닐 수도 있습니다-제가 이렇게 말해도 괜찮겠지요."야..온라인에서는 존댓말써라..응.특히 알라딘에는 점잖은분들이 많으니까..그리고 전화해"
만약 제 친구가 아니라면 ...다른 분들이 제 친구로 오해하지 않게 서로 경어를 써주시길 바랍니다.
 

작년에 가장 인상적인 성공을 거둔 영화가 <원스>였다.저예산 영화임을 생각하면 인풋 대비 아웃풋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사운드 트랙의 인기도 좋았고 ...

최근에는 의외로 음악영화 또는 뮤지컬 영화들이 많다.<어거스트 러쉬>,<스위니토드>,<앨라의 모험>...

2월에 개봉예정인 영화 중에는 1960년대-7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한 음악영화가 관심을 끈다.개인적으로도 '락의 르네상스'라고 불리우는 그 시대의 음악을 좋아한다.정치,사회적으로도 그 시대는 가히 '혁명의 시대'라고 할만하다.물론 '냉전의 시대'이기도 했다.그런 외적 요인들과 결합된 것들이 음악을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사회는 물론이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까지 대중음악이 깊게 파고 들어간 시기이다.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틀즈의 노래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엮어나간 영화라고 한다.

뮤직비디오 같기도 하다.핑크플로이드도 떠오르고 스탠리 큐브릭의 미장센도 좀 생각나고..어쨋거나 비틀즈 노래를 실컷들을 수 있는 뮤지컬이다.

또 한편은 <I"m not there>라는 영화로 전설의 밥 딜런 이야기이다.여러 명의 배우들이 진짜이든 패르소나이든 밥딜런을 연기했다고 들었다.최근에 사망한 히스 레저도 그 중에 한 명이라는데..닮기로는 의외로 케이트 블랑셋이 가장 닮은 듯..

다 아는 이야기겠으나 밥 딜런의 이름은 시인 딜런 토마스에서 따왔다.언젠가 리뷰를 쓸 때 인용한 기억이 나는데 나 역시 그의 다른 시들은 모르지만 그 유명한 싯구절만큼은 기억한다.

"그 좋은 밤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마라..........빛의 소멸에 분노,또 분노하기를"

밥 딜런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호불이 좀 나뉜다.나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좀 더 세련되고 프로페셔널하게 밥 딜런의 곡을 듣고 싶다면 이 음반은 꽤 매력적이다.

사운드 트랙은 펄 잼의 에디 밴더,소닉 유스,글렌 한사드..등등이 불렀다.사운드 트랙만 비교하면 이 영화가 <어크로스더 유니버스>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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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광수생각'을 열심히 본 적이 있다.그 중에서 내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만화는 몇 개 안된다.보다 보면 비슷 비슷하니까....그런데 이 만화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만화를 볼까...어렵게 찾았다.제목은 <우리들은 들꽃반입니다.> (만화보고 이야기 계속됩니다.이런 걸 예고라고 하나...)



.......

97년도에 실린 만화니까 10년이 넘었다.

이 만화는 정말 실화일거다. 왜냐하면 내가 나온 고등학교가 저랬으니까...

나는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나왔다.내가 졸업한 학교는 공부를 꽤 잘하는 학교였다.당시 경기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간혹 서울에 있는 친구들도 주소 이전해서 내려왔고 충청도 쪽에 있는 수재들도 서울 전학이 쉽지 않으면 들어왔다.

나는 공부를 군계일학으로 잘하지는 못했으나 학력고사 시대에 비평준화 지역에서 내신1등급 턱걸이 했으니 그리 못한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는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했다.학기가 시작되면 등수에 따라 반에서 5등 안에 들면 교실이 아니라 학사동과 독립된 도서관으로 배정되었다.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거다.수업 다 듣고 종례 끝나고 나면...짐정리해서 일부는 도서관으로 향하는 거다.도서관은 아무래도 면학분위기는 좋다.특히 이 만화에 나오는 것 처럼 여름철에 아주 좋다.교실에는 선풍기 2대가 돌았지만 도서관은 대형 에어컨이 돌았다....

그런데 도서관에 있다고 다 열공하는 것은 아니다.땡땡이도 있고 또 공부 좀 하는 애들에 대한 믿음으로 학교에서 준 자율성을 노려서 시끌벅적할때도 있다.그리고 여름철에 아무리 에어컨이 있다고 하더라도 쉬는 시간마다 뛰어다니다 온 아이들의 열기를 막을 수는 없다.

여기서 또 하나 업그레이드판이 만들어졌다.도서관 위에는 과학실험실이 있었는데 실제 학기중에도 그다지 사용되지 않았다.방학때는 그 도서관 멤버 중에서 반별 분배하지 않고 전교 등수로 잘라서 또 과학실로 소수 정예를 올려보냈다.과학실에는 칸막이는 없었지만 커다란 실험실용 평책상에 대각선으로 두명씩 앉았다.물론 나도 턱걸이로 몇 번 들어갔다.

내가 '광수생각'을 보기 전에 나는 그 특혜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등학교 졸업한지 오래였으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고등학교 때는 도서관에 뽑히기 위해.또는 과학실에 들어가기 위해 애썻던 기억밖에 없다.거기서 탈락하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이었다.

저 만화를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내가 받은 특혜가 수많은 들꽃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얻은 특혜였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상기시켜주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까지 평등화 할 수는 없다.학교가 공부에 올인하는 구조이다 보니 다른 특기를 가진 아이들보다는 '국영수' 잘하는 아이들을 편애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머리가 좋다거나 똑똑하다는 것이 아니다.'국영수'를 잘하는 것이다.나는 '국영수'를 잘하는 것을 외 머리가 좋다거나 똑똑하다고 이야기하는 지 모르겠다.회사에서 누가 "어 그사람 그래도 똑똑해.00대 나왔잖아."그러면 나는 "똑똑한건 모르겠구.. 국영수는 잘했나 보네."라고 반드시 말한다.)

그렇지만 저런 식의 불평등은 저질스러운 것이다.그리고 저걸 당연히 여기는 의식도 저질스러운 것이다.

나라의 교육 방향이 그동안의 평등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몰아주기'로 돌아서는 듯 하다.그걸 '제대로 되었다'라고 칭찬하시는 분들도 많다.(아마 공부 잘하는 자녀들을 둔 부모들일게다) 저기 들꽃들은 아마 공교육에서 하는 영어로 하는 수업 따라가려면 바짓가랑이 찢어질게다...

나는 특혜를 잔뜩 누렸던 사람으로 그것이 쪽팔린 혜택이었다고 반성한다.그 반성이 최소한 현재 더이상 쪽팔린 혜택을 누리지는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로 돌아오곤 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들꽃이다"라는 것은 말하는 '주체의 위치'에 따라 상당히 이데올로기적이다.궁극적으로 착취적 구조를 옹호하는 가치와 행위를 지지 하면서 '들꽃' 속에서 우주를 본다고 씨부리는 것들과는 전투를 하고 싶다. 

....너그러운 당신도 생각해봐라 ...내가 어떻게 당신과 적대하지 않을 수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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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1-26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교실마다 다 에어컨이 있으니 저런 차별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더 무서운 차별이 갈수록 커집니다. 아이들간의 차별은 이제 엄마 뱃속에서 나올때부터 시작되어집니다. 잘사는 집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요. 깔끔하게 엄마가 신경써서 키우니까 타고난 바탕이 어지간히 못나지 않은이상 다 예쁩니다. 거기다 대부분 성격까지 괜찮고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이 평등보다 수월성을 더 중시여겨야 된답니다. 잘사는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니 그 잘사는 집 아이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자는거지요. 참 미치겠습니다.
우리반의 집안, 공부, 얼굴 다 별로 볼거없고 게다가 별다른 꿈도 희망도 없는 반수가 넘는 아이들에겐 학교 다니지마라 할까요?

드팀전 2008-01-26 23:45   좋아요 0 | URL
제 얘기가 그 얘깁니다 ^^

글샘 2008-01-27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평준화 고등학교를 평범하게 다녔습니다.
우리땐 보충수업도 고3이나 되어서야 있었지요.
그랬지만, 그 미운 전두환이 덕택에, 전국의 학원이나 과외가 없어졌기에, 저도 부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갔는지도 모릅니다.
노무현은 왜 전두환처럼 과외를 근절시키지 못했는지...
노무현이 과연 좌익이라고 욕먹을 만한 짓을 하기나 했는지... 속상한 요즘입니다. FTA나 파병이나 황새울에서 한 짓 보면, 노통이 과연 좌익의 ㅈ이나 이해하는 넘이었는지... 빌어먹게도...
어정쩡한 반동으로 이 무서운 <반동의 시절>을 고대로 겪어야할 고등학교 교사로서 요즘 등골이 시립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잘 모르고 멍~하고 있는 것 같애요.
하긴, 들꽃들은 서리가 내릴 때, 많이 죽어 나가지만, 멀쩡하게 살아내는 것들이 들꽃이죠. 하우스 안에 있는 것들이 훨씬 죽는 확률이 적지만, 들꽃이 수가 많으니 말입니다.
<당신>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님이나 저나 바람돌이님이나, 들꽃들이 보기엔 가진자 편에 서있는 것들 아닐까요?

드팀전 2008-01-2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 가진자 편이 아니거든요.

가진자의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요즘은 자본도 나누어서 설명하는게 유행이니까요..상식적으로 집 있고 차있고 직장있다고 가진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긴 매한가지입니다.
만약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나누어 생각해버리고 만다면...제가 개혁적이거나 혁명적인 주장을 갖게 되는 것은 '못가진자'이기 때문이라는 결론만 나와버립니다.다른말로 하면 결국 '로또'라도 한 방 되어 버리면 전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모든 걸 부정하고 부자의 삶을 떵떵거리면서 살아도 된다는 답이 나와버리지요.
결국 그건 '돈의 소유'문제로 인간의 인식과 그의 자유의지를 한정시켜 버리는 환원론이 되어버리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하는 자들은 가진자이다.'라는 식은 자학에서 나오는 지나친 자기혐오이거나 가끔 알라딘에서도 볼 수 있는.. 허무주의를 통해 계급선을 없애려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습니다.물론 치열한 자기반성은 중요한 것입니다.글샘님의 글을 그렇게 읽힙니다.그렇지만 자기반성이 토대를 갖지 않고 이루어질 때는 '인간은 다 그래'라고 밖에 다른 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그렇게 되면 결국 양심적이면 '내면여행'을 즐기거나 조금 현실적이면 '시류'의 흐름에 몸을 던지는 방법이 최선이지요.

전 제가 상대적으로 더 가질 수 는 있겠지만-장애인 노숙인보다 비장애인 노숙인은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습니다.그도 가진자가 될까요?- 가진 자 편이 되지 않으려고 합니다.'모두가 다 가진 자'라고 말해버리는 순간 우리는 또한 중요한 것을 하나 놓치게 됩니다.'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 같은 것말입니다.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정당한 댓가를 얻고 그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은 '가진자'라고 비난 받아야 되는 덕목이 아닙니다.물론 간간히 행운이 더해질때도 있겠지만요....글샘님이 위의 조건들에서 크게 문제가 없으시다면 더 어려운 들꽃들이 보기에도 님은 가진자가 아니라 정당한 자입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힘든 들꽃들이 있다면 그들이 그 노동에 맞는 정당한 댓가들을 갖길 바랍니다.또한 노동할 수도 없는 들꽃들이 있다면 사회연대의식이 그들에게 길을 제공해주길 바랍니다.

전 기본적으로 이래 저래 보면 절대주의를 부정하는 쪽에 가깝긴 합니다.저는 맑스를 좋아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상당히 비마르크스적입니다.그렇지만 그런 상대주의적 가치가 갖게 되는 철학적 오용과 사회적 악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님의 말씀하신 반성의 의미를 새기겠습니다만 그 날개 뒷장에 있을지도 모르는 상대주의에 대해서는 경계하겠습니다.

설령 우리가 어떤 땅에 서있다하더라도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가 어디를 보고 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mong 2008-01-2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껍질 두터운 드팀전님, 이주의 마이리뷰 뽑히신거 같구먼요
재미난 소설 몇권 품에 안으시고
또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

비로그인 2008-02-0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닌 학교 이야기와도 비슷하네요. 그 때 심화반이름은 노력반, 효도반 이런식이었어요. 그 반에 들어가지 못한 친구들은 우리는 노력안하고, 성적이 안좋으면 효자도 아니냐면서 우스개 소릴 했었죠... 그 때 그냥 웃고 말았던 기억이, 무더운 여름이면 에어컨도 달리지 않은 교실에서 바닥에 신문을 깔아놓고 땀흘리며 자던 친구들 모습이 생각나서, 아프게 가슴을 찌릅니다...